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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Focus] 우리나라의 수술보조로봇 "어디까지 왔을까?" 로봇수술? 수술로봇? 우리나라의 현주소를 조망하다 정대상 기자입력 2019-05-30 16:51:21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열었던 로봇수술 시대가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 수술보조로봇 업계 또한 새로운 페이즈에 접어들었다. 정부와 참여기업, 기관의 적극적인 의지 아래 진행된 우리나라 수술보조로봇 산업은 올해로 본격적인 사업화 원년을 맞이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수술보조로봇에 대한 정의와 국내 산업 현황을 소개한다.

 

큐렉소의 관절수술보조로봇(사진. 로봇기술)


의료용 로봇은 병원, 재활센터 등 의료 현장에서 의료 인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로봇을 의미하며, 주로 질병의 진단 및 수술, 재활훈련 등을 보조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의료용 로봇의 분류(자료. KOTRA)

 

여러 의료용 로봇 중 우리가 흔히 ‘수술로봇’이라고 말하는 로봇은 엄밀히 따지자면 ‘수술보조로봇(Surgery Assistant Robot)’으로 명명되며, 넓은 의미에서는 인간과 로봇의 협업(HRI, Human-Robot Interaction)의 한 분야로 볼 수 있다. 


수술보조로봇은 보다 구체적으로 복강경수술, 관절수술, 신경외과수술 그리고 내시경 로봇 등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BCC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수술보조로봇 시장은 2017년 5조 8,700억 원에서 연평균 13.2% 증가해 2021년 9조 6,4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윈터그린리서치는 2022년 14조 7,771억 원까지 시장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 그랜드뷰리서치는 2024년 24조 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로봇수술은 로봇을 환자에게 장착하고 의사가 원격으로 조종해 시행하는 수술 방법을 말한다. 기존의 피부 절개를 통한 수술과는 다르게,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구멍을 통해 수술을 진행하며 피부 절개를 최소화함으로써 흉터와 후유증을 감소시킨다. 


1. 다양한 분야의 수술보조로봇

 

1) 복강경수술
환자의 장기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몇 가지 수술 방법을 떠올린다. 직접 환부를 절개해 외과의가 눈으로 보고 수술을 집도하는 개복수술, 복부 측면에 작은 구멍을 내고 공기를 넣어 관찰하기 쉽게 부풀어 오르게 한 후 내시경으로 복강 내부를 바라보면서 수술을 집도하는 복강경, 그리고 복강경수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의사의 손 대신 로봇 팔을 집어넣어 수술을 집도하는 로봇수술이 바로 그것이다. 


복강경로봇수술 분야는 모든 수술보조로봇 분야 중 가장 큰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의 역할이 컸다. 복강경로봇수술 시장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 회사는 미국 내에서 약 1,50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술보조로봇 다빈치로 전 세계 수술실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사진. 인튜이티브서지컬)


다빈치를 이용한 로봇수술은 2000년에 미국 FDA에 의해 승인됐다. 각종 수술 장비와 카메라를 갖춘 로봇 팔에 의해 이행되는 수술로서, 이때 의사는 수술대 근처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로봇 팔을 조종한다. 집도의는 HD, 3D 및 확대된 화면을 통해 수술을 진행한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현재 복강경로봇수술 분야의 99%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에 약 5천여 대가량의 다빈치를 판매했고, 지난해에만 926대를 신규 공급했다. 미국 내와 달리 국내의 경우 약 30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고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국내 복강경수술 중 약 10%가량이 다빈치 로봇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다수의 기업 또는 연구기관들이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아성을 넘어서기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며, FDA 승인을 받았거나 또는 승인 준비 중이다. 한국의 중견기업 미래컴퍼니 또한 최근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래컴퍼니의 수술보조로봇(사진. 미래컴퍼니)


미래컴퍼니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복강경 수술보조로봇 레보아이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KFDA 승인을 받고 판매를 시작했다. 다만 효용성과 더불어 안정성이 중시되는 분야인 만큼 드라마틱한 수입 대체 효과를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다빈치는 싱글포트(단일공) 복강경수술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며, 멀티포트 복강경수술의 경우 미래컴퍼니의 기술이 다빈치에 준하는 수준을 확보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2) 관절수술
인공관절로봇수술은 2002년 국내 첫 도입한 이래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으며 관절에 발생하는 질환이나 변형을 치료하는 첨단치료법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관절수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고관절 보다 수술의 난이도가 높은 슬관절 분야를 중심으로 로봇을 이용한 수술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주요 기업으로는 미국의 ‘스트라이커(Stryker)’와 영국의 ‘스미스앤네퓨(Smith & Nephew)’, 그리고 로보닥(ROBODOC)을 인수한 한국의 ‘큐렉소(Curexo)’ 등이 있다.
스트라이커는 인튜이티브서지컬에 이어 전 세계 수술보조로봇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다. 2013년 마코서지컬(MAKO Surgical)을 약 1조 9,450억 원에 인수하면서 수술보조로봇 기업으로 거듭났다. 마코의 로봇 플랫폼은 정교한 무릎수술과 인공관절 임플란트를 지원한다. 도입 비용은 약 1백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세란병원이 최초로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마코로봇 관절수술을 도입했다. 
스미스앤네퓨는 슬관절 인공관절 전치환술(TKR, Total Knee Replacements)을 지원하는 수술보조로봇 ‘내비오(Navio)’를 몇 해 전 런칭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블루벨트테크놀로지스(Blue Belt Technologies)를 약 3,222억 원가량에 인수하고 내비오를 출시했다. 스트라이커의 마코 로봇 대비 약 절반 정도의 가격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았다. 
국산 업체 큐렉소의 약진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관절 로봇수술 분야는 선두 업체가 과반의 시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큐렉소는 맹렬히 기술력을 추적하고 있다.  

 

큐렉소의 티솔루션원(사진. 큐렉소)


한편 헬스케어 분야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는 인공관절수술 세계시장 규모가 매년 3.6%씩 성장해 2014년 약 17조 8천억 원을 기록했고, 오는 2021년에는 약 21조 9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미국과 유럽이 전체시장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3) 신경외과수술
복강경수술과 인공관절수술 분야의 수술보조로봇 시장은 업계 선두그룹이 존재하고, 비교적 안정성과 효용성을 검증받아 시장이 개화된 분야로 볼 수 있다. 

 

사진. 로봇기술


그러나 뇌수술, 척추수술 등 신경외과수술 분야는 이들과 달리 아직까지 기술적 검증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에 따라 시장 선점을 위한 업계의 노력이 분주한 분야이기도 하다. 
현재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는 의료용 로봇 전문 기업 메드트로닉이 1조 7,774억 원에 인수한 마조로보틱스(Mazor Robotics)와 짐머바이오맷이 1,570억 원에 인수한 ‘메드텍S.A(Medtec SA)’ 등이 있다. 마조로보틱스는 이스라엘의 척추수술로봇 전문 기업이고, 메드텍S.A는 뇌수술로봇 로사(ROSA)로 유명한 기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영테크놀러지가 이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진. 고영테크놀로지


한편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이 시장은 선두그룹의 판매 대수를 모두 합쳐도 200대가 채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복강경수술과 인공관절수술 분야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이 분야에는 의료용 내비게이션 기술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복강경 수술보조로봇의 경우 내시경을 통해 시각적으로 바로 신체를 확인할 수 있지만, 신경외과수술 분야는 CT, MR처럼 사전에 촬영한 영상지도에 좌표를 설정하는 기술이 필요한데, 이 기술의 완숙도를 높이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이제 막 도입이 시작되는 시장이며, 적용률이 1%가 채 되지 않지만, 반대로 일정 수준의 기술 고비를 넘기게 된다면 제2의 다빈치가 나타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인공관절수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뇌수술, 척추수술 분야는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향후 더욱 활발한 시장의 개화가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제조사 측은 “척추수술을 위해서는 척추경에 ±1㎜ 이내의 공차로 나사못을 박아야 한다. 이때 조금이라도 비뚤어지면 못이 기울어지기 때문에 고도의 정확성을 요구한다. 의사가 드릴로 구멍을 뚫고 나사못을 박는 이 과정을 로봇이 대체할 경우 매우 정밀하게 홀을 뚫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향후 시장 확대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기술 안정성 확보와 더불어 의사들의 보수성 또한 수술보조로봇 제조 기업들이 이겨내야 될 숙제이다. 


4) 내시경 로봇
내시경 로봇은 스네이크 타입의 초소형 현미경 구조 등으로 구성된다. 아주 정밀하면서도 유연해야 하며, 현재까지 상용화 성공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최근 카이스트 권동수 교수가 ‘이지엔도서지컬’을 창업하면서 이 시장의 홰에 불을 붙였다. 권 교수는 “수술보조로봇 수요 중 복강경이 35%, 관절경이 14%이고 나머지 50%가량이 유연내시경으로 조사됐다”고 전하며 “지난해 선보인 유연내시경 수술로봇 K플렉스보다 더욱 진화된 로봇 ‘포세이돈’을 개발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존슨앤존슨(J&J)는 수술용 로봇 업체 오리스헬스(Auris Health) 인수에 5조 6,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오리스헬스는 인튜이티브서지컬 공동 설립자로서 수술보조로봇 분야의 선구자로 불리는 프레드릭 몰이 2007년 설립한 기업이다. 이 회사의 로봇 플랫폼 모나크(MONARCH)는 2018년 3월 폐 생검 수행에 사용 가능한 진단 및 치료 기관지 내시경 검사용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오리스헬스의 모나크(사진. 오리스헬스)


2. 국내 수술보조로봇 발전사

 

우리나라 수술보조로봇 분야는 2005년 다빈치 1호가 들어오면서 개화됐다. 이때 처음으로 다빈치 1호기가 들어오는데,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연세세브란스병원의 이우정 교수와 나군호 교수이다.

 

다빈치의 로봇 팔이 수술을 진행하는 모습(사진. 인튜이티브서지컬)


이후 2008년 한양대학교 김영수 신경외과교수와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이병주 교수 등이 참여해 대한의료로봇학회가 설립됐다. 2008년 9월 6일 기념할 만한 제1차 대한의료로봇학회 학술대회 개최를 시작으로 2010년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지식경제부)로부터 비영리법인 허가 등록을 획득했으며, 불모지였던 국내 의료로봇 분야의 밀알로 활약했다. 
이후 카이스트 고경철 박사를 주축으로 수술보조로봇의 중요성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어필한 국내 의료로봇 업계 관계자들의 노력 아래 복강경 수술보조로봇, 신경외과 수술보조로봇, 고관절 수술보조로봇 과제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수술보조로봇 분야의 기반이 다져졌다. 
현재는 미래컴퍼니(복강경 수술보조로봇), 고영테크놀러지(신경외과 수술보조로봇), 큐렉소(인공관절 수술보조로봇)의 3대 중견 상장기업들이 국내 수술보조로봇 분야를 이끌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컴퍼니는 2018년 12월 IFRS 연결 기준 2,134억 원의 매출과 263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건실한 기업으로, 약 10년가량 수술보조로봇 분야에 투자해왔다. 
또한 고영테크놀러지는 2018년 12월 IFRS 연결 기준 2,581억 원의 매출과 49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기업이고, 큐렉소는 코스닥에 상장된 저력 있는 기업으로서, 현대중공업(現현대중공업지주)의 수술보조로봇 기술과 인력을 모두 흡수하며 탄탄한 기술력을 확보했다. 


3. 로봇수술, 왜 비싼가?

 

로봇수술은 오래 전부터 소득상위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질 만큼 수술비용이 고가였고, 최근에는 약 500~1,000만 원 선으로 소득중위계층까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사진. Flickr

 
그렇다면 로봇수술은 왜 이렇게 높은 가격대로 형성돼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의료 플랫폼의 역학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외국의 수술보조로봇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식약처에서 인정하는 KFDA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의료용 로봇은 두 가지의 핵심 키워드, 바로 안정성과 효용성을 입증해야 한다. 아무리 효과가 좋아도 안정성이 떨어지면 안 되고, 안정성이 확보돼도 효용성이 없으면 굳이 사용할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가치를 식약처로부터 입증 받고 나면 그 다음으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으로부터 수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가 이용하는 종합병원의 모든 의료서비스 비용은 이 심평원으로부터 수가를 받아 책정된 가격이다. 동일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때 각각의 종합병원들이 동일한 비용을 청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평원이 지정해주는 이 수가는 급여와 비급여로 구분되며, 비급여의 경우 신기술 여부에 따라 수가가 달라진다. 여기서 급여란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것을 말하며, 심평원은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고의 효율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수가를 결정한다. 


로봇수술의 경우 희소성이 높은 신기술로서 인정돼 비급여로 수가를 받았다. 여기에는 수술보조로봇의 가격에 따른 감가삼각, 수술 시 소요되는 소모품 비용, 의사의 인건비 등이 모두 고려된다. 다빈치 로봇을 예로 들면 약 30억 원 수준의 로봇 플랫폼 비용과 1회 수술 시 소요되는 100~200만 원 상당의 소모품 비용 등이 수가에 반영돼 결국 현재의 높은 수술비용으로 귀결됐다. 


이 신 의료기술 기간이 연장되면서 로봇수술은 계속 비급여로 진행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이를 급여, 즉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전환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건강보험 예산으로 국민 건강을 최대한 지켜내야 하는 심평원의 입장에서는 섣불리 로봇수술을 급여 항목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산 수술보조로봇의 수입대체가 중요하다. 현 시점에서 로봇수술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로봇 플랫폼과 소모품 비용의 하락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다빈치의 경우 기계 가격만 30~40억 원가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다빈치의 가격은 15~20억 원 수준이라는 후문이 있다. 이번에 미래컴퍼니의 복강경 수술보조로봇 레보아이가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국내에서도 다빈치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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