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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Column] 중소제조업을 위한 로봇보급사업의 효과적인 방법 제안 솔텍로보틱스시스템 이기주 대표이사 정대상 기자입력 2019-05-29 15:01:11

저자. (주)솔텍로보틱스시스템 이기주 대표이사(사진. 로봇기술)

 

스마트팩토리, 4차 산업혁명, 5G,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빅데이터라는 단어들이 기사로 나오지 않은 날들이 없을 정도로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유래 없이 급변하는 변화 속에서 중소기업, 특히나 제조업을 한다는 것은 어떤 분의 말처럼 ‘애국자’만이 할 수 있는 어려운 일이 됐다. 과연 이 중소기업(중소기업의 정의가 있으나, 이 글에서는 50인 미만의 중소제조기업에 한정)이 위에서 말한 단어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스마트팩토리’를 완성하고, 나아가 잃었던 경쟁력을 찾을 수 있을까? 아마도 이 질문이 기업을 지원하는 입장에 계신 분들과, 또한 그 지원의 방향을 바라보는 우리 SI업체들의 공통된 화두일 것이다. 또 한 가지 밝혀두고 싶은 것은 이 글에서 쓰는 중소제조업의 스마트팩토리는 사전전인 의미의 스마트팩토리가 아닌 로봇 도입을 통한 자동화에 한정한다. 이에 대한 이유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2019 KPCA에 참가한 이기주 대표이사(사진. 솔텍로보틱스시스템)


이 질문을 오랫동안 해온 필자로서는 길지는 않지만, 지난 시간들의 경험을 토대로(중소제조기업 운영 5년, 중소제조기업 전문 로봇SI기업 운영 4년) 내 나름대로의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경험을 토대로 한 의견이기에 조금이나마 정책을 입안하는 분들이나, 로봇도입을 희망하는 기업의 대표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먼저 중소제조업체들이 로봇을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를 알아보는 것이 이 질문에 대답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중소제조업체만을 위해서 SI를 해온 경험으로 보자면 3가지 이유에서 도입을 주저하는 것 같다. 

 

첫째, 로봇 도입에 대한 비용적인 부담감 때문이다. 로봇 도입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 로봇+자동공급/정렬장치+그리퍼+통합제어시스템이다. 이렇게 구성된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기본적으로 싸게는 6천만 원에서 비싸게는 1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둘째, 로봇을 도입할 공정에 대한 판단부족 때문이다. 이 부분은 중소제조업의 현장과 관련이 깊다. 자동화라는 것은 먼저 표준화가 우선돼야 진행할 수 있는데, 기존의 중소제조업 현장은 표준화가 안 된 현장이 많기에 로봇을 도입할 공정을 쉽게 찾아내기가 어렵다. 
셋째, 이 부분이 가장 로봇도입을 꺼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은 바로 로봇을 도입한 후에 이를 운용할 인력이 회사 내에 없기 때문에 로봇도입을 꺼린다는 점이다. 

중소제조기업에서 로봇도입을 어려워하는 이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많은 형태의 로봇보급사업이 그 실효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유는 현행 시행되는 사업에도 녹아들어 있다.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 번째 이유-사실 이 이유 때문에 도입을 어려워하지만, 이 부분은 간과돼 있다-는 여전히 남아 있어서 로봇보급사업으로 로봇이 보급된 후에도 로봇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거나 로봇이 창고에 들어가는 등의 문제를 낳고 있는 것 같다. 그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책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중소제조기업 현황파악 필요
로봇보급, 그 중에서도 50인 미만 중소제조업의 로봇보급은 빠른 시간 안에 이뤄져야 한다. 중견기업, 대기업의 로봇 도입을 통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목적은 생산성 향상, 경쟁력 재고 등의 이유이지만, 50인 미만의 중소제조업체는 그런 이유가 아닌 생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책을 입안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로봇 도입을 통해 줄어드는 일자리에 대한 고민으로 로봇보급에 다소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중소제조기업-그 중에서도 국가 산업단지가 아닌 지방의 중소 일반사업단지, 혹은 집적화단지-은 기존 인력을 내보내고 로봇을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뽑을 수 없어서 로봇을 도입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많지 않은 직원이지만, 그 직원에게 월급을 더 많이 주고 핵심인력으로 키워서 그마저도 다른 회사에게 뺏기지 않으려면 무언가 그들에게 더 높은 가치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을 정책을 입안하는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한다. 

 

2019 KPCA에 참가한 이기주 대표이사(사진. 솔텍로보틱스시스템)

 

정부사업, 인력양성부터 시작돼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중조제조업의 로봇도입은 다음과 같은 절차로 이루어졌으면 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로봇도입을 희망하는 50인 미만의 중소제조업체에게 도입금액의 70~80%를 지원한다.
둘째, 희망하는 업체에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간단한 양식의 사업계획서-복잡한 사업계획서 역시 중소제조기업에게는 걸림돌이다-를 받아서 중소제조업로봇도입협의체를 구성한다. 
셋째, 이 협의체에 각 회사별로 최소 1인씩 로봇프로그램 교육을 받을 회사 내 핵심직원(혹은 핵심직원으로 성장시킬 직원)을 보내 로봇교육을 이수하게 한다. 
넷째, 이 프로그램 교육은 일정한 자격이 갖춰진 로봇SI기업에서 담당하고, 이에 대한 비용은 정부에서 직원재교육프로그램으로 지원한다. 이렇게 교육받은 직원이 소정의 프로그램을 마치고 시험을 거친 후 성적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로봇도입을 진행한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로봇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의 핵심직원에게 지속적으로 로봇프로그램교육을 시키는 것이고, 이 교육과정 중에 실제로 자사에서 진행하게 될 로봇도입에 관한 시스템구축을 직접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단기간의 교육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물론 이러한 교육에는 엄선된 로봇SI기업을 활용하면 된다. 기존의 지원 사업이 단순히 정해진 업체에 돈을 주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의 지원 사업은 먼저 회사 내에 로봇전문가를 양성해 준 후에 그 직원으로 하여금 로봇도입사업을 진행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로봇 도입은 결코 하나의 시스템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 가지 공정에서 로봇도입으로 효과를 본다면 대표는 이를 수평 전개해 회사의 전반적인 시스템으로 확대 적용할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더욱더 로봇프로그램직원의 양성이 중요하다.

 

즉, 사람을 먼저 키우고, 시스템 도입에 자금을 지원하며, 향후에는 자체적으로 로봇을 도입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자금을 지원받는 업체에서도 어렵지만, 사람을 보내어 교육을 받게 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로봇보급사업이 단지 주는 돈만 받아서 진행하는 시스템이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금을 지원받는 기업에서도 함께 투자해야 서로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또한 그 성공한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경기도 로봇협의체 기업간담회에서 이기주 대표이사가 발표하고 있다(사진. 솔텍로보틱스시스템).


필자의 이러한 바람은 4월 군포에서 있었던 기업간담회에서도 발표했고, 여러 다른 경로로도 이야기를 해왔다. 그러한 결실로 금번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로봇팀장 정원중 팀장)에서 로봇협의체를 구성해 중소제조기업의 로봇보급사업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아주 좋은 흐름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도 각 지자체 등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로봇보급 사업 등에 이와 같은 절차를 도입해 기관-수요기업(중소제조업체)-공급기업(로봇SI기업) 간 상생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이 땅에서 애국자와 같이 중소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님들에게 한 여름 시원한 냉수 같은 지원책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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