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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슬립링코리아 정재영 대표 최교식 기자입력 2021-11-24 10:38:45

 

 

슬립링(Slip Ring)이란 전선으로 연결된 고정체와 회전체에 전기적 신호와 데이터, 전원 등을 공급하는 장치다. 슬립링코리아는 이 슬립링 업계를 대표하는 국산슬립링 업체로 지난 2007년 설립되어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그야말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강소기업이다.

슬립링코리아는 국내외 휴대폰 및 디스플레이 생산장비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최근 차량용 UV 직접살균기에 적용되는 초소형 슬립링 제품을 개발해 독일 B 사 등의 자동차회사와 공급계약을 하면서, 새로운 시장에서의 더 큰 도약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슬립링코리아 자체사옥에서 만난 슬립링코리아 정재영 대표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슬립링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Q. 슬립링코리아의 사업영역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A. 슬립링코리아는 회전체에 전기나 데이터, 에어, 유압 등을 전송해 주는 슬립링을 전문으로 개발해 공급하는 기업이다.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선이 들어가고, 전선은 플러스극과 마이너스극이 들어가고,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이더넷 전선은 8선이 들어간다. 이렇게 선이 여러 개 들어가는데, 슬립링을 사용함으로써 그런 선들이 회전을 하면서도 꼬이질 않는다. 요즘에는 산업현장에 인원이 많이 줄어들고 자동화 설비가 늘어났다. 과거에는 컨베이어를 타고 물건이 흐르면 사람이 따라가면서 작업을 하거나 여러 사람이 서서 작업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은 한 자리에 있고 물건이 회전을 한다. 물건이 회전을 하면서 내 앞에 왔을 때 작업을 하는 인덱스 장비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자동화에 필요한 장비를 도입하게 되면 인원이 많이 감축되고, 생산성이 향상된다. 슬립링은 이런 어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핵심부품이다.

 

Q. 슬립링 시장의 경쟁 구도는 어떤가?

A. 우리가 슬립링을 개발해서 국내시장에 공급하기 전까지는 독일의 슈나이프링(Schleifring)이라는 기업에서 국내시장에 유통업체를 통해 슬립링을 공급해왔다. 슈나이프링 사는 방위산업 시장을 타깃으로 한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방산 분야에서 전 세계 슬립링 시장의 90%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이 높아서 일반 산업용으로 쓰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제품의 품질이 대단히 높다는 건 인정한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면서 방산이 아닌 일반 산업분야에서도 슬립링을 많이 필요로 한다. 슬립링을 과거에는 방위산업에서 많이 썼는데, 지금은 자동화 산업에서도 슬립링을 많이 쓰기 때문에, 가격을 저렴하게 해서 일반 산업분야에서도 쉽게 쓸 수 있는 슬립링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슬립링을 개발하게 됐다. 우리 슬립링코리아는 슈나이프링 사와는 시장이 다르다.

현재 일부 업체에서는 중국제품을 수입해서 OEM생산하는 것처럼 마케팅을 하거나, 일부 업체에서 초소형 제품을 만들어서 CATV(동축 케이블이나 광섬유 케이블 등 광대역을 전송할 수 있는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영상, 음성 등의 정보를 가입자에게 전송하는 시스템)의 스피드톤 카메라에 슬립링을 접목시키는 사업을 최초로 시작을 했다. 우리 슬립링코리아가 이 초소형 제품을 개발해서 경쟁업체보다 뒤늦게 시장에 진입을 했다. 그 뒤로 초소형 슬립링이 시장이 없어졌는데, 그 이유는 과거에는 아날로그 전송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디지털로 전송이 되기 때문에 HD급의 영상데이터를 초소형 슬립링으로는 전송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가의 HDCATV가 필요한 곳에는 광()이 들어가야 한다. 지난번 전시회에서도 카메라가 360도 돌아가면서도 화질이 HD급으로 보여지고 있는 걸 봤겠지만, 거기에 적용된 게 광 슬립링이다. 우리는 그 광 슬립링을 개발해서, 광으로 영상을 전송하고 있다.

광 슬립링은 영상과 이더넷 등의 모든 신호와 데이터를 전송해줄 수 있다. 모 경쟁사에서도 초소형 슬립링을 제작하고 다른 것도 주문제작하기는 한다. 그러나 우리 슬립링코리아처럼 대중화시켜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고정모델이 없다. 경쟁업체들은 판매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개발품이 아닌 수입품을 판매한다. , 경쟁업체들은 초소형 슬립링은 많이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처럼 중대형 쪽으로는 개발이 활성화되어 있질 않다.

중대형 슬립링은 우리 슬립링코리아가 강점을 가진 분야다. 따라서 경쟁업체들과 우리는 시장이 다르다. 이들 업체 외에 슬립링을 만든다는 회사가 두 개 정도 있는데, 거의 일인기업이다.

 

슬립링과 로터리조인트, 광슬립링이 결합된 멀티 유니온

 

 

 

Q. 국내 슬립링 시장규모는 얼마나 되나?

A. 우리가 자체적으로 시장조사를 해봤을 때, 슬립링 전체적으로 보면 이미 시장이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산업용은 그 용도와 범위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라 그 수요를 추정하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 회사에서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제품이 있는데, 그 한 제품만으로도 3천억 원의 시장을 보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산업용에 필요한 슬립링 시장을 1천억 원대라고 보면, 앞으로는 얼마나 늘어날지 모른다. 지금 상황에서는 국내 산업용 슬립링 시장이 수입품 등 모든 걸 포함해서 불과 1천억 원에서 2천억 원 정도의 규모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외에 늘어날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Q. 늘어나는 부분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인가?

A. 우리 슬립링코리아를 포함한 3사가 모여서 개발을 하고 공동특허를 낸 제품이 있다. S사에서 차량용 UV살균기를 개발했다. 현재 공기를 빨아들여서 UV살균기로 살균시켜서 다시 내보내는 공기청정기는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데, 우리가 개발한 건 UV 직접 살균기다. UV는 표면을 살균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360도 돌아가면서 차량 내부 전체를 살균시켜준다.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를 100% 사멸하는 게 검증이 됐다. 이 제품을 차량옵션에 적용하는 것이다. 여기의 핵심부품이 슬립링으로, 우리 슬립링코리아가 개발을 했다. 가장 먼저 독일 B사와 계약을 해서 이 회사의 쉐어링카에 장착이 될 예정이다. 앞서 얘기한 이 S 사는 UV 램프를 만드는 회사고 우리는 슬립링을 만드는 회사다. UV램프와 슬립링을 결합시켜 360도 회전하면서 차량 실내를 살균시켜주는 UV 살균기를 개발한 것이다. 핵심부품인 슬립링은 우리 슬립링코리아가 생산을 하고, 조립을 모 업체에서 담당을 하는 형태로, 3사가 특허를 출원했다.

여기에는 초소형 슬립링이 들어가는데, 차량용 UV살균기에 맞춰서 새롭게 개발을 했다. 자동차의 경우 양산에 적용되려면 몇 년이 걸리는데, 지금은 코로나라는 특수성이 있다 보니 진행이 빨리 되고 있다.

 

Q. 팬데믹 시대에 맞춰 차량용 UV직접살균기가 적절하게 나왔다. 운이 좋은 것 같다.

A. 맞다. 전부터 개발을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이 됐다. B사와 미리 선계약을 하고 개발을 시작했다. B사와의 계약 이후에 국내 자동차 및 다른 해외 자동차업체들에도 대부분 영업이 진행됐다. 모 국내 자동차 기업에는 내년 연구과제로 선정이 돼서, 이 제품을 가지고 일 년 동안 개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금은 쉐어링카에 먼저 적용을 하지만, 내 차에 나만 타는 게 아니니까 나중에는 개인차량에도 적용이 될 수 있다. 적은 투자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100% 방역이 가능한데, 장착을 안 할 이유가 없다. 차문을 닫고 15분이 있으면 자동으로 살균이 된다.

 

Q. 슬립링을 개발 생산하는 업체는 슬립링코리아 외에는 없는 건가?

A. 모 업체에서 하긴 하는데 제품의 성격이 다르다. 산업용으로는 우리 슬립링코리아가 단독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산업분야에 모두가 알만한 대기업에는 우리 슬립링이 거의 포함되어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대폰 업체들의 휴대폰 생산장비에는 우리 게 들어간다. 또 모든 디스플레이 액정을 검사하는 장비에도 우리 슬립링이 들어가서 만들어진다.

 

Q. 주력제품은 어떤 것인가?

A. 휴대폰이나 디스플레이 분야에는 광이 다 들어간다. 그런데 광보다는 일반 슬립링이 많이 들어간다. 그건 3가지가 결합된 제품이다. 전기를 전송해주는 슬립링과 에어를 공급해주는 공압 로터리 조인트, 이더넷 전송을 해주는 광 슬립링 이 세 가지가 합쳐진 멀티 슬립링이 우리의 주력제품이고, 이 멀티 슬립링으로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광슬립링

 

 

 

 

Q. 내수와 수출 비중은 어떻게 되나?

A. 무역사업부가 있어서 직접수출도 하고 있고, 해외전시회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국내 기계제작업체가 슬립링을 장착해서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직접수출보다는 간접수출물량이 많은 상황이다.

 

Q. 광 슬립링 관련된 슬립링 코리아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A. 국내에서 광 슬립링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우리밖에 없다. 국산이 없다. 우리도 광 슬립링 중에서 작은 제품에서는 시행착오를 여러 번 거쳤다. 엄지손가락보다 굵은 건 양산을 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이거보다 더 얇은 건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이 또한 완전한 제품완료를 목표로 꾸준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Q. 연구소 인력은? 현재 어떤 제품을 개발하고 있나?

A. 연구인력은 현재 7명이다. 방금 얘기한 것처럼, 현재 광 슬립링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 연구소장이 LG출신 수재인데, 팀원을 교육시켜서 일당백을 하는 정예요원으로 만드는데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앞으로 슬립링이 들어가는 장비를 직접 해 보기 위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Q. 그 장비가 상품화되는 시기는 언제쯤인가?

A. 최소한 5년은 걸린다. 지금 시작을 했기 때문에 4~5년 정도가 걸릴 것이다. 앞으로 5년후의 슬립링코리아는 지금의 슬립링코리아와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5년 후에 모든 걸 양산화하고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일차목표다. 그때쯤이면 UV살균기용 슬립링 매출이 안정화돼서, 이 제품으로만 2천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또 내년 3월에 지금의 A동 공사가 시작이 된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자동화시스템으로 생산체제를 바꿀 계획이다. 2공장도 생각하고 있다.

 

Q. 스마트 팩토리는 데이터가 기반이다. 데이터 전송을 매끄럽게 한다는 측면에서 슬립링이 스마트 팩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A. 물론이다. 슬립링은 어디에나 연관이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스마트 아닌 게 없다. 따라서 사회가 발전할수록 우리 슬립링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슬립링코리아 사옥

 

 

Q. 4차산업혁명으로 가면서, 슬립링에 대한 요구사항이 변하는 게 있나?

A. 물론이다. 처음에 슬립링을 개발했을 땐 아날로그였다. 지금은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고 있다. 그런데 슬립링은 아직까지 아날로그다. 광만 이더넷을 전송하고, 영상만 디지털화 된 거지, 슬립링은 아직까지 선으로 연결하는 아날로그 방식이다. 그걸 디지털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아까 얘기한 장비가 그런 쪽의 장비로 개발하고 있는 거다.

 

Q. 슬립링코리아를 어떤 회사로 만들어나가고 싶은가?

A. 나의 기업가 정신은 상생(相生)이다. 누구나 상생이라는 말은 다 한다. 그러나 진정한 상생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본다. 직원과 나와의 상생, 우리 슬립링코리아와 협력업체와의 상생. 이런 것들이 모두 지켜질 수 있는, 진정한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나의 꿈이다.

한 가지 직원들에게 고맙게 생각하는 건 직원들의 이직이 없다는 점이다. 4년 전에 부천에서 화성으로 이사를 오는 과정에서 단 한 사람도 이탈자가 없었다. 이건 나와 직원 간의 신뢰를 의미한다고 본다.

 

Q. 올해 2021년 비즈니스 성과는 어땠나? 또 내년 목표는?

A. 작년에 비해 30% 정도 성장을 했다. 휴대폰의 교체주기가 3년이라서 3년 단위로 매출액이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 내년에도 기본적으로 바쁜 시장이 있고, 양산을 준비해야 되는 시기다. 올해부터 양산에 들어간 항공기사업이 내년에는 좀 더 활성화가 될 것이다. 내년에는 해외 시장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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