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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4.0, 독일 제조업의 귀환을 알린다 임진우 기자입력 2019-04-30 11:58:16

인공지능과 5G, 클라우드 컴퓨팅 그리고 더욱 지능화된 ‘새로운 로봇’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생산 환경은 인건비 등 코스트 절감을 위해 해외로 진출한 제조기업의 리쇼어링을 유도할 수 있다. 보쉬의 나요르크 영업대표는 이 같은 미래의 공장 구현에 약 10~15년가량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향후 구현될 이 같은 스마트 생산 환경은 국내 제조업에도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 보쉬, 미래의 ‘초스마트공장’ 비전 제시

 

‘스마트공장’이라고 불리는 미래의 공장에서는 상품을 적재하고 이를 운반하는 로봇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독일 산업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인더스트리4.0’의 솔루션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어떻게 개별 기술이 발전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사진. 2 019 하노버 산업박람회

 

독일 보쉬(Bosch Rexroth)의 나요르크(Rolf Najork) 영업대표는 최근 개최된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초스마트공장’의 비전을 소개했다. 보쉬의 전시 공간에서는 바닥과 벽, 천장을 제외한 모든 것이 유연하게 작동했다.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로봇’이 무엇이 완성돼야 하는지에 따라 자체적으로 환경을 설정하며 업무를 단계별로 수행했다. 또한 ‘스마트플로어’는 LED 조명을 사용해 자율 운송시스템(로봇)이 어디에 투입되고 어떻게 사용되는지 보여줬으며, 필요한 전력은 전시장 바닥을 통해 무선으로 제공됐다. 센서와 시스템, 기계 간 커뮤니케이션이 무선으로 이뤄졌고 보쉬는 이를 위해 새로운 5G 이동통신표준을 사용, 로봇과 장비 간 커뮤니케이션을 훨씬 원활하게 구현했다.

이러한 점에서 보쉬가 하노버에서 소개한 자율로봇은 미래 공장의 프로토타입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나요르크 영업대표는 이 미래의 공장을 실제로 구현하는 데에는 아직 10~15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보쉬는 전 세계 280개 자사 공장 내 인더스트리4.0 기술을 단계적으로 구축해나가는 데 총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2. 로보틱,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1) 첨단기술의 적용

미래 공장 구현은 비단 보쉬만의 비전은 아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ABB와 보스턴 컨설팅 역시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각각 ‘미래의 공장(Factory of the Future)’이라는 콘셉트를 소개했다. 이들은 보쉬와 마찬가지로 여러 인더스트리4.0 솔루션을 조합하고 있는데, 회사 관계자는 “이 중 인공지능(AI), 로보틱, 5G,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등은 이미 부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인으로 선 가공제품을 주문하거나 가공하고, 이에 대해 품질평가 수행이 가능하며, 이러한 생산 공정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를 스스로 개선하고 다른 제품이 필요할 경우 자율적으로 설비를 조정할 수 있는 공장, 또한 고객은 웹을 통해 주문하고 자동으로 배송되는 ‘네트워크화된 생산설비’는 미래의 공장 구현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2) 진보된 로봇으로 맞춤형 대량 생산

스마트기기는 이러한 미래의 공장의 핵심 기술로, 그 중심에는 진보된 로봇이 있다. 진보된 로봇은 사전에 프로그램된 기능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동시에 보고 느끼거나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능을 가진 로봇이 여기에 속한다.

기존의 제조용 로봇 대비 새로운 로봇 세대는 과제가 있을 때 프로그램을 반드시 새로 작성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제조사는 모든 고객의 희망사항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이러한 맞춤형 제품 역시 대량생산제품과 거의 마찬가지로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진보된 로봇이 투입되는 미래의 공장에서는 맞춤형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보스턴 컨설팅이 지난 2019년 1~2월 1,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설문조사 응답기업의 86%가 향후 몇 년간 이른바 진보된 로봇을 구매하고자 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2 019 하노버 산업박람회

 

3) 클라우드, 미래의 공장의 핵심 기술 중 하나

미래의 공장이 실현 가능하게 되면서 로봇이 인력을 대체하게 되면 얼마나 일자리가 축소될 것인지 또 이와 더불어 얼마나 많은 다른 일자리가 신규로 창출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전망이 나오지 않았으며 의견이 매우 분분한 상황이다. 최근 보스턴 컨설팅은 ‘Advanced Robotics in the Factory of the Future’ 보고서를 통해 독일에서만도 2025년까지 진보된 로봇이 30만 개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래의 제조업 분야에서 신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현재 새로운 고용 분야가 얼마나 빨리 성장하게 될지는 클라우드 기술 사업이 보여주는데 이 개념은 산업계에서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2010년 해당 분야의 매출은 약 43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18년에는 1,82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2022년에는 3,31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는 미래의 공장을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기술로, 이를 통해 제조시설에서 공정 시 생성되는 기가바이트(GB) 또는 테라바이트(TB)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분석된다. 여기에는 진동데이터나 온도, 품질 특성과 속도 등이 포함되는데 눈에 띄는 수치 변화 등은 클라우드 상의 AI에 대한 신호가 되며, AI는 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4) 컴퓨팅 인프라를 통한 디지털 서비스 성장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위시해 지난 몇 주 동안 체결된 다수의 파트너십은 생산 공정에 있어서의 컴퓨팅 인프라(Computing Infrastructure)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VW, BMW, Daimler 등의 완성차 기업에서 산업 대기업 ABB와 지멘스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제조사가 아마존 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상호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사전 정비 및 보수 등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상의 품질 관리도 포함된다고 한다.

이미 몇몇 기계 제조사는 이러한 디지털 추가 수요의 잠재력을 인지하고 있다. 독일 기계 및 기계설비 제조협회(VDMA)의 연구에 따르면 기계제조사의 15%가 이미 총 매출의 5% 이상을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창출하고 있으며, 또 다른 기계제조사의 14%는 이러한 수치를 2023년까지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같이 눈에 띄는 제조기업과 IT 기업 간 협업은 컴퓨팅 인프라의 중요성 증대와 더불어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래의 공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3. 독일, 자국 기업 리쇼어링 유도

 

1) ABB

독일 정부는 인더스트리4.0 솔루션, 생산비용 감축 등의 요소로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Reshoring)을 유도하고 있다.

스마트 기술이 실제 공정에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는 스위스 기업 ABB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데, 약 6대의 ABB 협동로봇이 나란히 서서 고객이 개별적으로 설계한 시계를 조립할 수 있다고 한다.

ABB의 쉬피스호퍼 CEO는 “개별적으로 맞춤 생산된 제품에 대한 향후 고객의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확신한다. 미래의 제조 방식은 고객에게 더 다가가고, 보다 유연하면서도 스마트하며, 더욱 규모가 작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생산 공정에서의 로보틱과 자동화 투입을 통해 유럽 내 개당 생산비용을 중국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이로써 기업은 입지 선정 시 더 이상 근로임금만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BB가 생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이유는 자동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과도 연관된다. ABB는 자체 공장에 부분적으로 이미 이러한 기술을 적용시켰다. 일례로 ABB는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소재 라덴부르크(Ladenburg)에 전기회로 차단기를 설치했는데, 이는 기존에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는 중국에서 유럽으로 운송한다는 가정 하에 독일 내에서 같은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쉬피스호퍼는 “이 과정에서 특히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추가적인 이점”이라고 밝혔다.

 

사진. 2 019 하노버 산업박람회

 

2) 일본 자동차 기업의 리쇼어링 붐

최근 혼다, 도요타, 닛산 등의 완성차 기업은 일제히 영국 생산 철수 계획을 발표하거나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경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으나 KOTRA 나고야 무역관은 ‘일본 완성차기업이 영국에서 철수하는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일본 자동차 기업이 자국으로 U턴하는 이유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는 일본 기업은 자국 중심의 미래차 생태계 조성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새로운 미래차 신기술 개발은 저가 노동력을 필수적인 경쟁요소로 하지 않고 부품기업이나 연구진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자국에서 개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3) 국내 제조업의 U턴에 거는 기대가치

독일과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제조업의 생태계는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스마트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의 공장 구현을 목표로 하는 제조업은 이와 더불어 근본적인 제조업 생태계 변화에 대응해나가야 한다.

아직은 10여 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는 미래의 이야기라 할 수 있으나 AI나 로봇, 5G 등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다양한 기술을 응용한 스마트 공장의 구축은 국내기업의 리쇼어링을 동반할 수 있다. 저임금 생산 중심에서 향후 연구 개발과 밀접하게 결합된 생산 공정으로의 전환이 두드러지는 시점에서는 충분히 고려할 만한 사항이다.

이는 미국 등에서 제조업 육성 차원에서 권장되고 있는 리쇼어링과 다른 성격의 제조업 생태계 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 차원에서의 이슈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미래 지향적 연구개발에서 상품화, 새로운 서비스 모델 개발로 이어지는 새로운 밸류체인 구축 및 효율적인 이윤 창출 면에서도 새로운 기대가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4. 전망 및 시사점

 

디지털화 진전에 따라 로보틱은 고용환경 변화와 더불어 인간과 로봇의 콜라보레이션뿐만 아니라 자율형 로봇으로 진화돼 갈 것이다. 특히 다양한 장비의 호환은 제조업 디지털화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 과제가 될 수 있으므로 유관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의 협업체계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독일의 경우 미래의 공장 구현을 목표로 하는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접목시키는 작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보쉬나 ABB와 같은 선도 기업은 이를 통해 생산비용 절감이라는 큰 이점 외에도 비용을 이유로 한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미래의 스마트 공장 구현은 해외 진출 국내기업에게도 제조업의 귀환을 고민하게 하는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리쇼어링을 통한 제조업 경쟁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의 과제를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제조업 혁신 및 스마트 공장 구현을 위한 연구개발 및 출시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잠재 수요에 비해 독일 시장 진입은 수월하지 않을 수 있으나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전시회 참가 등 보다 적극적인 판로 개척이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임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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