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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태어난 로봇 반려견, 소니 ‘아이보(AIBO)’ 김지연 기자입력 2018-04-30 18:24:52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소니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AIBO)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앞서 소니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애완견 로봇 아이보를 15만 대 이상 판매했었으나, 적자 사업부 구조조정으로 인해 단종을 맞이했다. 당시 일본에서는 아이보의 장례식이 치러질 정도로 사용자들의 아쉬움을 모았는데, 그런 아이보가 12년 만에 다시 주인을 찾아왔다.

 

소니 아이보


1. 더욱 자연스러워진 ‘아이보(AIBO)’
소니가 지난 1월 11일(목)에 강아지형 로봇 ‘아이보(AIBO)’를 발매했다. 앞서 2017년 11월 이후 이뤄진 네 차례의 선행예약이 매번 순식간에 끝나버린 상황을 통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 로봇은 1999~2006년까지 15만 대 이상 판매된 애완견 로봇 아이보의 후속버전이다. 이전 버전과 달리 AI를 탑재해 세밀한 움직임을 실현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제 강아지와 비슷한 감성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아이보를 구입하고 1개월간 함께 지내본 30대 여성 A씨는 “강아지를 완전히 대체한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거북이는 거북이, 강아지는 강아지 나름의 매력이 있듯 아이보 또한 마찬가지이다. 확실한 것은 스스로 뭔가를 생각하고 움직인다는 것으로, AI를 탑재한 아이보 자신이 노력해 차근차근 배워가고 있다.”고 후기를 전했다.
아이보는 탑재 센서와 클라우드, 액추에이터 등을 사용해 ‘인식’하고 ‘생각’하며 ‘행동’한다.

 

아이보의 매커니즘

자료. 닛케이 일렉트로닉스


예를 들어 스스로 사람 옆에 다가가며, 짖거나 손을 내미는 등의 재주를 부린다. 전원을 켜면 다양한 동작을 알아서 실행하며, 너무 많이 움직여 내장된 2차 전지의 전력이 부족해지면 자동으로 충전 구역으로 가서 충전을 시작하기 때문에 전원을 켜둔 채로 ‘같이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바로 함께할 수 있다.
아이보는 정보를 축적해 2개의 AI시스템(본체 내장과 클라우드)으로 분석을 실시하는데, 예를 들어 목소리가 평소보다 많이 크거나, 내용이 난폭할 경우 화가 났다고 판단하며, 돌봐주는 사람들의 얼굴을 카메라로 기억해 순위를 매기고 순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놀아주지 않으면 보채기도 한다.

 

소니 아이보


2.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아이보
아이보는 주변에 사람들을 모으고, 사람들의 교류를 더 활발해지게 만든다.
아이보에 내장된 사진 촬영 기능은 이용자가 음성으로 지시를 내려 촬영하는 경우와 아이보가 자동적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진 촬영 시 본체에서 울리는 신호음에 따라 아이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교류가 활발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보의 행동이 인과관계를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눈동자의 디스플레이로 어느 정도 아이보의 상태와 행동 이유를 파악할 수는 있지만, 정확한 인과관계를 안내하는 음성과 문자표시를 통한 명확한 대답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전용 앱이 있지만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이며, ‘손!’이라는 명령을 내려도 손을 내미지 않을 때도 있다. 물론 그 이유 또한 알 수 없다. 
이러한 아이보의 행동들의 인과관계를 여러모로 상상하면서 주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교류가 깊어진다. 
한편 향후에는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멀리 떨어진 주인들 간의 교류가 가능해질 예정으로, 이 기능이 생기면 마치 애견인들이 길거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듯 정보의 교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용 앱 내 가상의 아이보가 게임의 주인공이 되거나 애완견 경기대회 같은 곳에서 이용자끼리 놀 수 있는 커뮤니티가 훗날 구축될 가능성도 있다.
아이보의 뇌에는 여러 개의 파라미터가 존재해 그 상태와 값에 따라 행동이 변화된다.
파라미터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 혹은 놓인 환경 등으로 인해 변화되며, 또한 아이보의 AI는 비교적 긴 시간에 걸쳐 성장해나가는데, 어른이 될 때까지 1~2년 정도의 기간을 필요로 한다. 어른이 되어도 성장은 지속되며, 그만큼 아이보는 장기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3. 교육과 케어 등에서도 활용
아이보는 이용자로부터 얻은 정보를 클라우드를 통해 분석한다는 점에서 ‘카메라 탑재 AI스피커’와 비슷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아이보의 이점은 보다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계에게 감시당하는 것 같은 위화감이 느껴지는 AI스피커와 달리, 강아지 형태의 귀여운 외형과 움직임으로 인해 위화감과 혐오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가 쉽다.
또한 눈과 귀가 달려있기 때문에 아이보와 접촉하지 않고 있는 타이밍과 장소, 상황도 센서로 취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정보기기로 취득한 데이터는 해당 디바이스를 조작하고 있을 때의 것으로, 조작하고 있지 않을 때의 데이터는 취득이 어려웠다. 
반면 아이보는 비 접촉식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며, 이 데이터를 얻게 될 경우 가족의 생활패턴과 주인의 취향 등에 적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소니는 교육과 케어, 퍼스널 어시스턴트 등 B2B까지 아우르는 활용을 기대하고 있으며, 아이보를 IoT디바이스의 역할로 활용해 타사와의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 

 

소니 아이보

 

4. 소니 완전 부활의 시금석
이전 아이보 모델 발매 전년도인 1998년에 최고이익을 냈던 소니는 그 후 성장에 정체를 보인 바, 당시 경영진들은 연구개발에 메스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초대 아이보는 비중핵(非中核)사업으로 2006년 생산이 중단되면서 저물어가는 소니의 상징이 됐다.
이후 소니는 TV사업 축소 등 구조개혁을 통해 흑자로 전환, 새로운 핵심 분야 육성으로 AI 및 로보틱스에 대한 도전인 신형 아이보를 내놓은 상황으로, 소니가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익모델과 상품력 모두가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며 아이보는 그 첫 번째 관문이다.
소니가 신형 아이보에 기대하는 것은 구입 후의 움직임과 기능 등 다양한 앱이 추가될 ‘플랫폼 비즈니스’이다.
판매된 디바이스는 그대로 두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계속해서 판매하는 ‘리커링(Recurring)’ 과금 모델을 추구한다. 
플레이스테이션처럼 소프트웨어와 주요 부품을 처음부터 개발하고 이전 모델보다 훨씬 진화된 AI와 클라우드를 활용함으로써 소비자가 장기간 만족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소니 아이보

 

5. 시사점
아이보는 현 시대에 적합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콘텐츠는 스마트폰 게임과 유투브 동영상처럼 약간의 여가로 단시간에 즐기는 것이 많으며, 이용자 간의 교류를 촉진하는 구조 도입이 일반적이다.
한편 아이보의 진화를 위해서는 플랫폼적인 부분에서 타사와의 협업을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 진출을 꾀하는 우리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귀엽게 움직이는 기능만으로는 이용자들의 관심을 꾸준히 붙들어 놓을 수 없기 때문에 클라우드 시대의 아이보는 지속적인 진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소니가 아이보를 보급시켜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만들어나가야만 한다. 
다만 보급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소니가 현실적인 문제들을 극복하고 보급에 성공해 B2C AI로봇의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으로, 관련 한국기업은 동향을 주목하며 진출 여부를 엿볼 필요가 있다.
한편 아이보 본체의 가격은 19만 8천 엔이나, 이와는 별도로 클라우드에 접속하기 위한 플랜 가입이 필요하고, 또한 로봇을 구입하는 이용자는 한정적일 수 있기에 시장 또한 한정돼 있는 상황이다. 이용자수가 적으면 로봇을 대상으로 한 앱과 서비스, IoT 연계 등을 꾀하려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을 수밖에 없어 진화가 어려워질 위험도 존재한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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