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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View] 수술로봇의 기술동향과 산업전망을 파악하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PD ISSUE REPORT(SEPTEMBER, 2019, VOL 19-9) 정대상 기자입력 2019-10-29 10:30:35

2017년 치과 수술로봇, 2018년 연성내시경 수술로봇, 모듈형 복강경 수술로봇, 2019년 폐암 생검로봇 등 다양한 수술로봇이 잇달아 상용화됐다. 의료기기 글로벌 대기업은 수술로봇 분야 진입에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각국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및 자동 수술 구현 기술 개발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수술로봇의 기술동향과 산업전망을 소개하며 향후 미래의 발전을 파악했다. 

 

사진. 인튜이티브서지컬

 

1. 수술로봇의 개요
일반적으로 의료로봇은 협의로는 수술 및 중재시술 등 수술적 치료를 위한 로봇을 의미하며, 광의로는 의료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모든 종류의 로봇, 즉, 간호/간병 로봇, 재활훈련 및 장애인 보조 로봇(로봇형 인공 의수족 포함), 그리고, 약제, 병원 내 물류 등 의료 현장에서 진료 기능 보조를 위한 로봇을 모두 포함해 일컫는다.
수술로봇은 수술 및 중재시술 등 수술적 치료를 위한 로봇을 의미하며, 현재 상용화된 로봇으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 큐렉소의 TSolution One, 미국 Intuitive Surgical의 da Vinci, 미국 Striker의 Mako 등이 있다.
기존의 복강경 수술로봇, 인공관절 수술로봇 외에도 기술 개발 중에 있거나 상품화 초기 단계에 있는 다양한 수술로봇이 있으며, 경조직 수술로봇, 연조직 수술로봇, 수술로봇 플랫폼으로 대별해 볼 수 있다.

 

수술로봇의 기술 분류(자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2. 수술로봇의 기술동향 및 시장현황

 

1) 국·내외 기술동향
수술로봇의 자동화에 관한 연구는 시작단계이며, 현재는 의료진의 의도를 반영하는 마스터-슬레이브 방식 또는 의료진의 수술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술로봇의 엔드이펙터는 최소화되고 굴곡 구조를 가진 디바이스가 상용화 되고 있으며, 안전성을 고려한 로봇 조정기에 관한 연구가 보고 됐다. 또한,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환자 맞춤형 기구에 관한 연구가 보고 됐다고 밝혔다. 
의료 빅데이터, 인공지능 및 IoT에 관한 연구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수술 중의 멀티모달 센싱에 의해 환자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가시화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축적된 산업용 로봇 기술을 의료용에 활용하는 의료용 로봇팔 제품이 등장하고 있으며, 범용 로봇팔 형태의 기술에 기반한 수술로봇 및 중재시술 로봇 시스템 제품화 및 기술 개발 연구가 최근 부각되고 있다.

 

마스터-슬레이브 방식의 수술로봇 다빈치(사진. 인튜이티브서지컬)

 

2) 수술로봇 시장현황
• 세계시장 동향 및 선도제품

의료로봇 시장은 연간 15%씩 고도성장해 2020년경 114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며, 수술로봇 시장이 전체 의료로봇시장의 6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술로봇 세계 시장 전망(단위 : 백만 달러, 자료. BCC)

 

• 국내시장 동향 및 선도제품
2015년 국내 의료로봇의 총 시장규모에서 수입이 약 90%(약 161억 원), 제조가 약 10%(약 17억 원)를 차지했다. 
Frost&Sullivan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수술로봇 시장의 경우 2018년까지 4,910만 달러로 성장할 것이며 연평균 45.1%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술로봇 아시아-태평양 시장 전망(단위 : 백만 달러, 자료. Frost&Sullivan)

 

3. 수술로봇의 미래전망 파악

 

1) 인공지능과 의료로봇
최근 국내 언론을 통해서도 소개된 미국 워싱턴 어린이병원의 자동 수술로봇은 복부의 연조직 대상 수술로봇으로, 개념적으로는 가장 ‘자동 수술’에 가까운 구성을 구현한다.
자동화(Automation)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경계 구분이 다소 어려우며, 자동화가 인공지능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다수 요소들이 자동화 구현에 활용된다.
연조직을 대상으로 한 일반외과 수술의 영역에서도 자동 수술을 향한 기술적 진보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하는 수술로봇이 구현되고 임상 현장에 적용되기까지에는 많은 단계와 장벽이 엄존한다고 보겠으나, 인공지능 기술이 외과 수술과 외과의사의 일과 교육의 형태에 변화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알파고의 사례와 유사한 학습과 분석 기술의 활용 형태로는 수술 영상의 자동 분석, 수술로봇 또는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수술자 동작 정보의 빅데이터 분석, 최적의 수술 기법 자동 도출 및 수술로봇 자동 제어 기법 도출 등의 최근 연구 사례가 있으며, 외과 영역의 방대한 경험과 의료자료들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적 접근을 통해 숨겨진 가치가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목되는 연구 분야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 수술로봇의 출현을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의사의 역할과 그 교육 방식은 방대한 지식을 암기하고 장기간의 수련을 통해 기술을 익히는 전통적 체계에서 앞으로 많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 마이크로로봇의 새로운 응용 영역 확대
항암제 등 약물 전달에 있어 정밀성을 추구하는 다양한 수동 소자(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자율적인 주행을 통해 목적지에 도달하는 등의 능동적인 기능이나 구조가 없는 도구)를 활용한 기존의 연구에 더해 마이크로로봇 개념의 정밀 약물 전달 방법에 대한 연구가 최근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박테리아 기반 의료용 나노로봇(사진.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

 

3) ICT 신기술과 수술로봇
대용량의 정보 처리를 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발전과 다차원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다양한 근거리 통신 기술 등의 발달은 로봇 및 의료로봇 시스템의 발전에도 현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가상·증강현실 기술도 다양한 영역에서 의료로봇의 형태와 기능을 혁신적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4) 수술로봇 2030
우리나라에서 수술로봇을 주제로 한 전문연구센터가 첫 출범한 것이 지난 2003년이고, 이후 15년 가까이 흐른 지금 국내 개발 의료로봇으로는 최초의 3등급 수술로봇인 복강경 수술로봇이 임상시험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 허가를 최근 획득했다.
지난 15년간의 국내 및 해외의 수술로봇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는 수준의 변화는 보이지 않았으나 기술적 부분에서 안정화, 고도화 등 세부적인 개선 개발은 이뤄졌다.


임상적용 영역의 측면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수술로봇이 최초로 임상에 실제 적용된 이후로 수술로봇은 급속히 적용 영역이 확대돼 왔으나, 일각에서 예상됐던 전체 수술의 75%를 상회하는 최소침습수술 기법 적용의 확대 및 이의 대부분을 로봇화하는 등의 대규모 변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정도일지는 알 수 없으나, 수술로봇에 영향이 큰 주요한 신개념의 등장이나 활성화로는 가상·증강현실 기술의 실용화, 의료영상처리기술과 장비의 비약적 발전, 소프트로봇 기술의 발전, 그리고, 최근의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기술의 등장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양상에 비춰 2030년대를 전망해 보면 ▲임상 영역의 확대 ▲기술의 고도화 및 이에 따른 비용 절감 ▲인공지능 기술 활용 등에 따른 임상절차의 변화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국내 최초의 복강경 수술로봇 레보아이(사진. 미래컴퍼니)

 

4. 관련제언

 

1) 긴밀한 공학자와 임상가의 협력 필요
많은 경우, 의료기기 개발에 있어 공학자와 임상가의 불충분한 협력으로 비효율적인 혹은 실패한 개발로 이어졌다. 의료로봇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상황은 동일하며 오히려 더욱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다. 
공학 기술의 실제적 수준과 구체적인 한계와 잠재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임상적 개발 주제를 일방적으로 제안하거나, 임상적 필요가 특정 분야에 한정적인 주제에 대해 그 필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비효율적인 연구개발이 유도될 수 있으므로 충분히 이해하고 상호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병원의 역할 강화 필요
최근 들어 우리나라 병원은 의료 연구의 중심 허브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가속적으로 높여 왔다. 특히 의료기기 분야에서 복지부와 산업부는 기존의 공학계와 산업계 중심의 연구개발에서 진일보해 병원을 중요한 축으로 삼아 플랫폼 형태의 추진을 지원하고 있어 병원의 역할과 그 의미가 보다 현저히 부각되고 있다.
의료로봇과 같이 새로운 의료기술 및 기기인 영역의 경우, 제대로 방향 잡힌 개발의 추진을 위해서 병원을 일종의 테스트베드 혹은 개발 추진의 허브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3) 효과적인 의료로봇 기술의 안전 관리
의료로봇은 안전성 측면의 의료기기 등급 분류가 국가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수술로봇의 경우 침습적인 시술로 우리나라 분류로는 3등급 또는 그 이상이며미국 등에서는 2등급 또는 3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인공지능이나 각종 의료정보와 연동된 자동화 개념이 추가되는 경우 그 안전성 관리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4) 신의료기술의 효과적 평가 정책 필요
기술의 발전은 적절한 경제적 보상, 투자와 그 기술의 활발한 보급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하며, 의료로봇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신기술 및 기기의 개발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개발된 기술들이 적절하게 의미와 가치를 평가받고 활발하게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며 적정한 경제적 가치로 환원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의료기술 평가 과정이 이러한 새로운 의료기기 실용화 과정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수많은 의료기기와 새로운 의료기술들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 신의료기술 평가는 일정한 판단의 원칙들을 가져야 하는데, 의료로봇의 경우와 같이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영역들에 대해 보다 유연하고 합리적인 적용 기준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와 같은 제약이 없는 외국의 기업들은 자유롭게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안전성이 검증된 후 활발한 임상 적용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임상적 유효성을 지속적으로 검증하며, 향상된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개발자들이 신의료기술 평가와 의료보험 체계의 한계 속에서 선의의 창의적 기술 개발을 활발히 이어나가는데 제약을 받는다면 장기적 측면에서 유익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신기술이 지속적으로 적용되고 실험될 이 분야에서 향후 신의료기술과 관련된 합리적인 정책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필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이준석 로봇PD

울산대학교 최재순 교수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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