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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Vision] (주)에스피지, 로봇산업의 저변을 다지다 (주)에스피지 여영길 대표이사가 말하는 로봇 감속기 정대상 기자입력 2019-05-29 09:20:38

(주)에스피지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감속기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지닌 모터 감속기 전문 기업이다. 최근 동사는 지난 5년간 약 6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외산 제품이 독과점하고 있는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를 개발, 전격적으로 제품을 런칭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주)에스피지 여영길 대표이사를 인터뷰했다. 
취재 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주)에스피지 여영길 대표이사

 

봇은 인간이 입력한 수치나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계를 의미한다. 특히 제조용 로봇은 단순한 직선 동작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직교좌표로봇 및 데스크톱로봇을 비롯해 고속 픽 앤 플레이스에 적합한 스카라로봇과 델타로봇, 고 자유도 관절을 기반으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는 다관절로봇과 더불어 최근에는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이 가능한 협동로봇까지, 그 형태와 기능이 다양화·고도화되고 있다. 
모든 로봇은 구동부, 즉 액추에이터를 동력원으로 삼아 움직인다. 이 구동계는 제조용 로봇의 핵심부품으로써 서보모터와 감속기, 엔코더 등으로 구성된다. 
올해 창립 46주년을 맞이한 (주)에스피지(이하 SPG)는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감속기 전문 기업으로서, 약 10여 년 전부터 직교좌표로봇부터 협동로봇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조용 로봇에 대한 감속기 라인업을 개발, 양산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일본계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는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세계 로봇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 수준의 국산 로봇 감속기
로봇 감속기, 그중에서도 다관절로봇에 주로 적용되는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는 그간 우리 로봇산업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 여러 메이커들이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글로벌 10대 로봇 제조사 중 자체 감속기를 제조하는 스토브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본 H社의 하모닉드라이브와 N社의 RV감속기를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며,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에서 열위에 위치한 우리나라 로봇 제조사들은 원가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SPG가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를 양산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고무적이다. 연 3,000억 원대 매출 중 65%가량을 해외수출로 달성하면서 세계 감속기 시장의 선두그룹으로 평가받는 국산 감속기 제조사가 이 분야에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SPG의 감속기에는 글로벌 고객들의 니즈가 많이 녹아있다. 특히 동사는 시카고, 캐나다, 중국 등 글로벌 유명 전시회에 참가해 세계의 고객들과 만나면서 ‘세계가 요구하는 표준’의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산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SH시리즈의 개발 소식을 알렸던 SPG는 약 1년 여 간의 고도화 과정을 거침으로써 비로소 프로파일 공차 5미크론(μ) 이내의 감속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SPC가 고정밀 로봇용 감속기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사진. SPG).

 

소재부터 가공까지 ‘100% 국산화’
SPG의 SH시리즈는 협동로봇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된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로서, 기본적으로 볼 베어링이 조립된 타원 형상의 웨이브 제너레이터와, 제너레이터의 회전에 따라 타원 형상으로 탄성 변형되는 플렉스 스플라인, 그리고 이를 고정시켜주는 원형 스플라인으로 구성된다. 이 같은 금속 탄성 역학 구조의 감속기는 플렉스 스플라인이 지속적으로 변형됨에 따라 소위 ‘찢어지는’ 현상이 발생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물성을 지닌 소재의 개발과, 이를 가공할 수 있는 가공기술이 필요하다. 여영길 대표이사는 이러한 이유로 ‘소재 개발’부터 시작했다. 그는 “일본 소재 기업들이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쉽게 소재를 공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소재 기술부터 시작하지 않고서는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의 국산화를 실현할 수 없다. 이에 SPG는 가장 원천기술인 소재 분야부터 국산화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SPG의 로봇 감속기 구조(사진. SPG)


소재의 국산화는 끈기가 필요한 분야이다. 0.001% 단위의 첨가제 조합을 셀 수 없이 반복하며 물성 데이터를 확보하는 지난한 과정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영길 대표이사는 국내 최고 감속기 기업으로서의 자부심을 위해 1년 이상을 소재 개발에 매달렸다. 100% 국산화를 위한 첫 걸음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작고, 얇으면서 강한 감속기를 만들기 위해 동사는 최적의 소재 레시피를 찾아내고, 이를 가장 정밀하게 가공해내는데 주력했다. 46년간 모터 감속기를 제조해온 SPG가 지닌 기어 가공 능력의 정수가 집약됐다. 여영길 대표이사는 “금속 탄성 역학 구조의 감속기 제조는 스프라인의 진원도나 동심도, 캠의 정밀도가 ‘미크론’의 영역에서 구현돼야 비로소 가능하다. 1/100㎜ 단위로 떨어지는 10미크론 이상의 정밀도로는 진정한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를 생산할 수 없다. 오로지 1/1,000㎜ 단위의, 한 자릿수 미크론 단위의 가공이 중요한데 이는 외주 가공으로 관리할 수 없는 영역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46년 감속기 제조사의 자긍심으로 개발된 SH감속기의 정밀도는 5미크론. 여담이지만 지난해 이미 개발이 완료된 SH감속기를 올해 본격적으로 런칭하는 이유 또한 여영길 대표이사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소재, 해석, 설계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이를 현실로 구현하는 가공기술이다. 우리는 지난 46년 간 축적해온 감속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SH감속기 전 공정에 대한 자립을 실현했다.”고 덧붙였다. 

 

SPG 로봇 감속기 제품들(사진. SPG)

 

모든 로봇의 감속기 라인업 구축
현재 SPG는 하모닉드라이브를 대체한 SH시리즈와 RV감속기를 대체한 SR시리즈를 공식적으로 런칭했다. SR시리즈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실제 양산에 돌입해 실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RV감속기를 국산화한 SR감속기(사진. SPG)


여영길 대표이사는 “고객 특주 사양 제품의 경우 첫 제품 제조 3개월, 이후 추가 발주 물량 4주의 납기 수준으로 공급할 수 있고, 연 10만 대까지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를 생산할 기반을 마련했다”라며 “한편 국내뿐만 아니라 95% 이상을 차지하는 해외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유수 해외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SPG의 해외 사업 역량을 십분 발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직교좌표로봇부터 스카라로봇, 다관절로봇, 협동로봇까지, 모든 제조용 로봇에 대응 가능한 감속기 라인업을 확보한 만큼, 국내외 모든 로봇기업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감속기 전문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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