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에 독일 빌레펠트 대(Universitaet Bielefeld)의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소프트웨어가 보행 로봇인 헥터(Hector)에게 간단한 형태의 의식을 제공하였음을 증명하였다. 이제 연구자들은 새로이 발표된 연구 결과를 통하여 이러한 연구가 한 단계 더 진전되었음을 보여 주었다. 연구자들은 헥터 로봇이 다른 사람이 자신을 보는 것처럼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개발하였다.
“새로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로 헥터 로봇은 재귀 의식(reflexive consciousness)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고 빌레펠트 대의 인지 상호작용 기술 우수 클러스터(CITEC: Cluster of Excellence Cognitive Interaction Technology) 소속 교수인 홀크 크루세(Holk Cruse) 박사가 설명하였다.
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다. 동료 연구자인 말테 실링(Malte Schilling) 박사와 더불어 홀크 크루세 교수는 이러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마음, 의식, 인식 등을 연구하는 철학자와 과학자들의 모임인 마인드 그룹(Mind-Group)의 온라인 출판물인 오픈 마인드(Open MIND)에 출판하였다.
말테 실링 박사와 홀크 크루세 교수는 모두 생물학자로, 보행 로봇인 헥터의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고 향상시키는 데에 종사하고 있다. 헥터 로봇은 대벌레(stick insect: 한국, 일본, 타이완에 분포하며, 나뭇잎을 먹고 살며 몸을 마치 나뭇가지처럼 뻗어 위장하는 곤충. 길이는 70~100mm이며 몸과 다리는 대나무처럼 가늘고 길며 몸 색깔은 주위환경에 따라 녹색 또는 갈색을 띠고, 날개가 없으며 더듬이는 짧고 암컷은 몰에 한 쌍의 가시가 있다.)를 모방한 것이다.
헥터 로봇이 어떻게 걷고, 경로 상의 장애물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하여서는 2014년 말에 처음으로 시연되었다. 2단계로 헥터 로봇을 위한 확장된 소프트웨어는 이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시험될 것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작동하는 것은 다음 단계로 실제 헥터 로봇에 전송되어서 시험될 것”이라고 홀크 크루세 교수가 설명하였다.
말테 실링 박사와 홀크 크루세 교수는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헥터 로봇에게 예를 들어 의식의 다양한 면과 같은 여러 가지 높은 수준의 정신 상태를 어느 정도까지 개발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이전에는 로봇에 탑재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헥터 로봇은 반응성 시스템이었다. 즉, 헥터 로봇은 주위 환경에서의 자극에 반응한다. ‘워크넷(Walknet)’이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덕분에 헥터 로봇은 곤충과 같은 걸음걸이로 걸을 수 있으며, 또 다른 프로그램인 ‘나비넷(Navinet)’은 헥터 로봇이 먼 거리에 있는 목표물까지 가는 경로를 찾게 한다.
또한, 말테 실링 박사와 홀크 크루세 교수는 ‘레아코그(reaCog)’라는 소프트웨어 확장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이 소프트웨어는 워크넷과 나비넷이라는 두 프로그램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 활성화된다. 이 새로운 확장 프로그램은 헥터 로봇이 문제를 해결할지도 모를 상상의 행동을 모사하도록 한다. 우선 단지 자동으로 미리 정해진 작업을 완수하는 대신에, 새로운 해법을 찾고 이러한 행동이 이치에 맞는지를 평가한다. 상상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의식(consciousness: 사람은 누구나 깨어 있을 때는 무엇인가를 항상 생각하거나 느끼고 있다. 즉, 직접적인 주관적 체험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총칭하여 의식이라 한다.)의 간단한 형태가 가지는 핵심적인 특성이다.
이전 연구에서 말테 실링 박사와 홀크 크루세 교수는 헥터 로봇의 제어 시스템이 수많은 높은 수준의 정신 상태를 취할 수 있음을 보였다. “예를 들어 이 제어 시스템에서 의도(intention)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테 실링 박사가 설명하였다. 의도와 같은 내부 정신 상태는 목적 지향적인 행동을 가능케 한다. 예를 들어 이러한 정신 상태는 헥터 로봇이 충전소와 같은 특정 위치로 가도록 안내할 수 있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감정 특성이 이러한 시스템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였다. “감정은 행동으로부터 판독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행복한 사람은 불안한 사람보다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더 빨리 의사결정을 한다”고 홀크 크루세 교수가 말했다. 이러한 행동은 제어 모델인 레아코그(reaCog)에서도 구현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내부 정신 상태에 의존하여 빠르지만 위험한 해법을 채택할 수 있으며, 때때로 더 안전한 해법을 탐색하기 위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홀크 크루세 교수가 설명하였다.
특히 연구자들은 헥터 로봇에서 어떠한 형태의 의식이 존재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하여 심리학 및 신경생물학적인 정의에 의존하였다. “인간은 재귀 의식을 가지고 있다. 즉,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것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무엇인가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타인 입장에서 경험하는 능력을 가진다. 그래서 재귀 의식은 인간이나 로봇과 같은 기술 시스템이 자신이 아닌 외부로부터 자신을 볼 수 있을 때 존재한다”고 홀크 크루세 교수가 설명하였다.
말테 실링 박사와 홀크 크루세 교수는 새로운 연구에서 재귀 의식이 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 주었다. “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로 헥터 로봇은 어느 정도까지 내부 정신 상태를 관찰할 수 있었고, 이러한 정보를 이용하여 행동을 안내할 수 있었다”고 말테 실링 박사가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독특한 것은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확장으로 기본적인 능력이 준비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헥터 로봇은 다른 객체의 정신 상태에 접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의도나 기대를 탐지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로봇은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즉, 사람이 로봇인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가를 ‘생각’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안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홀크 크루세 교수가 덧붙였다.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