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T를 통해 제조 및 의료분야에서 매해 국내외 최신기술을 소개해왔던 (주)NT리서치 & (주)NT메디가 올해 처음으로 의료와 제조 분야를 분리해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이번 행사는 의료로봇과 관련해 더욱 집중된 논의가 펼칠 수 있었던 장이 됐다. 민간기업의 입장에서 의료재활 분야의 로봇기술과 산업을 전망하는 연례 워크숍으로 자리잡은 FRT2015와, 행사를 주최한 (주)NT메디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ReWalk에 대해 소개한다.
<사진. 의료재활 로봇기술의 미래 워크샵>
지난 3월 5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제6회 의료재활 로봇기술의 미래 워크숍(Workshop on the Future of Medical Rehab Robot Technology, 이하 FRT2015)’이 개최됐다.
그간 (주)NT리서치 & (주)NT메디는 제조용 로봇 및 의료로봇 분야에서 폭 넓게 사업을 영위하며 민간기업의 입장에서 바라본 로봇기술과 산업에 대한 전망을 Future of Robot Technologies(FRT)라는 워크숍의 형태로 공유해왔으며, 이번 FRT2015에서는 최초로 제조용 로봇과 의료 및 재활로봇 분야를 분리 개최해 더욱 전문적이고,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눴다.
이번 FRT2015에서는 (주)NT메디 김경환 대표이사를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강성철 박사, 한국과학기술원 기계항공시스템학부 박형순 교수, 국립암센터 문진영 수석약사 등이 연사로 참여해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으며, 특히 최근 하체 장애인을 위한 착용형 보행 로봇 ‘ReWalk’의 국내 공급을 담당하게 된 (주)NT메디와 Yaskawa Electric Corporation의 ReWalk 소개도 이어져 참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주)NT메디의 김경환 대표이사는 “그간 제조와 의료라는 상이한 두 주제를 포괄적으로 담아 행사를 진행했으나 올해는 이 두 분야를 분리 개최함으로써 더욱 집중도를 높였다”고 전했다.
다빈치 이후의 수술로봇은 무엇일까?
첫 발제를 담당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강성철 박사는 ‘차세대 미세수술 로봇의 개발’을 주제로 국내 미세수술 로봇 분야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들을 소개했다.
“차세대 미세수술 로봇 분야의 매니퓰레이션 중 가장 뜨거운 감자는 수술로봇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운을 뗀 강 박사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가 독점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현 수술로봇 시장에서, 다빈치 이후의 수술로봇은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하며 기업이 국산화와 상용화를 미션으로 삼는다면 연구소는 그 이후의 미래 기술개발을 시도해야 한다”며 다빈치 이후 수술로봇 시장을 주도할 기술로 미세 수술로봇을 언급했다.
현재 다빈치는 최소침습 및 싱글포트, 즉 수술을 위해 뚫는 구멍을 최소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대해 강 박사는 “뇌수술이나 이비인후과 분야, 척추디스크 등은 다빈치의 툴로 대응하기 어려운 마이크로스케일의 수술이다”라며 “싱글포트 이후에는 포트를 하나도 뚫지 않는 자연 개구부 무흉터 수술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실제로 개복하지 않고 입을 통해 내시경을 넣어 내부에서부터 절개 및 봉합을 수행한 인도의 사례를 예로 들며 다빈치 이후의 수술로봇에 대해 예상했다.
재활로봇, 고령 인구에도 대응해야…
이어 ‘보급형 상하지 재활로봇 개발 사례’를 주제로 발표를 담당한 한국과학기술원 기계항공시스템학부의 박형순 교수는 기존에 상용화된 재활로봇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보급형 재활로봇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단순 재활을 넘어 노령 인구에 대한 일상보조 용도까지 활용성을 넓혀야 된다고 전한 그는 “기존에 상용화된 로봇들의 경우 하지 장애인을 기술적용 대상으로 해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검토가 불충분했고, 다수의 전동모터를 내장함으로써 부피와 무게가 부담스러웠다”며 “또한 장기간 사용할 경우 자연 근력의 약화 우려가 있고, 전동모터의 오동작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정성 및 안전성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재활이 아닌 일상보조 용도로는 검토가 불충분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전동모터가 지닌 배터리 구동 시간의 제약, 다수의 전동모터 및 드라이브로 인한 높은 가격, 스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인한 상지 활동 제약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될 점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그는 기존의 로봇 디바이스를 활용한 저가형 디바이스의 개발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참관객들의 공감을 얻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주)NT메디가 국내에 선보이고 있는 ReWalk에 대한 보다 자세한 소개가 이어졌다.
<사진. (주)NT메디가 선보이는 ReWalk>
완전마비 장애인, 다시 걷다
지난 3월 5일 KIMES2015(제31회 국제의료기기 병원설비 전시회)의 (주)NT리서치와 (주)NT메디 통합 부스에서 조영민 씨가 웨어러블 보행로봇을 입은 채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기 시작했다. 조영민 씨를 일으켜 세운 것은 양손에 쥔 클러치(지팡이)가 아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손목조종기의 버튼 조작으로 구동되는 보행로봇에 내장된 모터이다. 아직 의료기기 허가 전이라서 비장애인이 착용했지만, 한국인 최초의 착용 시연이었다. 회사측에서는 금년 하반기가 되면 완전마비 장애인이 ReWalk라는 이 로봇장치를 이용해 보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Walk는 이스라엘의 벤처회사인 ReWalk Robotics에서 개발된 웨어러블 보행 로봇이다. 1997년 이스라엘의 Amit Gofer 박사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척수손상을 입자, 본인의 장애를 스스로 극복하고자 2001년 회사를 창업했고, 10년의 연구 끝에 2011년 ReWalk를 출시하기에 이른다. 보급화를 위해 2013년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누적 판매대수 1위인 일본 야스카와전기와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되었으며, 2014년에는 미국 NASDAQ에 상장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이스라엘은 물론 EU, 캐나다, 미국의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한 상태이며 전세계에 리워커(ReWalker)라고 불리는 약 1,000명의 사용자가 있다. 이미 2012년 5월에는 승마 사고로 하지마비가 된 클레어 로마스(당시 32세)가 ReWalk를 착용하고 16일 만에 런던 마라톤을 완주해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ReWalk에는 병원이나 재활시설에서 사용하는 시설용과 가정이나 야외에서 사용하는 개인용이 있다. 장애인이 착용하는 본체와 배낭(백팩)이 있으며, 손목에는 커뮤니케이터라고 불리는 손목조종기를 착용하고 클러치를 양손에 쥐어 사용한다. 본체의 무게는 약 20㎏이지만 지면에서 받쳐주기 때문에 사용자가 느끼는 무게는 백팩 무게 2.5㎏뿐이다.
ReWalk는 신장 160~190㎝, 체중 100㎏ 이하의 T8(흉부의 중간) 이하의 척수손상(SCI: Spinal Cord Injury)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 양손으로 클러치를 안정적으로 쥔 상태에서 상체를 약간 움직일 수 있는 환자들이 ReWalk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ReWalk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20시간의 기본 교육이 필요하다. 사용자가 휠체어에서 ReWalk가 놓인 의자로 자리를 옮긴 후 스트랩(끈)으로 다리와 복부를 고정시킨다. 기본 교육과정에서는 ReWalk를 입은 상태에서 일어나기, 손목조종기(커뮤니케이터) 사용법, 걷기, 방향전환, 정지를 비롯해 문 통과, 문에 기대어 쉬는 법 등을 배운다. 처음에는 물리치료사가 동반하지만 약 7~8주가 되면 혼자서도 충분히 보행할 수 있다. 시설에서의 기본 교육이 끝난 후 가정이나 야외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오르막과 내리막 보행, 계단 보행 등이 포함된 20시간의 고급 교육과정을 추가로 이수하여야 한다. 배터리는 8시간 충전에 3.5시간 연속 동작이 가능하다.
ReWalk를 입은 후 일어나거나 앉거나 걷기 시작할 때는 커뮤니케이터의 버튼 조작이 필요하다. 일단 ReWalk가 걷기 시작하면 자동으로 반복적인 보행 패턴이 작동되어 버튼 조작은 필요 없게 된다. 사용자마다 다른 관절 각도나 보행 속도 등은 기본 교육 과정에서 최적으로 조정한다. 그리고 사람의 보행 의도 파악은 로봇의 허리부에 내장된 기울기 센서와 가속도 센서를 이용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즉, 상체를 일정 각도 이상으로 숙이면 보행 패턴이 자동으로 작동되는 방식이다. 보행을 정지하고자 하면 상체를 일으켜 세우거나, 신발을 바닥에 쓸면 내장 모터가 자동으로 전류 변화를 센싱해 보행을 일시정지하게 된다. 보행을 재개하려면 커뮤니케이터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ReWalk 는 안전성, 단순한 디자인, 손쉬운 조정이 가장 큰 특징이다. ReWalk를 사용하여 척수손상 장애인의 원기능을 회복할 수 없으나 일어서서 정상인과 눈을 마주치며 생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매우 클 뿐 아니라, 보행이 가져다주는 체지방 감소, 근육량 증가 등의 장점이 임상을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그간 하지 근력을 완전히 상실한 장애인을 다시 걷게 하는 것은 불가능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장애를 가진 벤처 발명가의 10년 노력의 결실인 ReWalk가 이 꿈을 이뤄낸 것이다. 이를 평가하여 타임지는 세상을 바꾸는 발명 TOP 25에 ReWalk를 선정한 바 있다. 한국의 하체 마비 장애인들이 ReWalk로 거리를 활보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주)NT메디 www.nt2004.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