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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똑똑한 개인비서' 서비스 로봇이 뜬다! 의료 및 서비스 분야 로봇 보급 확산 최난 기자입력 2021-03-17 10:47:09

로봇 강국 일본의 로봇 산업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서비스 로봇이 5년 만에 2.74배 성장하면서,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일본이 의료 및 서비스 분야에서 로봇 활용을 확산함에 따라, 향후 서비스 로봇이 산업용 로봇 비중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바이스톤

 

1. 차세대 유망 산업 ‘서비스 로봇’

로봇은 용도에 따라 크게 제조 분야에 쓰이는 산업용 로봇과 의료 및 서비스 등의 분야에 쓰이는 서비스 로봇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산업용 로봇의 경우 일본이 전 세계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동차 제조 공정에 쓰이는 산업용 로봇을 중심으로 화낙(Fanuc), 가와사키중공업, 야스카와전기 등의 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로봇 강국으로 불린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히타치제작소의 에뮤(Emiew), 소프트뱅크 그룹의 페퍼(Pepper) 등 주요 대기업들이 똑똑한 개인비서 로봇 브랜드를 확립해나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이 어려워진 상황 속 서비스 로봇이 활약할 여지도 커지면서, 서비스 로봇 시장은 공급망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로봇은 용도 및 산업별로 분류 방법이 다르지만 일본의 국립연구개발법인 신에너지 산업기술 종합 개발 기구인 NEDO(New Energy and Industrial Technology Development Organization)는 센서, 지능·제어계, 구동계의 3가지 기술 요소를 가진 지능화된 기계 시스템을 로봇이라고 정의했다.


NEDO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일본의 로봇 시장 규모는 약 1조 6,000억 엔이었으나 2020년에는 약 2조 9,000억 엔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 일본의 제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투자 증가로 제조 현장에서 산업용 로봇의 신규 도입 및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서비스 로봇과 로보테크 등 산업용 로봇 이외의 분야에서도 활발한 변화가 전개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2035년 로봇 시장 규모는 약 9조 7,000억 엔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샤프

 

2. 서비스 로봇 시장 확대 

기존에는 산업용 로봇이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서비스 로봇의 비중이 점차 늘어 오는 2025년에는 산업용 로봇보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 로봇 시장은 2015년 3,733억 엔 규모였으나 5년 만에 약 2.74배 성장해 2020년에는 1조 241억 엔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로봇 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약 23.3%에서 2020년 약 35.8%로 대폭 상승했으며, 2025년에는 약 50.3%로 전체 로봇 시장에서 절반을 넘는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에서 서비스 로봇은 사회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2020년 기준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8.41%를 차지해, 생산 연령 인구 감소 및 사회보장 비용 증가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서비스 로봇은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서비스업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한편, 의료 간호 등 고령자를 위한 돌봄 노동 분야에서도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인간과 간단한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형 로봇이 다수이나, 가까운 미래에는 IoT 기기와 연동해 인간과의 협업을 실현하는 등 사용 분야가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2020년에는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일본에서 서비스 로봇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 의료 현장에서 체온 측정, 코로나19 의심 증상에 대한 문진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에뮤, 페퍼 등 내방객과 간단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로봇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로봇은 이미 의료 현장에 시범적으로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어, 향후 추후 피드백에 따라 더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히타치제작소

 

3. 주요 서비스 로봇

 

1) 에뮤, 의료진을 보조하다 
히타치제작소가 출시한 에뮤는 신장 약 90㎝의 자율주행형 커뮤니케이션 로봇이다. 이 로봇은 자율주행 방식으로 이동하며, 다국어로 음성 대화하며 배터리를 자동 충전할 수 있다. 오피스 빌딩이나 병원 및 복지 시설을 중심으로 낮에는 안내, 밤에는 경비 업무 역할을 하며 인력 부족 기업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의료 종사자의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에뮤를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도쿄에 위치한 아리아케 병원은 현관에 에뮤를 설치, 열 감지 카메라를 사용해 체온을 체크하고 2주 이내에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었는지 등을 체크하며 의료진을 보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020년 7월부터 2021년 3월 말까지 활용한 연구를 통해 얻은 데이터와 개선 과제를 바탕으로 의료 현장에서의 활용 사례를 늘려 가겠다는 방침이다.

 

2) 감정 인식 가능한 페퍼 
소프트뱅크 그룹이 개발한 신장 120㎝의 서비스 로봇 페퍼는 인간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점포 안내나 간단한 대화 등의 소통이 가능하다. 특히 주문 및 결제 기능이 있어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페퍼 역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활약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는 2020년 5월 도쿄 하치오지 등에 위치한 경증 환자들을 위한 요양 시설에 페퍼를 시범적으로 도입, 입주 시 접객 업무 및 입주자의 식사 제공 업무 보조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20년 9월 페퍼의 공로를 인정해 코로나 대책 서포터즈로 위촉하기도 했다.

 

3) 소통에 특화된 코뮤·소타 
바이스톤과 NTT 그룹이 공동 개발한 코뮤·소타(CommU·Sota)는 신장 약 28㎝의 소형 휴머노이드 서비스 로봇이다. 대화뿐만 아니라 몸짓, 손짓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으며 카메라가 탑재돼 있어 사람의 눈을 보고 대화할 수 있다.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등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의 안내데스크나 프랜차이즈 점포의 상품 소개, 프레젠테이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4) 순찰 및 감시하는 ‘X2’
세콤이 개발한 X2는 신장 약 122㎝의 경비 서비스 로봇이다. 레이저, 카메라, 거리 화상, 열 화상, 초음파, PSD, 열 탐지 등 각종 센서가 장착돼 있어 자율주행 및 경비 업무를 수행하는 데 효과적이다. 자기 위치를 파악하면서 경비 지역을 자율주행하고 각종 센서를 활용해 순찰 감시, 방치물 및 쓰레기통 점검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주목을 받았다.

 

5) 로보혼, 스마트폰과 연계 가능
샤프가 개발한 신장 19.5㎝의 모바일형 서비스 로봇 로보혼(Robohon)은 스마트폰과 연결해 전화할 수 있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간단한 대화 및 책 읽기, 리마인더, 알람 등을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원격으로 로보혼에게 메시지를 송신해 읽을 수 있으며, 카메라가 탑재돼 있어 베이비 모니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사진. 소프트뱅크 그룹

 

4. 우리 기업 진출 사례

일본은 로봇 강국인 만큼 우수한 부품 제조 기업 또한 다수 보유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지사화 사업 등을 통해 수년간 일본 거래처 발굴을 진행한 끝에 수출 지원에 성공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도쿄 무역관은 최근 일본의 주요 서비스 로봇 기업에 초음파 센서를 납품한 센서텍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센서텍은 초음파 센서 개발 및 제조 기업으로, 회사 설립 당시부터 수출을 목표로 사업을 확대했다. 특히 이들은 특유의 비즈니스 문화를 갖춘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지사화 사업을 활용, 바이어 미팅 시 현지 대응 전략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기업은 일본 시장 진출 초기에는 자동차 분야를 타깃으로 영업을 진행했으나, 최근 자동차 메이커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동향을 고려, 초음파 센서에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지사화 사업, 전시 상담회 등에 참가해서 영업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로봇 분야의 바이어 수요를 발굴하고 로봇 분야 센서 영업도 확대했다.

 
특히 이 기업은 센서 분야의 강국 일본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 개발과 시장동향을 적극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요구사항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센서텍은 향후 서비스 로봇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고객사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투자했다. 해당 기업은 자동차 분야는 물론 로봇 분야에서도 높은 수준의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초음파 센서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5. 시사점

일본 로봇 시장은 전통적으로 산업용 로봇의 비중이 높았으나 추후 서비스 로봇의 비중이 점차적으로 늘어, 오는 2025년에는 서비스 로봇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의 초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서비스 로봇은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고령자에 대한 돌봄 노동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이 전통적인 로봇 강국으로 알려진 만큼, 우리 기업의 일본 로봇 시장 진출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그러나 서비스 로봇의 경우 현재로서는 제조 물량이 많지 않아 대기업이 참가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으로, 탄탄한 기술력과 과감한 연구 개발 투자 결정이 뒷받침된다면 기회를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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