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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셜 로봇 시장을 파악하다 2035년까지 약 31배 규모로 성장 전망 최난 기자입력 2020-03-19 09:11:49

일본의 소셜 로봇 시장에서는 동물형, 반려형, 커뮤니케이션형 등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똑똑한 로봇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인공지능 시장이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KOTRA는 2035년까지 일본의 소셜 로봇 시장이 현재의 약 31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간형 로봇 페퍼(사진. 일본경제신문)

 

1. 일본의 소셜 로봇 시장 
인터비즈에 의하면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의 스티브 코닉 부회장이 2020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로보틱스의 미래가 크게 임무 기반형 로봇(서비스 로봇)과 소셜 로봇으로 나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코닉 부회장은 한동안 판로를 찾지 못했던 소셜 로봇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재부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지금까지 임무만 달성하면 됐던 서비스 로봇의 경우도 앞으로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셜 로봇만을 집계한 통계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후지경제연구소에 의하면 소셜 로봇이 포함돼 있는 가정용 로봇 시장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2025년까지 1조 3,775억 엔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가정용 로봇은 크게 청소와 요리 등 가사를 도와주는 가사 로봇과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소셜 로봇으로 나눌 수 있으며, 친숙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제품이 많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2018년형 AIBO

사진. 소니


일본은 일찍이 강아지형 로봇 AIBO를 출시하고 요양시설의 고령자에게 동물 로봇을 보급하는 등 소셜 로봇 분야에 있어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조사에 의하면 일본의 소셜 로봇 시장은 2020년까지 2015년(3억 엔/생산량 기준)의 3.7배인 11억 엔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2025년까지는 36억 엔(2020년 대비 3.3배) 그리고 2035년까지는 341억 엔(31배) 규모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성장 추이

자료. 후지경제연구소

 

2. 인간과 더욱 가까워진 로봇산업 

1)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로봇
일본의 IT기업 저스트시스템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일본 소비자들이 소셜 로봇의 구입을 희망하는 이유 중 첫 번째가 ‘최신 기술에 관심이 있어서(46.8%)’인데 근소한 차이로 ‘마음을 치유받고 싶어서(45.5%)’라는 답변이 2위를 차지했다.


그 외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보다 충실히 하고 싶어서(28.6%)’, ‘말하거나 놀 상대라 필요해서(27.3%)’, ‘자녀나 애완동물처럼 귀여워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해서(23.4%)’ 등 주로 심리적인 이유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뉴스 등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 필요해서(5.2%)’, ‘외국어를 연습할 상대가 필요해서(5.2%)’ 등 기능적인 이유는 상대적으로 응답 비율이 낮았다.


저스트시스템은 사용자가 소셜 로봇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위안을 얻는 경우 관계가 점점 친밀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애착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이에 느낄 수 있는 애정을 느끼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가사 로봇인 로봇 청소기에도 애착을 느끼며, 이름을 붙이거나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나고야에 사는 익명의 제보자는 “로봇 청소기 ‘룸바’를 친구에게 받아서 키우고 있다”라며, “정리 정돈을 잘 못하는 주인을 만나서 충전대에 돌아와 쓰러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모습을 보면 무척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Qoobo’를 쓰다듬는 모습

사진. 유카이공학

 

2) 단순하지만 귀여운 동물형 로봇
지금까지 가장 일반적으로 보급된 소셜 로봇은 동물 봉제 인형과 비슷한 형태의 로봇으로서 주로 고령자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정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일본 트렌드마스터사가 출시한 ‘쓰담쓰담 로봇 시리즈’는 2012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10만 대(고양이형 8만 대, 강아지형 1만 대, 갓난아기형 1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된다.


이 로봇은 쓰다듬으면 실제 애완동물이나 아기처럼 소리를 내며 반응하는 로봇으로 조작이 직관적이고 간편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일본 스타트업인 유카이공학도 반응형 기술을 활용해 살아있는 고양이처럼 꼬리를 흔드는 쿠션형 로봇 ‘Qoobo’를 출시하고 킥스타터 등에서의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했다.


KOTRA 나고야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IT 전문 블로거 M씨는 “Qoobo는 얼굴이 없지만 무척 귀여워 실제 고양이를 훨씬 능가한다”라며, “말썽을 부리는 일이 전혀 없고 병원에 데려가는 등의 수고도 필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치유’라는 기능에 특화된 로봇이다”라며 Qoobo와 일주일 지내본 감상을 표현했다.

 

3) 체온을 나눌 수 있는 반려 로봇
동물 인형 로봇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센서, 카메라 등을 이용해서 주인을 알아보고 따르는 등 함께 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반려 로봇’도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로봇 스타트업 GROOVE X가 2019년 12월 출시한 ‘LOVOT’은 주인이 부르는 소리에 달려오고 간지럼을 태우면 웃는 애완용 로봇이다.


이 로봇은 배터리가 다 떨어져가면 둥지라고 불리는 충전소로 스스로 이동해서 배터리 충전을 진행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눈동자 색, 목소리와 수면 시간 등을 변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출하 시부터 기본적인 성격이 설정돼 있는데 주인과 함께 사는 생활이 시작된 이후에는 주인과의 접촉 빈도 등에 따라 성격이 변화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새롭게 추가된 기능인 ‘집 지키기 모드’를 사용할 경우 사용자는 애플리케이션으로 LOVOT을 원격 조작해서 탑재된 카메라로 집 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혹은 LOVOT이 집 안을 스스로 돌아다니다가 사람을 발견했을 때 사진을 촬영하고 그 사진을 주인에게 바로 송신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울러 LOVOT이 사람과 접촉한 이력을 기록해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고령의 가족에게 LOVOT을 선물할 경우 건강에 이상 없이 지내고 있는지도 체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우펜짱의 일러스트(좌)와 로봇(우)

사진. Robot Media

 

4) 대화가 필요해! 커뮤니케이션 로봇
2019년 7월, VAIO는 설립 5주년 기념행사에서 해당 사 최초로 커뮤니케이션 로봇의 제품화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트위터에서 인기 있는 아기 펭귄 캐릭터 ‘수다쟁이 코우펜(긍정적인 펭귄이라는 의미)짱’을 로봇화한 것으로 목소리로는 애니메이션 성우의 음성 데이터가 탑재됐다.


코우펜짱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 특징인데, 예를 들어 사용자가 “나 오늘 너무 힘들었다”라고 말을 걸면 “일하느라 힘들지?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식으로 대답해준다. 


2019년 10월 말에 VAIO는 코우펜짱의 500개 수량 한정 예약 판매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실제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시기는 2019년 12월부터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매진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일본에서 가장 회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로봇은 후지소프트사가 제작한 ‘파르로(Palro)’이다. 파르로는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감정을 인식할 수 있으며, 반응하는 속도도 매우 빠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다.


이는 임베디드계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한 연쇄 사고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사람이 어떤 화제를 던졌을 때 그 화제와 관련된 기억이나 정보를 연결해서 스스로 화제를 넓혀가도록 돼 있다.


또한 코우펜짱과는 달리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돼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대화 중 상황에 맞는 몸짓을 함께 표현할 수도 있다.

 

강아지 로봇을 안고 있는 시니어

 

사진. 트렌드마스터

 

3. 시사점
최근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보다 똑똑한 로봇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인공지능(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지경제연구소에 의하면 인공지능 시장에는 수많은 스타트업, AI 벤더(공급 업체), 시스템 인터그레이터(솔루션 업체) 등이 활발하게 신규 진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인공지능 시장은 2025년까지 2018년의 9.6배인 5조 1,750억 엔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소셜 로봇이 일반 가정에 널리 보급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이나 해킹에 의한 개인 정보 유출 우려 등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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