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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 물류 로봇 자동화의 핵심공정 '팔레타이징' 정대상 기자입력 2020-03-27 11:31:35

포장·물류 시장의 전망은 지속적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장·물류 분야는 과거와 달리 자동차, 전기·전자에 이어 손꼽히는 로봇 수요처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E커머스 시장의 발전과 익일배송에 대한 수요, 개인화·다변화된 식습관 변화에 따른 주문 도시락 문화 등의 요인으로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다품종·대량 생산을 위한 로봇 시스템의 요구가 발생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포장·물류 산업에서 특히 로봇 활용 비중이 높은 로봇 팔레타이징에 대해 살펴봤다.

 

사진. 로봇기술


지난 2018년 전 세계 종합 물류 시장 규모는 약 6조 457억 달러로 추정되며, 오는 2023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물류 및 공급체인 전문 마켓 리서치 기업 Ti는 2018~2023년 세계 물류 시장의 연평균복합성장률(CAGR)을 4.6%로 파악했고, 2023년 약 7조 5,628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는 도로 물류, 사내 창고 관리 및 유통, 소포, 철도화물, 아웃소싱 창고 관리 및 유통, 항공/해상 화물, 우편 등 다양한 영역이 포함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포장·물류 로봇 분야의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물류산업 자체의 파이가 커짐과 동시에 3D비전, 모바일로봇 등 물류 고도화를 위해 필요한 로봇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로봇 시장이 열리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한 번에 9개의 병 박스를 핸들링하는 가와사키로보틱스 로봇(사진. 로봇기술)


포장·물류 자동화의 구성  

일반적인 포장·물류 자동화 라인의 구성은 제함(Case Former)-인케이싱(Incasing)-봉함(Case Sealer)-팔레타이저(Palletizer)의 4가지 공정으로 구축된다. 최근에는 3PL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바일로봇을 이용한 물류 이송 분야도 이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우선 제함 공정은 매거진(Magazine)으로부터 미조립된 박스를 공급받아 하부를 테이핑 또는 실링 등으로 봉해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공정이다. 이 작업에 적용되는 제함기(Box Former)는 박스를 접고 하부를 봉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제함 공정에서 물건을 담을 준비를 끝낸 박스는 인케이싱 공정으로 이동된다. 인케이싱, 인팩(Inpack) 등 여러 용어로 지칭되는 이 공정은 팔레타이저와 더불어 로봇이 빈번하게 활용되는 공정이다. 제함 공정에서 완성된 박스에 소포장된 제품 및 파우치 등을 담는 이 공정의 핵심 작업은 픽 앤 플레이스로, 중소형 다관절로봇과 델타로봇, 스카라로봇 등이 주로 활용된다. 생산성이 중요시되고, 핸들링할 제품의 무게가 가벼울 경우에는 델타로봇과 스카라로봇이 주로 사용되고, 무게가 일정 이상이거나 제품의 핸들링에 있어 높은 자유도가 필요할 경우에는 다관절로봇이 주로 활용된다. 한편 델타로봇과 스카라로봇의 경우, 델타로봇이 속도 측면에서, 스카라로봇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며 국내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델타로봇이 선호되고 있다. 

 

포장/물류 자동화 시스템 시공 사례(사진. 대현하이텍)

 

박스에 물건을 담고 나면 이후 봉함 공정에서 박스 상부를 밀봉한다. 밀봉된 박스는 이어 팔레타이저 공정에서 차곡차곡 팔레트에 적재돼 유통업체 또는 물류업체로 납품된다. 


대표적인 물류 로봇 ‘팔레타이징 로봇’  

팔레타이저 공정은 포장·물류 자동화 라인뿐만 아니라 단일 셀로서도 많은 현장에 구축되고 있다. 소포장된 제품이 가득 담긴 박스를 끊임없이 팔레트에 적재해야 되는 이 작업은 작업자들의 피로도가 높고,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로봇 적용이 활발한 공정 중 하나이다. 


초기 팔레타이징 로봇은 카테시안 좌표계에 따라 움직이는 단순한 형태로 개발됐으나, 1982년 후지유소키(Fuji Yusoki Kogyo)가 세계 최초로 관절형 팔레타이징 로봇 시스템 ‘후지 에이스(FUJI-ACE)’를 개발하면서 해당 공정에 다관절로봇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에 약 15,000대 이상의 로봇을 판매한 선도 기업이기도 하다. 이후 1984년 오쿠라(OKURA)가 다관절로봇 팔레타이징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후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주요 로봇 메이커들이 성장하는 물류 시장을 겨냥해 관련 제품을 개발, 본격적으로 시장 태동기에 접어들었다. 

 

후지유소키의 팔레타이징 전용 로봇(사진. 후지유소키)


국내의 경우 ABB와 쿠카, 화낙, 야스카와전기 등이 팔레타이징에 적합한 사양의 로봇들을 출시하면서 이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으나, 금강로보틱스, 대도 등 후지유소키나 오쿠라 제품을 활용하는 포장 자동화 전문 기업들도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로봇 팔레타이징 시장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Technavio)가 발표한 ‘Global Robotic Palletizer Market 2019-2023’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로봇 팔레타이징 시장은 약 9억 517만 달러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부터 이 시장을 모니터링해 온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로봇 팔레타이징 분야의 동 기간 내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13%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테크나비오


전용SW로 로봇 팔레타이징 진입 장벽 낮아져  

성장하는 로봇 팔레타이징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로봇 메이커들은 웰딩, 피킹, 로딩/언로딩 등에 더해 팔레타이징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 범주로 포함시키고, 관련 시스템 구축을 보다 용이하게 지원하기 위해 전용 소프트웨어나 응용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출시했다.  


ABB는 팔레타이징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 ‘RobotStudio Palletizing PowerPac’을 처음 출시했을 때, 자사 팔레타이징 로봇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혁신적인 측면으로 꼽는 부분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RobotStudio Palletizing PowerPac은 PC에서 실행이 가능한 로봇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로, 로봇 프로그래밍 경험이 거의 없는 엔지니어들을 타깃으로 개발돼 쉬운 사용성을 자랑한다. 사용자는 PC 상에서 팔레타이징에 필요한 ABB의 로봇, 그리퍼를 구성하고 시뮬레이션한 뒤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글로벌 로봇 제조사 코마우는 애플리케이션별 응용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응용 프로그램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 프로세스 관리에 용이하며, 프로세스 매개 변수 대치, 프로세스 동작 사용자 정의, 상태 모니터링 등을 위한 직관적인 GUI를 포함한다. 그중 ‘Palletizing Motion’ 응용 소프트웨어는 6축의 로봇이나 구형 손목을 가진 인간형 로봇, 델타로봇 등을 팔레타이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쿠카 또한 팔레타이징 로봇 시장에 집중하는 대표적인 로봇 메이커 중 하나이다. 이 회사는 40~1,300㎏의 가반하중 및 최대 3,601㎜의 리치를 지원하는 로봇 라인업을 팔레타이저 공정에 제공하며, 하드웨어와 더불어 포장·물류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를 마련함으로써 이 시장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쿠카 팔레타이징 로봇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 ‘KUKA.FlexPal’은 사용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포장 패턴이나 슬립시트 스테이션, 팔레타이징 작업 등을 구성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의 구성도구인 KUKA.FlexPal Editor와 KUKA.FlexPal RT를 조합해 사용자는 손쉽게 포장·물류 로봇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다. KUKA.FlexPal Editor를 사용해 패키지, 팔레트, 그리퍼(섹션 포함), 슬립시트, 레이어 패턴 및 스태킹 플랜을 설정할 수 있고, 선택적으로 작업 공간, 가져오기 동작, 접기 동작 등에 사용할 수 있다. 
KUKA.FlexPal RT는 쿠카의 로봇 컨트롤러 KR C4에서 팔레타이징과 디팔레타이징 애플리케이션의 간단한 구성 및 프로그래밍을 지원한다. 

 

사진. KIUKA AG


한편 일본계 로봇 제조사 중 하나인 야스카와전기의 경우 팔레타이징 전용 소프트웨어 ‘PalletSolver’를 지원한다. 이상적인 팔레트 패턴을 생성할 수 있는 간단한 소프트웨어 도구인 PalletSolver는 팔레타이징에 요구되는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로봇이 보다 효율적으로 팔레타이징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야스카와전기의 로봇 브랜드 MOTOMAN을 위한 패키지로, PC에서 팔레트 패턴 및 로봇 동작을 설정할 수 있으며 별도의 오프라인 티칭이 필요 없다. 생산을 중단하지 않고 팔레트 패턴을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으며, 다양한 로봇 워크셀, 동적 그리퍼 영역 관리, 구속 조건 처리, 무제한 SKU 등 다양한 오프라인 팔레타이징 패턴 생성 도구를 제공한다. 


또 다른 일본계 로봇 제조사인 나치후지코시는 자사 로봇 컨트롤러 내에 내장된 수백 가지의 표준 기능 외에도 설정 및 사용을 단순화하기 위한 표준 응용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제안한다. 그중 하나인 ‘Welbee Palletizing’은 기본 셀 레이아웃 데이터 및 패키지 측정을 사용해 프로그램 및 완성된 팔레타이징 루틴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간단한 로봇 프로그래밍을 위한 표준형과 고효율 로봇 프로그래밍을 위한 맞춤형 팔레타이징 소프트웨어로 구성되는데, 표준형의 경우 표준 지오매트리가 있는 부품을 균일한 행과 열에 적재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하고, 맞춤형의 경우 다양한 오프셋과 회전 결정 배치로 사용자 지정 팔레트 레이아웃을 생성하는 데 사용된다. 


화낙은 팔레타이징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설계를 위한 소프트웨어 ‘Palletizing’과 PC상에서 팔레타이징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PalletPRO’를 보유하고 있다. PalletPRO는 저비용과 빠른 시스템 개발을 휘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로, 시뮬레이션에서 수행된 프로그램 데이터는 로봇을 관리하기 위한 PalletTool로 전달된다. 


로봇 팔레타이징, 신시장 공략 중요  

팔레타이징 공정은 이제 더 이상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힘들고, 요구되는 생산성 또한 높아지기 때문에 로봇 이외의 시스템이 적용되기는 힘들 정도로 범용화된 공정이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투자 회수 기간이 짧다는 팔레타이징 애플리케이션의 특징으로 인해 현재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직원수 5명 미만의 소기업까지 포장·물류 라인에 팔레타이징 로봇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3D비전을 적용하면 불특정한 패턴으로 적재된 상자를 로봇으로 하역할 수 있다. 사진은 무진이 선보인 3D비전을 이용한 디팔레타이징 데모(사진. 로봇기술)


한 포장·물류 전문 기업 관계자는 국내 로봇 팔레타이징 시장에 대해 “현재 국내의 일반적인 로봇 팔레타이징 시스템 시장은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팔레타이징 시스템은 포장·물류 라인 전체를 자동화하지 않아도 단일 셀 단위에서 자동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정부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가장 많은 문의가 들어왔던 부분도 로봇 팔레타이징 분야”라고 귀띔했다. 또한 그는 “그러나 최근 3D비전이 등장하면서 이전과 달리 비규격화된 대상물에 대한 적재, 하역 작업을 로봇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대형 물류센터나 택배회사 등에 로봇을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이는 포장·물류 자동화 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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