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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Focus ② ] 자율주행 로봇의 외출이 시작된다 배달로봇 등 실외자율주행 로봇 개발 '급류' 정대상 기자입력 2020-02-03 17:21:53

자율주행은 로봇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기술 중 하나이다. 종래의 자율주행로봇은 가정이나 물류창고, 병원, 은행, 관공서, 공항 등 주로 실내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최근 핵심 센서기술의 고도화와 5G 통신 실현으로 실외 자율주행로봇에 대한 연구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본지에서는 국내외에서 전개되는 실외 자율주행로봇 동향에 대해 소개한다.

 

사진. 우아한형제들


율주행 기술은 로봇에 있어서 핵심적인 기술 중 하나로, 공장의 물류 현장이나 병원, 관공서, 공항 등에서 활약하는 로봇에 주로 적용돼왔다. 이전까지 우리 로봇업계에서는 키오스크로봇이나 개인서비스로봇, 병원물류로봇 등 다수의 자율주행 기반 로봇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선보여 왔다. 


최근 자율주행을 위한 관련 핵심기술의 고도화 및 네트워크 환경의 발전으로 실외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봇 개발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실외에서 자유롭게 주행 가능한 로봇은 배달이나 배송, 무인경비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으며, 이미 세계 각국에서 배달로봇 시범 운영 등의 사레가 나타나고 있다. 


이전까지 로봇 플랫폼을 이동시키기 위해 많이 사용됐던 기술은 라인트레인싱 방식이었다. 1950년도에 바닥에 와이어를 매설해 주행하는 방식의 AGV가 처음 개발됐고, 이후 비교적 설치가 용이한 금속 테이프를 따라 주행하는 형태로 발전됐다. 정해진 라인을 따라 구동하는 수동적 주행기술은 로봇 플랫폼의 용도 변경이 어렵고, 한정된 공간에서만 활용이 가능했다. 이에 주행경로를 쉽게 변경할 수 있는 레이저 인식 마커를 기둥에 설치하는 방법 등이 개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외에서는 금속 테이프나 레이저 인식 마커, QR코드와 같이 로봇의 주행을 도와줄 수 있는 표식을 설치하기가 어렵고, 불특정한 외부 환경 하에서 로봇이 자율주행을 수행해야 되기 때문에 보다 고도화된 기술이 요구된다. 
실외에서 로봇이 위치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GPS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보급형 GPS는 위치 정확도가 수m 수준으로 낮고, 높은 빌딩이나 터널 등 장애물에 의한 신호가림이 발생할 경우 정확도가 매우 떨어진다. 이러한 환경에서 배달로봇 등 실외 자율주행로봇이 성공적으로 주행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로봇에 장착된 센서가 주변의 환경을 인식해 수㎝ 수준의 위치추정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을 활용한 정밀 지도 작성은 정밀한 위치추정에 필수적이다.


SLAM은 로봇 자율주행을 위해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필수적인 기술로, 로봇이 이동하면서 로봇에 설치된 센서를 활용해 주변의 공간 지형 또는 인공표식을 인식하고, 얻어진 공간 지형 또는 인공표식을 이용해 주변 환경의 지도를 만들면서 동시에 로봇의 상대적인 위치를 알아내는 기법이다. 


한편 실외 자율주행로봇에는 고가의 레이저 센서가 요구되는데, 실외 자율주행로봇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보다 경제적으로 기능을 구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카메라와 저가의 딥러닝 아키텍처 전용 컴퓨팅 스틱으로 구성된 딥러닝 기반 센싱 기술 등이 실외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던 고가의 레이저 센서를 대체할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의 트렌드가 된 배달로봇 
몇 해 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실외 자율주행로봇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가 이슈가 되고 있다. 스타쉽테크놀로지(이하 스타쉽), 로비테크놀로지(이하 로비), 마블, 뉴로, 박스봇, 우아한형제들, 알리바바, 아마존 등 이미 많은 기업들이 배달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미국의 피자배달 전문점 도미노피자는 2016년 3월 18일(미국 현지 시간 기준)에 세계 최초로 피자 배달로봇을 공개했다. 

 

도비노 로봇 유닛(사진. 도미노그룹)


도미노피자와 호주의 로봇회사 마라톤로보틱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도미노 로봇 유닛(Domino’s Robotic Unit)’은 GPS를 이용해 피자를 주문자의 주소지까지 스스로 배달하는 로봇이다. 도미노피자는 측은 “레이저 센서를 부착해 장애물을 회피할 수 있게 했고, 인도나 자전거 도로 등 안전한 길을 따라 최고 시속 20㎞로 다닐 수 있다. 로봇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피자를 주문한 고객은 휴대전화에 남겨진 보안코드를 입력해 피자를 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로봇기업 뉴로와도 협력해 휴스턴에서 자율주행 피자 배달 시스템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피자 배달에는 누로의 R2 플랫폼이 사용됐다. 누로는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 프로젝트(현재 웨이모)의 수석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데이브 퍼거슨과 지아 준이 지난 2016년 설립한 기업이다. 


대형 물류·유통 업체들 또한 실외 자율주행로봇을 이용한 배달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내 자율주행로봇으로 물류로봇 시대를 연 아마존이 출원한 배달로봇 관련 특허가 지난 2018년 1월에 알려졌다. 해당 특허문건에 따르면 배달차량에서 배달로봇들이 차례로 박스를 받아 배달을 수행하는 형태인데, 건물의 문을 열고 수령인의 보관함에 상자를 담아 배달을 완료하는 내용이다. 

 

아마존 프라임(사진. 아마존)


또한 페덱스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부응하기 위해 ‘페덱스 세임데이봇(FedEx SameDay Bot)’을 선보였다. 주문 당일 최종소비자의 집까지 물건을 배달함으로써 ‘총알배송’ 경쟁이 심화되는 E커머스 시장의 니즈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페덱스는 이러한 자율주행 배달 수요를 추정하기 위해 오토존, 로우스, 피자헛, 타깃, 월그린스, 월마트 등과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페덱스는 소매업체의 고객들 중 60% 이상이 점포의 반경 5㎞ 이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주변지역 초고속 배달 사업 모델’에 상당한 기회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페덱스 세임데이봇은 DEKA 디벨롭먼트 앤 리서치 및 회사의 설립자인 딘 카멘과의 협업 하에 제작됐다. 카멘은 아이봇 개인 모빌리티 기기와 세그웨이 등 다수의 혁신적 제품을 개발해낸 발명가이다. 페덱스 세임데이봇은 인도나 노변에서 운행되며 작은 패키지를 고객의 집이나 사업체로 안전하게 배달해준다. 이 로봇에는 아이봇에 활용된 보행자 안전 기술이 탑재됐고, 라이다와 다중 카메라가 적용돼 주변 환경을 인식할 수 있다. 이들 기능에 더해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장애물을 감지하고 피할 수 있게 하며 안전한 길을 미리 알아보고 도로안전 규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한다. 자체 개발 기술을 통해 페덱스 세임데이봇은 사용자의 가정까지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 비포장도로나 도로 턱을 넘을 수 있고, 심지어 계단을 오르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페덱스 세임데이봇(사진. 페덱스)


한편 대형 유통기업들 외에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실외 자율주행로봇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스타쉽은 지난 2017년 1월 다임러, 샤스타벤처스 등으로부터 1,72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았고, 지난 2018년 6월 2,500만 달러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는 약 3㎞ 반경 이내에서 물건을 배달하는 역할의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수령인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물건을 이송하는 배달로봇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스타쉽테크놀로지의 배달로봇(사진. 스타쉽테크놀로지)


2016년 1세대 배달로봇을 선보인 로비는 스타쉽과 경쟁하는 배달로봇 전문 기업이다. 두 명의 MIT 로봇 전공 박사가 공동 창업한 기업으로, 1세대 배달로봇을 선보인 뒤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총 4,000마일을 주행했고, 지난 2018년 6월 2세대 배달로봇 ‘로비2’를 공개했다. 로비2는 적외선 카메라와 헤드라이트를 이용해 어두운 장소에서도 운행이 가능하다. 또한 6개의 바퀴를 지닌 이 로봇은 연석을 오르거나 언덕이 많은 지형을 가로질러 울퉁불퉁한 도보를 따라 운행할 수 있다. 단단한 하드웨어에 중점을 둔 설계로 외부에서 튀는 물이나 흐린 날씨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 

 

6개의 바퀴를 가진 로비2는 연석 등 험한 길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사진. 로비).


국내 실외 자율주행로봇 동향
국내에서도 실외 자율주행로봇 개발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음식 배달 서비스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8년 5월 배달로봇 ‘딜리’를 깜짝 선보이며 로봇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초창기 이 회사의 배달로봇은 실내에서 음식을 나르는 서빙로봇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난 2019년 9월, 건국대학교와 비공개로 자율주행 배달로봇 테스트를 진행해온 동사는 최근 5대의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캠퍼스에 배치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11월 18일부터 약 25일간 건국대 서울 캠퍼스에서 실외 자율주행 배달 테스트를 전개해 약 2만2천 건의 주문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로봇(사진. 우아한형제들)


한편 최근 로보티즈는 최근 제6차 산업융합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로봇 분야 최초로 실외 자율주행로봇 실증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로보티즈는 이번 실증특례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지역 및 미션을 단계별로 추진한다. 본사가 위치한 마곡지구 인근에서 시작해 강서구 전역으로 점차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실증특례가 일시적 규제 완화로 그치지 않고, 실외 자율주행로봇 상용화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정부부처 및 기관과 연계해 규제 완화 및 개선에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로보티즈 실외 자율주행로봇 사업 관계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스마트시티에서 실외 자율주행로봇은 배송, 환경, 방범, 복지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실현하는데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특히 배송 분야의 경우, IT기술의 발달과 함께 온라인 쇼핑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지고, 배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라이더 공급 부족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실외 배송로봇은 부족한 라이더 문제를 비롯해 전체 배송단계 중 53%의 비용을 차지하는 라스트 마일 구간의 비효율성을 해소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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