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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로봇과 동료가 되는 세상' 실현 인구감소 시대에 주목받는 서비스 로봇 시장 최난 기자입력 2020-02-24 11:49:31

인구감소 추세에 따라 서비스 로봇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에 일본은 로봇과 동료가 되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서비스 로봇을 도입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2.3배 시장 규모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노동력이 부족한 물류 및 간호 분야가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일반 사무실이나 점포에도 도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 점차 증가하는 서비스 로봇 시장

일본산업규격(JIS)에 의하면 로봇은 크게 산업용 로봇와 비산업용 로봇으로 나눌 수 있다. 산업용 로봇은 공장에서의 작업 공정을 자동화하는 로봇을 의미하며 인건비 절감, 작업의 효율화, 품질의 균일화 등을 목적으로 활용된다.

 

비산업용 로봇은 일반적으로 ‘서비스 로봇’이라고 불리며, 명확한 정의는 없으나 사람이 하는 작업을 도와주는 로봇을 의미한다. 후지경제연구소는 의료, 건설, 물류, 점포 운영, 농업 등 업계를 기준으로 서비스 로봇을 분류하고 있으며, 최근의 노동력 부족, 인건비 급등에 따라 로봇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9년 기준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은 1조 9,438억 엔 규모이나 2025년까지 4조 5,464억 엔으로 현재의 약 2.3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가장 급격한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는 자율주행 자동차, 무인 운반 로봇(Automated Guided Vehicle) 등이 포함된 물류 및 운송 분야로, 2021년부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을 포함해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동북아시아 시장에서는 노인, 환자 등의 간호 업무를 보조하는 ‘돌봄 로봇’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동 보조 로봇, 용변 처리 로봇, 시설용 청소 로봇의 경우 2025년의 일본 내 매출이 2018년 대비 각각 5.5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돌봄 로봇 중에서는 목욕 지원 로봇의 매출액이 168억 엔 정도로 가장 큰데, 이는 매일 욕조에 들어가는 일본의 목욕 문화로부터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실적은 아직 없다.

 

2. 사람의 일손을 대신하다

1인당 구인 수를 보여주는 경제지표 유효구인배율을 살펴봤을 때 2019년 11월 기준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은 1.57(한국은 0.6)로 일손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유효구인배율은 구직자 1명당 몇 개의 일자리가 존재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유효구인배율이 높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기업이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인식된다.

 

일본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 폐업하는 기업의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세븐일레븐 재팬을 선두로 편의점 업계에서는 24시간 연중무휴 운영 방침에 대해서 재검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무실이나 점포에서는 부족한 일손을 채워줄 수 있는 로봇에 대해 점차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2020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 시즌에 대비해 적극적인 도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KOTRA 나고야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로봇 메이커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로봇과 협력해 일하는 것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는 시기가 오고 있다”라며 “지금은 서비스 로봇을 큰 도시에서 주로 볼 수 있지만, 인력난이 심각한 지방 중소기업에도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3.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는 로봇

 

 

1) ‘이상한 호텔’ 오픈

하우스텐보스를 운영하는 HIS 그룹은 서비스 로봇 도입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 2015년에 세계 최초의 로봇 호텔이라는 콘셉트로 ‘이상한 호텔’을 오픈해 주목받았다. 해당 그룹은 2019년 12월 기준 일본 전국적으로 16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 중에 추가적으로 2개의 신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테마파크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 인근에 체인을 설립했으나 현재는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객실 점유율은 매월 100%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가 많으며, 저가 정책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등 코스트를 최소화했기에 일반적인 호텔 영업이익률(30% 내외)의 갑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한 호텔에서는 프런트 업무, 캐리어 운반, 객실 안내 등 기존에 사람이 하던 업무의 대부분을 약 300대(30종류)의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 그 외에 얼굴 인식을 통해 객실 문을 열고 객실 내 설비는 태블릿 1개로 일괄적으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언택트(Untact) 기술을 통해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한 호텔이라고 할 수 있다.

 

관리 인력도 설립 초기에는 40여 명이었으나 2018년 기준 7명가량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며 담당하는 일도 CCTV 카메라 관리, 객실 침구 정리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HIS 경영기획부 관계자는 “단조로운 호텔에서 머무는 것보다 훨씬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고자 로봇 호텔을 만들었다”라며 “처음에는 공룡이나 물고기 로봇이 무서워서 울던 아이들도 금세 웃는 얼굴로 로봇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고 밝혔다.

 

또한 “처음에는 단순히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목적으로 로봇을 도입했으나 현재는 로봇이 가지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성격으로 인해 화제가 되면서 로봇 자체에 부가가치가 생겼다”라고도 설명했다.

 

2) 딜리버리 로봇, 룸서비스를 부탁해

최근 물류 분야에서는 지정된 장소 내에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배달하는 ‘딜리버리 로봇’의 실증실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소프트뱅크 그룹 산하의 와이어리스시티플래닝(이하 WCP)사는 인체 감지 센서, IoT 기술 등을 이용해 건물 내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로봇 ‘큐보이드(판매 예상가격 200만 엔)’를 개발했다. WCP는 큐보이드를 활용해 건물 내 짐 배송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앞으로 야간 시간대의 경비나 고령자 모니터링 서비스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워싱턴호텔은 2019년 4월에 딜리버리 로봇 ‘S-mile’을 도입해 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mile은 평소에는 3층 프런트 데스크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룸서비스 주문이 들어오면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정된 층에서 내려 객실까지 음식 등을 운반한다. 또한 사람이나 장애물이 있으면 동작을 멈추거나 피할 수 있다. 투숙객이 음식을 받은 뒤 서비스를 평가하는 별의 숫자를 입력하면 해당 로봇은 ‘예이~’라고 외치며 머리를 흔든다. 실제로 로봇의 모습을 살펴본 관계자는 “로봇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그 몸짓이 사랑스러웠다”고 감상을 표현했다.

 

워싱턴호텔의 시바사키 타카테루 치프 매니저는 “원래는 부족한 직원을 보충하기 위해서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홍보 효과가 나왔다”라며 “딜리버리 로봇이 신기해서 룸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이 굉장히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까지 큰 차질은 없었지만 딱 한 번 센서 오류로 인해 실종됐다가 지하 2층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라며 귀여운 일화를 소개했다.

 

 

3) 나리타 공항, 경비로봇 ‘X2’ 도입

나리타 국제공항은 2019년 6월부터 일본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의 4개 국어가 가능한 경비 로봇 ‘X2’ 4대를 도입했다. 나리타공항의 아베 히데타카 매니저는 “부족한 경비원 수를 보충하기 위해 로봇 활용을 결정했다”라며 “공항에서 보안에 힘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범죄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X2는 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피하거나 본인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정해진 루트의 경비를 도는데, X2의 화상 인식 시스템을 통해 촬영된 영상은 실시간으로 감시 센터로 전송된다. X2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팔 부분에 탑재된 열 감지 센서로 쓰레기통을 점검해서 테러나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4) 청소로봇 ‘CL02’, 효율을 높이다  

다이바시티 도쿄(쇼핑몰, 음식점 등이 입점한 복합 상업 시설)는 2019년 4월부터 3~5층의 야간 청소 작업에 청소 로봇 ‘CL02’를 투입했다. CL02는 3차원 카메라 등 센서를 활용해서 장애물을 피하면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먼지 등 미세한 이물질을 빨아들인다.

 

벽이나 화장실 청소 등 세밀한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하기는 하나 로봇이 바닥을 청소하는 동안 스태프는 다른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고 한다. 닛케이트렌디에 의하면 일본의 청소 로봇 시장은 2025년까지 120억 엔 규모로 2018년 대비 약 3.2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매우 유망한 분야 중 하나이다.

 

 

4. 시사점

최근 한국에서도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 등을 계기로 대형마트, 편의점, 요식업 프랜차이즈 등에서 무인 혹은 로봇 점포의 운영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로봇 바리스타를 도입한 달콤커피는 점포를 60개까지 확대하며 상용화에 성공했고, 이마트는 쇼핑 도우미 로봇을 실제 매장에 도입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한 호텔 등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 및 벤치마킹할 경우 국내에서도 시장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본의 로봇 수입 시장을 살펴봤을 때 한국은 주요 수입국가 중 4위(2019년 11월 누적 기준)를 차지했다. 일본의 대한국 로봇 수입 금액은 2019년 11월 누적 기준 약 54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8년 동기 대비 34.7% 그리고 2017년 동기 대비 138.6% 성장한 수치이다. 이처럼 일본 시장에서 한국의 로봇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관련 한국 기업이 진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최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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