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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Focus] 아크용접 로봇 자동화 시장 "공급 패러다임 변화한다" 자체 브랜드 로봇 앞세운 용접기 메이커... 용접기 메이커 주도 공급 체인 확립되나? 정대상 기자입력 2021-06-02 09:28:00

 

일반 용접 업계에 부는 로봇 자동화 바람
다관절로봇의 중요한 강점은 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한 범용성이다. 엔드 이펙터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작업 포지션이 풍부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로봇 메이커가 표준화된 다관절로봇을 공급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오퍼레이팅하는 SI기업들이 실제 현장에 설치·시운전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가 전개된다. 


이전까지 다관절로봇의 제조는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의 역할이었다. 오랫동안 축적해온 기술력과 신뢰성, 여기에 대량 양산을 통한 원가절감까지 실현한 상황이기에 후발주자가 끼어들기 어려운 구조였다. 그런데 최근 일부 산업계에서는 툴 메이커를 중심으로 다관절로봇 자동화 시장이 열리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아크용접 시장이다. 


자동차산업과 함께 성장한 용접 로봇 애플리케이션은 우리나라 제조용 로봇 산업 초기부터 핵심 분야로 자리매김한 분야이다. 차체 조립이나 부품 제조에 사용되는 스폿/아크용접 작업의 로봇 자동화는 국내 다관절로봇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편 최근에는 대기업 및 1, 2차 벤더뿐만 아니라 산업 구조물이나 판금, 철골 등 일반 산업계에서도 용접 로봇 도입에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몇 해 전부터 국내 용접 산업계에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로봇SI 업체가 아닌 용접기 브랜드가 직접 고객들에게 용접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요컨대, 일반 산업계의 용접 로봇 자동화 시스템 시장 확장이 로봇 중심에서 용접기 중심으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사진. 로봇기술

 

로봇 중심에서 용접기 중심으로
몇 해 전부터 아크용접 로봇 자동화 시장은 [로봇 메이커-로봇SI 업체-사용자]의 구조를 탈피하고 [용접기 메이커-고객사]의 공급 체인이 구축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용접 로봇 시스템은 용접기와 로봇, 지그로 구성되는데 지금까지는 용접기 업체, 로봇 업체, 지그 제작 업체가 하나의 장비를 구성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최근 주요 용접기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모든 구성요소를 소화함으로써 시너지를 배가시키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공급 체인 변화에는 몇 가지 배경이 존재한다. 우선 아크용접 분야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인력 문제가 고용시간 단축으로 인해 더욱 두드러지면서 로봇에 익숙하지 않았던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용접 로봇 도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수동 용접에 의존해온 일반 산업 분야의 아크용접 작업은 용접사의 숙련도에 따라 용접 품질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양질의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용접사가 필요하다. 문제는 국내 용접 업계에서 전문 인력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높은 인건비 및 이직률과 더불어 젊은 층의 용접 현장 기피 현상으로 갈수록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납기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경영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큰 리스크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용접 작업에 로봇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 로봇기술


한편 이 시장의 메인 고객층은 비교적 적은 수량의 로봇을 사용하는 중소기업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정 프로세스 중 용접 파트라는 하나의 셀에 대한 로봇 자동화로, 시스템 당 1~2대의 로봇이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소규모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이들에게 범용성이 우수한 다관절로봇은 오히려 오버스펙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이 시장의 사용자들이 다재다능한 로봇보다 용접에 특화된 로봇을 요구하는 이유이다. 이 같은 시장의 요구에 맞춰 몇 년 전부터 국내 용접기 브랜드들이 직접 고객사에 용접 자동화 시스템을 꾸려주는 사례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모재에 데미지를 최소화하고 완성도 높은 용접 작업을 실현하기 위해 용접기술 측면에서 자동화 시스템에 접근했다. 잡 포지션 변경이 드문 현장의 특성에 맞춰 로봇의 역할을 정해진 모재 용접에 한정함으로써 시스템 도입 비용을 절감하고 누구나 쉽게 로봇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국내 메이저 용접기 메이커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자사 용접기와 로봇 간의 신호 전달 체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 브랜드의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용접기 메이커의 자체 브랜드 로봇들은 즉시 수급 가능한 부품을 적용하고, 기술적으로도 개방되어 있어 A/S 측면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지닌다.  

 

사진. 로봇기술

 

레이저용접 분야 로봇 도입률 높아
용접기 메이커들이 공급하는 용접 로봇은 CO2, MIG, TIG, 레이저 등 아크용접에 특화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용접기 메이커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주력 시장은 레이저용접이다. 
모재에 데미지를 주지 않고 박막의 소재를 접합할 수 있는 레이저용접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용접 분야로, 일부 업계 관계자는 이 외에도 기존 아르곤 용접(TIG) 작업 또한 레이저 용접이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사진. 로봇기술


용접 업계에서 레이저용접 로봇 자동화가 종래의 아르곤 용접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누구나 쉽게 용접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아르곤 용접은 전문적인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한 특수용접 분야인 만큼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레이저용접 로봇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기존 인력을 대체하는 상황보다 인력의 이탈이나 고령화로 인한 리타이어가 발생했을 때 새로운 인력을 구하지 못해 로봇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비숙련자도 고품질의 용접 결과를 반복적으로 일정하게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이 시장은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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