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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Focus] 로봇기업들, 소형 로봇 라인업 강화 나선다 성장하는 소형 수직다관절로봇 시장 김지연 기자입력 2018-06-01 05:37:07

소형 수직다관절로봇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 자동차 부품 조립을 비롯해 일부 시장의 픽 앤 플레이스, 로딩/언로딩 등의 영역에서 사용됐던 저가반하중 로봇들이 전기·전자 시장의 확대 및 엔드유저의 요구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주요 메이커들의 소형 수직다관절로봇을 소개한다.

 

쿠카의 소형로봇 KR아길러스(사진. 쿠카)


형 수직다관절로봇(이하 소형 로봇)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을 필두로 성장해오던 제조용 로봇 분야에 있어 전기·전자 산업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 조립 등 기타 산업에서도 소형 로봇 수요가 발생되고 있지만, 전기·전자 시장의 수요에 비견될 수는 없다. 


2009년도 ABB의 IRB120을 필두로 소형 로봇 메이커와 중·대형 로봇 메이커의 경계가 무너졌던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2007년 애플의 아이폰, 2009년 삼성의 옴니아 등 스마트폰 시장이 개화하던 시점이었다.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등 모바일 산업에서 신시장이 발굴됐고, 최근에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이 OLED로 전환되는 FPD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되면서 소형 로봇 수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모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자동화 기업 대표는 “모바일 디바이스용 OLED 시장을 개척했던 S社의 경우, 기존에 직교좌표로봇 등으로 수행하던 검사 장비에 공정 유연성 및 다용도 활용을 위해 수직다관절로봇 도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기·전자 시장에서 다관절 타입의 소형 로봇을 적용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표한 월드로보틱스 2017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전자 산업에서의 로봇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IFR은 컴퓨터, 라디오, TV, 통신기기, 의료장비, 정밀도, 광학기기 등 전기·전자 산업 분야에서의 로봇 매출이 2013년 이후 크게 증가했으며, 2016년에는 세계 로봇 총 공급량의 31%(91,300대)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2016년 연평균 성장률은 19%로 예측됐다. 주요 원인은 전자 제품 및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배터리, 칩, 디스플레이에 대한 생산을 자동화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으며, 주요 생산 시설은 아시아 국가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 시장의 경우 전기·전자 시장은 로봇 산업에 있어 ‘제2의 시장’으로 불릴 정도로 이 분야에서 호조를 보였다. S社의 6세대 하프컷 OLED 공정에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면서 관련 검사 장비 수요가 증가했고, 더불어 스마트폰 조립 및 검사 시장에서의 소형 로봇 적용이 크게 늘었다.  

 

2014~2016년도 산업별 연간 공급량 추정치

자료. IFR ‘World Robotics 2017’

 

새로운 성장 모멘텀
소형 로봇의 주요 작업은 픽 앤 플레이스, 트레이 팔레타이징, 핸들링, 어셈블리 등이며, 최근에는 라벨링 등의 작업에도 활용된다. 시장 측면에서는 전기·전자 외에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 삼품(三品) 산업에서도 활용이 증가되는 추세이나, 해당 분야의 경우 아직까지 로봇 자동화에 대한 인식의 부재, 스카라 로봇 및 델타 로봇 등 다른 형태의 로봇 도입 등으로 현재 파이가 크지는 않다.


전기·전자 시장에서의 소형 로봇 수요 확대는 국내 메이저 로봇 메이커들의 로봇 판매량을 현격하게 변화시켰다. 그간 국내 수직다관절로봇 시장의 경우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였던 현대중공업지주(구 현대로보틱스)와 한국야스카와전기가 과반 이상의 월등한 점유율(판매 대수 기준)을 확보하면서 타 글로벌 로봇 메이커와 격차를 보였는데, 최근 2~3년 사이에 그 격차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국내 전기·전자 업계에 수천 대 규모의 소형 로봇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해당 프로젝트의 수혜를 입은 로봇 메이커들이 급격하게 세를 불렸기 때문이다. 일례로, 그간 국내 시장에서 1,000대 미만의 판매고를 보였던 한 글로벌 메이커는 전기·전자 시장에서의 수요 확대로 인해 최근 3년 사이 약 두 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전기·전자 시장의 경우 자동차 분야와 달리 아직까지 다양한 메이커들에게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로봇 메이커들은 소형 로봇의 성능 및 기능 강화와 라인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가와사키로보틱스는 최근 가반하중 7㎏의 RS007N/RS007L을 선보이며 R시리즈 소형 라인업을 강화했고, 나치후지코시와 야스카와전기는 가반하중 1㎏ 미만의 초소형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더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채비를 마쳤다. 


소형 로봇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로봇 메이커의 경우, 전략적 협업을 통해 소형 로봇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 현대중공업지주는 독일계 로봇 메이커 쿠카와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자사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은 소형 로봇 분야까지 시장을 확장할 뜻을 밝혔다. 
한편 소형 로봇의 시장 확장을 견인했던 또 다른 요소는 비전 어플리케이션의 발전이다. 비전 시스템의 진보는 소형 로봇이 단순 조립 및 핸들링 시장을 벗어나 검사 작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틀이 됐다. 


나치후지코시는 국내 전기·전자 시장에서 가장 먼저 소형 로봇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2013년 MZ07로 가반하중 7㎏급 소형 로봇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 회사는 세계 수준의 사이클 타임과 우수한 가격경쟁력으로 정평이 나있다. 선도적으로 대규모 소형 로봇 프로젝트에 로봇을 납품하면서 엔드유저의 피드백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이 회사는 최근 시장이 요구하는 다양한 라인업에 더해 비전과의 연동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더욱 강화했다. 


또한 국내에서 최근 브랜드가 알려지고 있는 도시바기계의 경우, 고가의 비전 및 비전 프로그래밍 없이도 로봇-비전 연동 시스템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비전 캘리브레이션 기능을 표준 기능으로 탑재, 다른 메이커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나치후지코시의 MZ04


전기·전자 시장 ‘가성비는 필수!’
소형 로봇 시장의 확대는 주요 로봇 메이커들의 영업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소형 로봇의 경우 프로젝트 단위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일반적인 로봇 시스템보다 가격경쟁력이 중시되는 시장으로, 이 시장에 진입하려는 로봇 메이커들에게 ‘박리다매’는 필수적인 조건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새로 시장에 등장하는 소형 로봇들의 경우 기본적인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국내 로봇 메이커인 로보스타는 가반하중 5㎏ 이하의 6축 소형 로봇을 올해 중 상용화할 계획을 밝혔는데, 오래 전 이미 소형 로봇을 개발했음에도 바로 시장에 런칭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던 당시 글로벌 메이커들 대비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손색이 있었기 때문이다. 로보스타 관계자는 “올해 공개되는 소형 로봇은 충분히 전기·전자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자동화 기업인 델타일렉트로닉스 또한 지난해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였던 페이로드 7㎏급 소형 로봇의 가장 큰 강점을 ‘가성비’로 꼽았다.
한편 국내 로봇 시장의 경우, 자동차 업계의 투자 경색이 진행됨에 따라 소형 로봇 시장을 공략하려는 로봇 메이커들의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기업들이 지속해서 신제품 개발 및 기능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하는 상황으로, 소형 로봇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 진입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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