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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1세대 로봇 엔지니어에게 듣다 - 엔케이알(주) 김용래 대표이사 "한국 로봇산업, 진정한 강자되려면 로봇 응용기술에 주목!" 김지연 기자입력 2018-12-31 08:46:08

글로벌 로봇제조사 나치후지코시의 한국사무소 소장을 역임했던 김용래 대표이사는 지난 30년 이상 폭 넓은 산업 분야에 제조용 로봇을 적용해왔다. 약 20여 년간 나치후지코시 한국사무소 소장으로서 국내 로봇업계 발전에 이바지해왔던 그는 2018년 12월, 로봇 응용기술 전문 기업 ‘엔케이알(주)(NKR)’의 대표이사로서 지난 30년 간 최전방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며 궁리해왔던 국내 로봇산업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했다. 

 

엔케이알(주) 김용래 대표이사(사진. 로봇기술)

 

김용래 대표이사, 엔케이알(주)로 로봇 인생 제2막 열어

나치후지코시 한국사무소 김용래 소장이 지난 2018년 12월부로 로봇 응용기술 전문 기업 ‘엔케이알(주)(NKR, 이하 엔케이알)’의 대표이사로서 로봇 인생 제2막을 열었다. 그간 후방에서 나치후지코시 국내 파트너들을 묵묵히 지원해왔던 그가 최근 몇 년간 수천 대 단위의 로봇 시스템 구축을 핸들링하면서 본격적으로 비즈니스 최전방에 나선 것이다. 그는 Nachi Korea Robotics를 넘어 Normal Korea Robotics로서 보다 넓은 의미로 로봇에 접근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지닌 바 응용기술로 어떠한 로봇이든 하나의 툴로 활용해 현장에 능숙하게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라
김용래 대표이사는 1980년도 후반 국내에 처음 로봇이 알려지기 시작할 즘부터 로봇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굴지의 스마트폰 제조사 S社 베트남 프로젝트에 수천 대의 로봇을 공급하면서 풍부한 제조용 로봇 설치 노하우를 가진 인물로 꼽히고 있다. 


최근 그는 국내 로봇산업의 역사를 관통해온 관록에서 비롯된 하나의 화두에 집중하고 있다. 바로 한국이 진정한 로봇 강국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김용래 대표이사는 “1980년대 처음 국내에 로봇이 상륙할 때, 우리나라의 로봇 소사이어티는 지식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컸던 반면, 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에서는 미흡했다. 예컨대, 미분과 적분을 이용해 건축물을 만들기보다 문제풀이에 집중한 형국이다. 물론 최근에는 학문적 가치보다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조가 마련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로봇 제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유럽, 일본 등에 비해 기술, 노하우, 제조인프라 등 제반 요소가 열악한 상황을 인지하고, 새로운 로봇산업 성장 모멘텀을 발굴해 산·학·연·관이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비단 일본, 유럽뿐만 아니다. 그는 최근 맹렬한 기세로 추격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미 세계 유수 대학 및 연구소에서 수학(受學)한 중국의 인재들이 창의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선진국과의 기술협업 및 M&A를 통해 하드웨어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미 과거 우리가 알던 과거의 ‘중국제’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치고 나가는 선진국과 몰려오는 중국으로 인해 한국산 로봇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현 상황에 대해 김용래 대표이사는 “현실적으로 우리 로봇산업이 생존하고, 나아가 로봇 강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로봇을 잘 만든다는 인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라며 “로봇을 잘 만드는 것만이 로봇 강국의 요건이 아니다. 로봇산업은 스포츠와 같다. 골을 넣는 공격수가 가장 화려해보이지만, 실제 경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격수와 수비수, 골키퍼가 각자 가장 강력한 강점을 가진 섹터에서 훌륭한 퍼포먼스를 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용래 대표이사기 나치후지코시 한국사무소 소장에서 엔케이알(주) 대표이사로

새로운 로봇 인생을 시작한다(사진. 로봇기술).

 

로봇에 가치를 부여하다
그렇다면 김용래 대표이사가 생각하는 우리 로봇산업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그는 “로봇 제조에 있어 한국은 결코 로봇 강국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면서도 또한 “그러나 한국의 로봇 응용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한국 로봇산업의 발전은 로봇 응용기술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한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로봇업계가 우리나라 인재들을 헤드헌팅하고, 우리나라 기술을 벤치마킹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로봇 응용기술은 10의 가치를 지닌 로봇을 20, 30의 부가가치로 환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나라가 이 로봇 응용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김용래 대표이사의 지론은 지난 몇 년 간 S社 베트남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그는 직접 현장에서 일본, 중국, 베트남의 수많은 로봇 엔지니어들을 만나면서 우리나라의 젊은 로봇엔지니어들만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경쟁력을 발견했다.  
“한국의 로봇 엔지니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프로젝트였다. S社가 명운을 걸고 추진했던 대형 프로젝트에서 한국의 로봇 엔지니어들은 최전방을 지키는 ‘경제전사’로서 손색이 없었다.”라며 “이제는 우리 로봇 소사이어티가 이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엄호하고, 지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왜 한국은 로봇 응용 강국인가
김용래 대표이사는 우리나라가 로봇 응용기술 강국이라고 강조하는 데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귀띔했다.


첫 번째는 시간 싸움에 강하다는 점이다. 100m 단거리 육상 선수들은 0.01초의 빠르고 느림에 의해 승자가 결정된다. 김용래 대표이사는 프로젝트 타임어택을 위해 불철주야 매진하는 한국 로봇 엔지니어들의 명확한 목표의식과 사명감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로봇 시스템에도 공기(工期)가 있다. 특히 IT산업 분야의 경우 기술력은 물론 타이밍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엔드유저가 가을에 양산을 예정하고 있다면 그해 여름 장비 셋업이 완료돼야 한다. 문제는 프로젝트 발주 기간부터 셋업 완료까지의 기간이 한정적이라는 것으로, 로봇 엔지니어들은 육상선수가 0.01초의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젖 먹던 힘을 다하는 것처럼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이런 측면에서, 우리 젊은 로봇 엔지니어들의 활약은 보는 이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정도로 눈부시다. 프로젝트 성공에 대한 그들의 사명감은 중국, 일본 등 해외 로봇 엔지니어들과 확실히 차별화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두 번째로 강조한 우리나라 로봇 응용기술의 강점은 로봇을 ‘숙련공’처럼 운용하는 능력이다. 자동차, 전기·전자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셋업해온 김용래 대표이사는 “한국의 로봇 엔지니어들은 기계 장치에 불과한 로봇을 숙련공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라고 표현했다. 
로봇을 숙련공화(化)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로봇이 대체해야 될 작업에 대한 속성, 해당 공정의 특징 등 핵심요소를 빠르게 캐치하고 정확하게 이해한 뒤 필요한 요소를 파악 및 개발해내는 것이다. 그는 “한국 엔지니어들의 창의력과 빠른 핵심요소 캐치 능력, 그리고 이를 추진하는 행동력은 다른 해외 엔지니어들과 차별화된 강점”이라며 “다수의 한국 엔지니어들은 국방의 의무를 통해 조직문화와 강단을 함양해온다. 목표를 설정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이를 돌파하는 모습은 해외의 젊은 엔지니어들이 쫓을 수 없는 강점”이라고 밝혔다.

 

전기/전자 시장에서 많은 고객들을 만족시켰던 나치후지코시의 소형 다관절로봇 MZ시리즈(사진. 로봇기술)

 

로봇, 응용기술로 새로워지다
김용래 대표이사는 실제로 S社 베트남 프로젝트에서 혁신적인 로봇 응용기술로 고객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동사는 국내 로봇 응용기술의 우수성을 증명했다. 동사는 수천 대의 로봇을 베트남 현장에 셋업하면서 보다 신속하게, 보다 정확하게, 보다 쉽게 로봇을 운용하기 위한 혁신기술들을 선보였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될 기술은 ‘가이던스 프로그램’이다. 방대한 로봇 시스템을 구축할 때, 다수의 엔지니어들이 각각 셋업을 진행하게 되면 작업자마다 기능을 구현한 프로그램들이 달라 프로그램 해독 및 변경, 유지·보수에 지대한 애로가 발생된다. 
이를 위해 김용래 대표이사는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각 공정별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생성하는 방법까지 표준화시킴으로써 실제 시스템을 운용하는 베트남 현지인들도 쉽게 작업을 변경하거나 유지·보수할 수 있는 가이던스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또한 매우 정교한 로봇 티칭을 요구하는 스마트폰 제조 공정을 겨냥해 ‘RTC’ 기능도 개발했다. 대부분의 공정은 숙련된 로봇 작업이 필요한 만큼, 로봇 티칭 및 셋업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로 인해 복수의 장비를 셋업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이 소요되며, 또한 불균일한 퍼포먼스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RTC는 정확하고 정밀하게 티칭된 최초 장비의 프로그램을 2호기, 3호기 등으로 확대 전개할 수 있는 기능으로, 변화 사이클이 잦은 스마트폰 제조 공정에서 특히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다. 전문 작업자 기준 4~5시간이 소요되는 티칭 작업을 30분 이내로 단축시키기 위한 RAC 기술은, 스마트폰과 패드를 이용해 로봇을 캘리브레이션하는 혁신 기능이다. 로봇을 교체할 때 사람이 다시 일일이 티칭할 필요가 없고, 횡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장비 확장이 가능하다. 


이 밖에 별도의 PC 없이 프로그램 상에서 로봇의 궤적을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도 구축했다.
한편 김용래 대표이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굴지의 국내 기업들을 필두로 우리나라의 로봇 응용기술이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엔케이알(주) “한국의 로봇 응용기술력 보여줄 것!”
‘한국은 제조 강국이 아니다. 응용 강국이다.’
이 명제에서 출발한 김용래 대표이사의 견지(見地)는 어느 덧 하나의 로봇관(觀)으로 발전했다. “유저는 좋은 물건을 빠르게 만드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로봇 핵심부품 분야에서부터 뒤선 상황에서 유럽, 일본과 제조 경쟁을 벌이는 것은 어폐가 있다.”라고 입을 연 김용래 대표이사는 “일본은 일본대로, 중국은 중국대로 각각의 강점이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강점을 날카롭게 벼려 세계 로봇산업과 경쟁해야 한다. 특히 로봇을 이용한 단순 자동화가 아닌, 로봇을 예술적인 경지 또는 달인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로봇의 숙련공화 작업에서 우리 로봇산업은 진정한 강자로 거듭날 수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2019년 가을 완공 예정인 엔케이알(주) 천안아산 신공장


그는 엔케이알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준비를 차곡차곡 진행 중이다. 2019년 가을 준공을 목표로 천안아산에 로봇 응용기술 개발을 위한 신공장 구축에 돌입했고, 강남권에 헤드오피스를 마련할 계획이며, 베트남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현지 직원들의 가족들을 초청해 한국관광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여 년간 김용래 대표이사와 함께 해온 나치후지코시 혼마 히로오 회장은 나치후지코시 한국 파트너로서 엔케이알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엔케이알은 나치후지코시 로봇과 더불어 소재, 베어링, 공구, 공작기계, 유압장비 등을 종합적으로 취급할 계획이다.

 

최전방 로봇전사들에 박수를
최근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이 로봇을 제조하고 있다. 서보모터, 드라이버, 감속기, 케이블 등 로봇의 핵심 부품들은 전문화된 많은 기업들이 포진해 있고, 많은 기업들이 이를 소싱해 로봇을 제조한다. 
이 같은 조립 기반 제조는 필연적으로 단가·납기경쟁에서 낭패를 보게 된다. 이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글로벌 기업들이 포진해있고, 일부 국산화됐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핵심부품들을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말단부터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우리 로봇산업이 세계와 어깨를 견주려면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한국 로봇산업의 발전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온 김용래 대표이사는 그 해답을 응용기술에서 찾았다. 본격적으로 로봇산업 전면에 모습을 드러낸 엔케이알은 그 고민의 결과라 할 수 있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이 회사가 걸어갈 길을 바라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듯싶다.
덧붙여, 세계 각지에서 보이지 않는 무형의 로봇기술로 국내 로봇업계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는 최전방의 젊은 엔지니어들에게 국내 로봇 소사이어티가 다시 한 번 그들의 노고를 격려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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