최근 세계 주요국은 새로운 제조업 부흥과 재난·재해시 인간을 대체하거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재난 상황 속 인명구조나 피해복구, 인구노령화와 1인 가족 확대에 따른 독거노인 돌봄과 같은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로봇산업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는 추세다.
로봇 기술이 제조업 현장에서 인간을 단순 대체하는 역할에서 벗어남에 따라 인지능력확장과 같은 높은 기술적 완성도와 새로운 표준 및 제도가 동시에 요구된다. 과학기술에 기반한 다양한 분야의 전 주기적 역량 제고 및 민간 수요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기술 및 인간관의 상호작용 확대에 따른 윤리적·법적·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는 다차원적이고 다학제적인 관점의 정부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본 내용은 미래창조과학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소개한 차기 유망산업의 하나로 손꼽히는 로봇 분야에 대한 주요국의 기술개발 현황 및 정책 동향을 발췌한 자료다.
<사진. 유니버설로봇 / 리씽크로보틱스>
1 미국, 인간 협업형(Co-Robot) 로봇 프로그램 강화
미국 정부는 2011년 6월 발표한 ‘첨단제조업 파트너십(Advanced Manufacturing Partnership)’의 일환으로 ‘로봇산업 육성정책(National Robotics Initiative)’을 추진 중이다.
차세대 로보틱스 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역량을 확장하거나 강화하면서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인간 협업형(Co-Robot)’ 로봇의 개발과 활용을 촉진하는 것이다.
(1) NRI 프로그램의 목표
차세대 로보틱스 기술 개발, 관련 시스템과 제품의 역량 및 활용가능성 제고, 로봇 분야 커뮤니티의 관심을 혁신적 적용 분야로 전환 등 기초연구부터 개발-제조-확산까지 전 주기를 포함한다.
(2) NRI의 주요 방향
NRI의 ‘Co-Robot’은 차세대 로보틱스 시스템이 다양한 위험 상황에서 안전하게 인간과 공존(Co-exist)할 뿐 아니라, 임무의 기획과 수행 시 파트너로 기능할 공생(Aymbiotic) 관계 수립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과거 로봇연구와는 환경 모델링, 상황 이해, 풍부한 자원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므로 로봇 기술의 활용도를 높이면서도 손쉽게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해야 하며, 인구의 노령화와 문화적 다양성의 확대는 국민의 건강, 교육과 학습, 개인과 공공의 안전, 안보 등 삶과 경제 전반의 개선에 기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를 위해 NRI 연구비 지원은 기초 과학부터 공동 인프라의 연구개발까지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다학제적 분야를 강조하고 있다.
(3) NRI의 지원 전략
국립연구재단(NSF)은 항공우주국(NASA), 국립보건원(NIH)과 협력해 ‘Co-Robot’의 발전과 활용 촉진을 위해 3,15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발표했다. 이는 NRI를 통한 3차 지원으로 로봇 센싱, 작동, 컴퓨터 비전, 기계 학습과 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에 대한 근원적 이해 제고를 목표로 1~4년간 30~180만 달러씩 52개의 과제에 지원할 예정이다.
NSF의 지원 분야는 ‘Co-Robot’ 개발을 위한 기술공학적 문제와 인간 활동과 관계된 장기적 사회·행태·경제적 문제를 포괄하며, 로보틱스를 교육 과정에 도입하기 위한 방안도 포함된다.
2 유럽, 로봇개발을 위한 민관협력 및 실생활 적용 프로젝트 추진
<사진. EU / Robot-Era>
유럽은 Horizon 2020의 로봇 분야 전략 실행을 위해 유럽집행위원회(EC)와 euRobotics AISBL이 주축이 된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한 SPARC 프로그램에 성공적으로 착수했다.
(1) SPARC 프로그램의 목표
SPARC 프로그램은 로드맵에 기반한 연구와 혁신, 시장 친화적 시스템과 기술 유도, 유럽의 로보틱스 인프라 구축과 혁신의 진전에 대한 모니터와 평가, 투자와 기업가정신 촉진 및 다 분야에 걸친 활동과 정책 구축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 로봇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현재 35%인 시장 점유율을 2020년까지 42%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PARC은 구성원이 연구개발혁신(R&D&I)의 목표 설정과 우선순위 도출에 공동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전략의 집행과 연구 우선순위 선정 메커니즘을 변화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 비전 설정
산학연의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야별 그룹(Topic Group) 토의를 통해 ‘전략적 연구 아젠다(Strategic Research Agenda: SRA)’를 발표했다.
Horizon 2020 이후 시장 주도와 지원 방안이 강조되나 전통적 영역 구분의 축소와 신기술 등장에 따른 시장자체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지속적 성장을 위한 적절한 투자와 명확한 목표의 연구가 필요하며, 주요 기술분야의 단계별 성과 창출을 위해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소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협업해 국제적 판로를 보유할 개방형 혁신과 강력한 부품 시장을 개척하며, 시장의 비기술적 장애요인과 사회·경제적 문제도 함께 고려해 노령화 인구, 유럽 제조업 부흥, 전통적 인프라 관리, 교통 시스템 효율화 등 사회적 문제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3) 가이드 수립
최근 전략 연구 아젠다와 연계된 다년도 로드맵(Multi-Annual Roadmap: MAR)을 발표하면서 상세한 기술적·시장적 가이드를 제공했다. MAR은 매년 업데이트를 통해 최우선시 될 중요 기술을 선정하고, 혁신과 연구 전략, 그리고 이와 연계된 사회적 우선순위를 제시할 예정이다.
SRA와 MAR은 로보틱스 커뮤니티의 합의 하에 발표된 것으로 SRA가 상위 전략을 제공한다면 MAR은 심층적인 기술적 세부사항을 제시한다.
분야(Domains), 시스템 역량(System Abilities), 기술(Technologies) 3개 부분으로 구성되며 해당 내용 전체의 예시보다는 방향과 우선순위 제공에 초점을 맞춘다.
한편,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계기로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재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 시스템 연구개발 촉진을 위한 로보틱스 챌린지(DARPA Robotics Challenge, DRC)를 개최 중이다.
MAR의 발전은 개별 기술 수준 변화, 시스템 역량 수준과 지표의 개선, 특정 단위나 시스템에 적용될 기술성숙도(Technology Readiness Level: TRL) 수준의 진보 등으로 측정된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로봇을 활용한 현실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령층의 독립적 생활을 보장하는 주거 환경 기술 프로젝트(Robot-Era)를 추진 중이다. 고령화되는 인구변화에 대비하여 노령인구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생활을 돕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첨단 로봇 기술 연구를 실제 생활에 활용하기 위해 이용자 적응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로봇을 활용한 노령층의 실 사용자의 주거 환경 구축과 이용자 실험을 통해 첨단 연구결과에 비해 미미했던 실생활 응용 분야에서 이용자 친화형 로봇 및 시스템 개선과 판매용 제품·비스 생산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험 결과는 다양한 학술 논문으로 발표되고 있으며, Robot-Era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15년 말에 결과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3 일본, 로봇혁명을 위한 ‘로봇 신전략’ 발표
<사진. 혼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로봇에 의한 새로운 산업 혁명’ 실현을 위해 ‘로봇 신전략’을 발표했다.
로봇혁명은 로봇의 극적 변화를 통해(자율화, 정보 단말기화, 네트워크화) 자동차, 가전, 휴대전화 및 주거를 로봇화할 계획이다.
여기서 말하는 로봇혁명이 생산 현장에서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로봇을 활용하며, 사회문제해결 및 국제경쟁력 강화를 통한 로봇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회 실현을 의미한다.
(1) 로봇혁명실현의 3대 목표
① 일본을 세계 로봇 혁신 거점으로 하는 ‘로봇 창출력의 근본적 강화’
② 세계 제일의 로봇활용사회 지향(로봇 쇼케이스 화)
③ 세계를 주시한 로봇혁명 전개 및 발전(고도IT사회 주시)
(2) 전 분야 기반을 위한 액션플랜
① 로봇혁명 이니셔티브(Robot Revolution Initiative) 협의회 설립
로봇혁명실현회의 성과에 기반한 현장 실행 시 산학관 협력 이끌 추진체 설치
산업경쟁력회의 및 종합과학기술혁신회의의 인공지능, IoT 논의와도 연계
② 차세대를 위한 기술개발
데이터 중심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연구개발로 혁신적 차세대기술
(인공지능, 센서 및 인식시스 템 등 핵심기술과 기반기술) 연구개발 필요
워크숍을 통한 기술 간 연계 및 정보의 공유, 기술 간 경쟁의 촉진 및 오픈 이노베이션 도입
③ 표준화 및 실증필드 정비
다분야·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국제 표준화 추진, 실증 실험구역 정비,
인재 육성 등 추진
2020년 로봇올림픽(가칭) 개최를 목표로 연내 실행위원회 발족 및 체제 정비
④ 로봇 관련 규제개혁 실행
?로봇 활용을 위한 규제완화와 규제 정비 양측의 균형적 규제개혁 추진
?로봇혁명 이니셔티브협의회를 중심으로 수시 과제 정비 및 종합적 제도개혁 추진
?로봇 장애물 없는 사회(Robot Barrier Free Society) 구축 실현
4 중국,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산업로드맵 준비 중
중국은 지난 2013년 12월 24일 국가 과학기술혁신, 첨단 제조업과 관련해 공업신식화부에서 ‘산업용 로봇산업 발전 촉진 관련 지도의견’을 발표했다.
주요 목표는 2020년에 중국 산업용 로봇산업, 기업 기술혁신능력 및 국제경쟁력 제고, 국제경쟁력 보유 핵심기업 3~5개사와 산업클러스터 8~10개를 구축하는 것이다. △첨단 제품의 시장점유율 45% 이상 향상하고 1만 명당 직원의 로봇사용량 100대 이상을 달성해 완비된 산업용 로봇산업 체제를 구축하며, △국가중점실험실, 국가공정기술연구센터, 국가급 기업기술센터 등 R&D기지 구축한다. 또한, △로봇 기술 연구개발 및 산업화를 위한 첨단기술인재 대량 양성 및 △지역(산둥성, 안후이성, 톈진시 등)의 로봇산업 기술혁신 전략연맹 발족을 추진할 계획이다.
로봇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중국 로봇산업 로드맵이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최근 개최된 ‘제3기 중국 로봇 정상포럼’에서 공업신식화부는 7개 분야에서 산업관리를 강화해 로봇산업의 발전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제시했다.
▶ 7개 지원방안
1. 중국 로봇산업 로드맵 및 로봇산업 13차 5개년 계획 제정
2. 전략적 신흥산업 표준화 발전계획의 요구에 따라 로봇산업 표준 작성사업 추진
3. 중점산업용 로봇 및 핵심부품 연구개발, 산업화 및 시범응용 지원
4. 국산 자체 브랜드 산업용 로봇과 핵심부품의 혁신 발전을 권장
5. 생산과 수요간 연결 플랫폼 구축을 핵심으로 산업용 로봇 보급 및 응용 추진
6. 로봇산업 진입제도 수립을 모색해 산업용 로봇의 지역 차별화 발전의 체계적 촉진
7. 산업 시범기지 평가표준을 제정해 중국 자체 브랜드 로봇의 지방 집중발전과 보급응용 등을 지원
중국의 로봇은 30년간 발전을 거쳐 로봇응용 기초연구에서 산업화에 이르는 R&D시스템을 구축하고, 2013년 9월 기준 로봇 판매량이 전년 대비 41% 증가한 약 3만 7천 대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로봇시장으로 부상했다.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의 산업화, 특수로봇 기술연구와 시스템 응용, 로봇 첨단기술 비축 등 3개 차원에서 모두 크게 발전했다. 세계 최고수준의 차세대 로봇기술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생체공학로봇(인간형 로봇, 사족로봇) 및 신규 컴포넌트, 상황인식, 지능형 제어, 인간-기계 협력 기술에서 혁신성과를 창출했다. 특수 환경에 사용되는 서보(Servo) 로봇이 발전해 장거리 수중로봇, 핵분열 원자로 운영 유지보수 로봇 등 재해구조, 공공안전용 로봇은 시범응용단계에 진입했다. 이는 중국시장 발전 잠재력을 보고 중국 로컬기업이 로봇산업에 적극 진입한 한편, 해외 대형 로봇기업이 현지 공장 설립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자국 공업기술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자체 지식재산권 보유 국산 로봇 개발과 내수시장 공략을 과제로 지적했다.
5 시사점
로봇 기술 분야의 연구 개발이 전통적 기술분야에서 다양한 학문 간 협력을 통한 다학제적 형태로 변화됨에 따른 융합형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제2차 중기('14~'18)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타(他)제조·서비스 분야로 ‘로봇산업 외연 확대’를 중점 추진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제 우리도 제조업과 기술 중심에서 벗어나 시장 자체의 변화를 포함하는 다차원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선진국들 간에도 로봇산업의 주도권과 표준을 선점하고자 하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민간과 시장의 수요자 중심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공·민간 파트너십의 수립과 같은 거버넌스의 변화 양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수요자의 관점, 기술개발 아닌 실제 상황에서의 활용 중심의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하며, 실제 도시계획이나 상품·서비스 개발에 연계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유럽의 SPARC프로그램처럼 목표 설정과 우선순위 도출에 있어 협력하고 공동 책임을 지는 민간의 책무 및 역할 확대가 필요
하다.
또한, 시장과 수요자에 대한 관심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 차원에서 고려해야 하며, 중소기업과 지역별 산학 협력 거점, 다국적 기업과 해외 활용처 등 개방형 생태계 속 다양한 주체별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의 변화뿐만 아니라 로봇 기술로 인해 발생되는 법적·사회적·윤리적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이를 보완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규제나 인프라의 개선이 이뤄져야 하며, 로봇 활용 확대로 인한 일자리 감소, 인간-로봇 상호연계에 따른 윤리적 문제 등 새로 발생되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행정적으로 뒷받침할 신속한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실험실을 벗어난 실제 현장의 적용가능성 중심으로 재해 대응 로봇 및 독거 노령인구의 독립적 생활 보장을 위한 사회 인프라 변화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 www.msip.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