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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로봇산업의 국내외 시장·정책 동향 및 시사점(上) 김지연 기자입력 2018-12-27 19:36:28

국방 로봇산업은 로봇과 AI, ICT, 방위산업 등이 융합하는 산업으로서 앞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투상황에서 인명피해 최소화, 저출산에 따른 병력 부족문제 해소, 전투력 증강, 미래전장 양상 변화 등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국방 로봇 중에서 지상로봇시장은 미국, 독일, 이스라엘 등이 선도국으로서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유는 이들 국가 모두 현재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분쟁지역에 참여하면서 국방 로봇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 지상로봇시장 전망은 2020년까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2020년 이후부터 다소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 글로벌 국방 로봇시장 및 정책 동향

(1) 글로벌 시장 동향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세계 로봇시장은 2016년 기준 189억 달러로 연평균 12%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중 제조업용 로봇이 전체의 56%인 105억 달러 수준이고, 서비스용 로봇이 44%(84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로봇시장은 최근 7년(2010~16)간 96억 달러에서 189억 달러로 거의 2배로 성장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 팩토리 확대 추세와 개인서비스, 의료, 국방 등 전문서비스 로봇시장 등의 활성화로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국방 로봇시장은 전문서비스용 로봇시장의 한 분야에 포함되어 있으며, 무인기와는 달리 민수 로봇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Forecast International(2015)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방 로봇시장(추정치)은 7,600만 달러 규모로 세계 로봇시장의 0.4% 수준에 불과하다. 무인기 시장의 90%를 군용 무인기가 주도하고 있음을 볼 때, 지상로봇(UGV) 분야의 시장규모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그 주요 이유로는 지상로봇의 험지 기동, 자율주행, 고장 시 통제, 배터리 충전시간 등 활용도 측면에서 상당한 군 전력화 제약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뢰제거·탐지나 부상자 후송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정찰, 공격 등의 임무들은 무인기로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국방 로봇 중에서 지상로봇시장은 미국, 독일, 이스라엘 등이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들 국가 모두 현재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분쟁지역에 참여하면서 국방 로봇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방 로봇의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인식하고 1990년대부터 개발에 착수했으나 2001년 이전까지는 군에서 지상무인체계의 소요가 거의 없었다. 2000년에 국방 로봇 획득 법령이 제정되고,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이 아프칸전과 이라크전을 수행하면서 감시정찰 로봇, 폭발물처리 로봇, 지뢰제거 로봇 등의 수요가 크게 증대되어 현재 미국 본토와 해외파병 지역에서 국방 로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군이 전투에서 운용 중인 지상로봇은 2004년에는 폭발물처리 로봇을 중심으로 162세트가 운용됐고, 2007년에는 감시정찰 로봇, 폭발물처리 로봇, 지뢰제거 로봇을 중심으로 약 5,000세트가 배치됐다. 그 후 2010년에는 약 7,000세트가 배치됐고, 이와 함께 미 본토에 배치된 미군 부대에도 배치됐으며, 외국군에 수출도 증대됐다.

 

폭발물처리 로봇(사진. flickr) 

 
2017년 기준 전 세계 미군부대에 배치된 로봇은 미국의 국방 로봇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볼 때 약 1만여 대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미국 경찰과 외국에 판매한 수량은 약 5,000여 대로, 총 1만 5,000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부터 국방 로봇을 운용했던 저력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나토군의 일원으로 해외에 파병되어 실제 전투에 참여하면서 독일 자국 장병들의 희생이 언론에 보도되고 여론의 악화에 따른 대응책으로 국방 로봇의 개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국방 로봇 전담조직, 전투실험조직, 시험평가 조직과 시설을 구비하고 미국과 유사하게 국방 로봇을 개발하고 획득해 해외파병 독일군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외국군에 국방 로봇을 수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주변국가와 지속적인 전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방 로봇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투자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인분야에서 세계 2위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심 SW와 센서 등 핵심기술 위주의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중반부터 국방 로봇, 전투실험, 시험평가 조직·시설을 구비하며 국방 로봇을 개발·획득해 자국군에 지급하고 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소형 로봇의 경우 Elbit System과 IMI(Israel Military Industry)사 및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 Israel Aerospace Industries)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방위사업부의 지원 아래 산학연관의 조인트벤처 G-NiUS를 설립해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향후 10년(2014~23)간 국방 지상로봇시장 전망은 다음과 같다. 
전체 국방 로봇은 2020년까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2020년 이후부터 다소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수량도 2017년 이후부터 비교적 늘어날 전망이다. 2020년 이후에는 수량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금액규모가 증가하는 모습이 예상되므로 전체 로봇시장은 기존의 물량위주 저가시장에서 고가시장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기간 중 누적생산금액은 약 16억 달러, 누적 생산량은 1만 3,000대로 예상된다.
한편, 같은 기간 국가별 로봇시장 점유율 순위는 중국, 인도, 러시아가 국방 로봇의 대량생산체제를 구비해 중국이 세계시장의 21%, 인도가 20%, 러시아가 14%. 미국이 10%, 이스라엘이 3%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2) 주요국 정책 및 제도 현황
1) 미국
미국은 2011년 6월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첨단제조파트너십(Advanced Manufacturing Partnership) 계획에 따라 국가로봇계획(National Robotics Initiative)을 추진 중이다. 
국가로봇계획은 로봇의 기초연구 및 개발로부터 제조, 확산까지의 전 주기간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특히, 동 계획에서는 국방 로봇, 원천기술력을 활용한 협업로봇(Co-Robot) 개발에도 중점을 두어 추진 중이다. 아울러 로봇 자문위원회(Robotics Caucus Advisory Committee)를 구성, 6개 분야 로봇 개발 로드맵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국방 로봇 획득 법령을 보면 다음과 같다. 


2000년에 미국의 플로이드 디스펜스 하원의원은 국방 로봇 획득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인 전투장비의 1/3을 국방 로봇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2000년 10월 30일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을 함으로써 법률로서 효력을 발휘하게 됐다. 이를 통해, 사용자 요구에 부합되는 국방 로봇의 소요를 창출하고 경제적·효율적으로 개발이 가능하며 나아가 성공적인 시험평가와 장비 획득에 기여했다.


미 의회에서 2000년에 국방 로봇관련 법령을 제정하자, 국방부에서는 국방 로봇에 대해 전투실험을 통한 소요 기획과 핵심기술 확보, 획득 로드맵 수립, 시험평가계획 수립 등의 후속조치를 실시했다. DARPA(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에서는 특히 지상로봇의 핵심기술인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예하부서인 전술기술실(TTO; Tactical Technology Office)로 하여금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소정의 상금을 내걸고 미국과 전 세계의 산·학·연이 참여하는 Grand Challenge와 Urban Challenge라는 전투실험을 실시해 이 기술을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개발했다. 또한 합참의 합동로봇체계사업실(RSJPO)에서는 미 육군교육사령부의 전투실험 결과와 미래전투체계(Future Combat System) 여단의 국방 로봇 소요, DARPA의 Grand Challenge와 Urban Challenge를 통해 지상로봇의 핵심기술인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한 결과와 해병대의 지상로봇 소요를 참고해 2009년부터 격년제로 향후 10년 동안 지상로봇 획득로드맵을 발간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에서도 합동참모본부와 국방획득기술군수실이 주관이 되어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가 필요로 하는 지상로봇, 해양로봇, 공중로봇을 망라해 2007년부터 격년제로 무인체계 획득로드맵을 발간하고 있다.


미국은 국방 로봇의 성공적인 개발 및 시험평가가 가능하도록 미 육군교육사령부 전투실험 조직과 미 육군 시험평가사령부에 국방 로봇 시험평가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미 육군시험평가사령부는 미 본토, 하와이, 알래스카를 포함한 미 전역의 17개주 29개소에 분포되어 있다. 기타 미국의 국방 로봇(지상로봇) 관련 조직으로는 산·학·연에서 국방 로봇을 잘 개발하도록 예산지원 조직, 기술지원 조직 그리고 육군과 해병대가 공용으로 사용하는 지상로봇 소요기획 전담조직 등이 있다.

 

Big dog Military Robots(사진. wicipedia) 

 

2) 독일
독일은 미국의 경우처럼 국방 로봇 획득과 관련한 법령은 없으나, 제2차 세계대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방 로봇을 포함한 신기술 개발과 시험평가에 대한 정부지도자들의 관심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유럽 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지상 로봇에 관한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2008년에 유럽 최초로 군사 로봇 전시회를 개최했고, 2년마다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0년에 독일 육군보병학교에서 국방 로봇의 소요기획을 위해 개최된 국방 로봇 전투실험시 당시 육군참모총장, 방위기술조달청장, 장군, 언론, 산·학·연 관계자 다수가 참석해 신기술 개발과 시험평가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독일의 국방 로봇 소요기획과 획득 조직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독일 정부는 아프칸전 발발 이후에 국방 로봇을 개발하는 산·학·연이 증가하고, 독일군에서 국방 로봇의 소요가 증대하면서 국방 로봇 소요기획 전담요원을 각군 본부에 편성하고 국방부 군비총국(BWB; Bundesamt für Wehrtechnik und Beschaffung) 예하에 국방로봇 획득 전담조직(Team U5.5)을 편성·운영하고 있다. 육군본부와 국방부 군비총국은 국내외에 산재된 국방 로봇기술 수준을 확인하고 소요를 기획하기 위해 공동으로 2006년부터 격년제로 2010년까지 독일과 유럽의 산·학·연을 대상으로 국제규모의 전투실험을 수행했다.


육군본부 국방 로봇 소요기획 전담요원은 독일 육군이 필요로 하는 차륜형 다목적 전투로봇(감시·정찰·폭발물처리·화생방탐지)과 차륜형 분대급 보급수송용 로봇의 요구성능(ROC)을 2004년에 산·학·연에 제시하고, 2006년부터 격년제로 전투실험을 통해 육군의 요구성능을 육군보병학교에서 전투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한편 국방부 군비총국 예하의 국방 로봇 획득전담요원은 전투실험을 통과한 산·학·연의 국방 로봇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독일 육군본부 예하 ‘육군청의 육군발전부와 전력부’에서는 미래 독일 육군 건설에 필요한 개념발전과 함께 전투실험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 
독일의 경우 국방 로봇을 포함한 신기술을 군에서 획득 시 시험평가는 크게 3차로 구분해 진행된다. 1차는 소요기획을 위해 육군 관련 병과학교 주관하에 전투실험을 수행하고, 2차는 체계개발 단계에서 국방부 군비 총국 예하 각 기능별 시험센터 주관으로 개발시험평가를 수행한다. 끝으로 3차는 개발시험평가 후 육군관련 병과학교 주관하에 야전부대에서 운용 시험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3)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구체적인 국방 로봇 운용 개념을 설정하고 기획단계에서부터 군의 요구 능력에 맞춰서 동일 플랫폼에서 구동방식 및 탑재장비를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까지 전위부대는 무장로봇을, 전투주력은 유인체계로 운용하고, 무인수송대를 운용하는 개념의 로봇운용 교리를 정립함으로써 가장 실질적인 로봇운용 개념과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경우처럼 국방 로봇 획득과 관련한 법령이 없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국방 로봇 획득이 활성화되고 있다. 첫째, 로봇 경쟁 업체끼리도 국가이익을 위해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스라엘 대기업 방산업체인 Elbit System과 IMI사 및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방위사업부의 지원 아래 산·학·연·관의 조인트 벤처 G-NiUS를 설립했다. 동사는 2008년에 국경선 감시 로봇인 Guardium을 개발해 이스라엘군과 텔아비브 공항에 납품했고, 2016년에 다목적 로봇인 Border Protector를 이스라엘군에 납품했다. 

 

국경선 감시 로봇인 Guardium(사진. Flickr)


둘째, 이스라엘의 로봇 개발자들은 저가의 국방 로봇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대부분의 방산 장비와 부품을 국내에서 개발하고 있지만, 오랜 개발 기간과 고가의 개발비용이 소요될 경우는 외국의 상용 장비와 부품을 활용해 군의 사용자 요구인 작전요구성능 충족, 신속 개발, 저가 개발 등을 충족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경선 감시 로봇인 Guardium 개발 시 플랫폼은 이미 산악과 모래 지역에서 신속한 기동이 검증된 미국산 스포츠카를 사용했고, G-NiUS에서는 이를 무인화하고 자국산 센서들을 사용했으며, 자국에 없는 기술은 이스라엘 대학과 협조해 개발을 하고, 소프트웨어는 사용자 요구에 맞게 개발하여 시스템을 통합시켜 단기간에 저가로 개발했다. 


셋째, 이스라엘 로봇 개발자들은 도전정신과 창업정신이 매우 강하다. 이스라엘 공과대학 졸업자들의 80∼90%가 창업에 도전을 하고, 교수의 절반이 투잡을 가질 정도로 도전정신이 뛰어나다.


이스라엘 정부는 1995년 국방부에 무인기과, 지상로봇과, 무인기동과 편성을 승인하고, 이들로 하여금 국방 로봇의 소요기획과 획득을 전담하도록 하고 있다. 지상로봇과에서는 국방 로봇을 개발할 산·학·연을 미리 지정하고, 당해 연도부터 향후 10년간을 대상기간으로 하는 UGV 로드맵을 매년 작성한다.


이스라엘의 국방 로봇 시험평가는 대부분 군훈련장에서 수행하지만, 실전에서의 시험평가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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