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보기

[Monthly Focus] 증가하는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수요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업계, 공격적인 설비투자로 시장 대응 정대상 기자입력 2018-04-09 15:35:25

세계 제조용 로봇 수요가 2020년까지 연평균 15%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와 더불어 서비스 로봇, 협동로봇 등 새로운 로봇 제품군의 성장세가 더해지면서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수요 또한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에서 활약하는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메이커들의 현황을 전한다.

 

삼익HDS가 전시한 하모닉 드라이브 데모

 

로봇에 적용되는 고정밀 감속기를 대표하는 것은 ‘하모닉 드라이브(Harmonic Drive)’이다. 하모닉 드라이브는 RV감속기와 달리 중·소형 로봇 분야에 주로 적용되고 있으며, 동력원인 서보모터의 회전 속도를 감속하고, 토크를 증대시키면서 초정밀 위치제어를 수행한다.


금속의 탄성역학을 이용하는 하모닉 드라이브는 크게 파형발생기(Wave Generator), 플렉스스플라인(Flexspline), 원형 스플라인(Circular Spline) 등 3개의 부품으로 구성된다. 
파형발생기는 박육의 볼베어링과 정현파(Sine)함수로 표현할 수 있는 타원형 캠(Elliptical Cam)으로 구성되며 파형발생기의 형상(Geometrical Shape)은 캠 형상에 의해서 결정되고 일반적으로 입력 축에 연결된다. 또한 박육의 플렉스스플라인은 탄성체의 부품으로 파형발생기에 의해 타원형상으로 탄성 변형되고, 외주에는 치형(Tooth)이 설치되어 일반적으로 출력축에 연결된다. 


파형발생기에 의해 플렉스스플라인이 타원형상으로 변형되면서 타원의 장축 부분에서 원형 스플라인과 치가 맞물리고, 단축 부분에서는 치형이 완전히 떨어지는 방식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탄성이론이 적용됐기 때문에, 탄성변형의 영향을 고려한 설계와, 변형에 따른 플렉스스플라인의 응력 상태 분석이 필수적이다.

 

하모닉 드라이브(사진. 삼익HDS)


스트레인 웨이브 기어의 역사
하모닉 드라이와 같은 형태의 감속기를 ‘스트레인 웨이브 기어(Strain Wave Gear)’라고 한다. 실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하모닉 드라이브란, 기업 명칭이 일반명사화된 것으로서, 이 시장에서 하모닉 드라이브 그룹이 지닌 위상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스트레인 웨이브 기어는 1957년 월튼 뮤서(C. Walton Musser)가 처음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0년 스트레인 웨이브 기어를 생산하던 USM Co.로부터 허가를 받은 일본 하세가와기어웍스가 성공적으로 개선 및 양산에 성공했고, 이후 하세가와기어웍스가 하모닉 드라이브 시스템으로 변경되면서 하모닉 드라이브로 불리기 시작했다.
한편 본문에서는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로 명명한다.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에 목마른 로봇업계
몇 해 전부터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원인은 2016년 중순부터 시작된 S社의 OLED 대규모 투자이다. S社가 6세대 하프컷 OLED 공정 양산에 돌입하면서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시작했고, 투자 열기가 지속됐던 지난해, 액추에이터 전문 기업부터 소형 다관절로봇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글로벌 메이커들까지, 보기 드문 실적 경신을 이룩했다. 서보모터 분야에서 1, 2위를 다투는 미쓰비시와 야스카와의 서보모터 품귀 현상에 대한 풍문도 이 시점에 돌았다.

 

사진. 삼익HDS


로봇 관절부의 핵심 제품인 감속기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로봇기업들이 하모닉 드라이브를 공수하기 위해서는 반년에서 10개월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호황과 더불어 반도체 시장의 호조도 감속기 수요 증가의 한 원인이다. 지난해 메이저 로봇 메이커들은 1㎏ 이하의 초소형 수직다관절로봇을 런칭하거나, 또는 소형 수직다관절로봇 라인업을 보강했다. 반도체 등 전기·전자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주식정보포털 쉐어와이즈는 세계 제조용 로봇 수요가 2020년까지 연평균 15% 증가할 전망이며, 여기에 서비스 로봇과 협동로봇 등이 더해지면 성장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정 고도화에 대한 유저 관심 증가와 이에 따른 로봇 산업의 전반적인 호황, 메이커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협동로봇 분야의 활성화 등의 요소들은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예고했다.

 

국내 고정밀 감속기 업황
하모닉 드라이브가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시장에서 부동의 선두를 지키고 있는 현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유성감속기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일본전산의 계열사인 일본전산심포가 출사표를 던졌고, 국내에서는 에스비비테크와 에스피지, 쎄네스테크놀로지 등이 제품 또는 데모를 공개했다. 


현재 국내 고정밀 로봇용 감속기 시장은 대략 300억 원 미만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제조사는 하모닉 드라이브의 국내 공급사인 삼익HDS와 에스비비테크, 한국일본전산심포 등이며, 에스피지는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마지막 테스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IREX 2017에서 소개된 일본전산심포의 플렉스웨이브


금속의 탄성역학을 이용하는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의 경우, 품질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고속 반복으로 움직이는 로봇에 적용되어 쉽게 파손되고 만다. 하모닉 드라이브 시스템이 유구한 역사동안 이 분야에서 왕좌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오랫동안 점진적으로 관련 기술들을 개발·적용함과 더불어 소재와 가공, 열처리 등 품질을 실현할 수 있는 뿌리산업 기술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변형 가능한 초정밀 볼 베어링 제조, 기어 치형의 가공, 아주 작은 기어치들을 후가공할 수 있는 열처리 능력 등 탄탄한 뿌리산업 인프라가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수년 이상 현장에 적용되며 품질을 검증받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것이 하모닉 드라이브 시스템이 시장 내에서 흔들리지 않는 입지를 지닐 수 있는 이유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하다. 수요 폭발로 인해 하모닉 드라이브의 납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 시점이야말로 시장 공략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특히 하모닉 드라이브 시스템이 2023년까지 감속기 생산능력을 현재의 4배 수준인 37만 개까지 확장할 계획을 밝힌 상황이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의 발걸음은 바쁠 수밖에 없다. 

 

사진. 에스비비테크


시장 성장에 대응하는 감속기 메이커들
미국의 리서치 전문 기업 ‘WinterGreen Research’는 지난해 하모닉 드라이브 시장을 8억 3,800만 달러로 추산했고, 오는 2024년까지 35억 7,000만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감속기의 어플리케이션이 다양화되고,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메이커들은 공격적인 설비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모닉 드라이브 시스템은 일본 나가노현 아즈미노시에 위치한 호타카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계획을 지난 2017년 3월 공시했다. 제조용 로봇 및 반도체 장비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하모닉 드라이브의 생산 능력을 증대시키기 위함이다. 2017년 3월부터 7월까지 약 150억 엔을 투자해 월 생산 66,000개까지 점진적으로 생산 능력을 증가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장기적으로는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2023년까지 감속기 생산능력을 현재의 4배 수준인 월 37만 개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26% CAGR). 미래에셋대우의 권영배 연구원은 “이런 공격적인 증설 계획은 미래 수요에 대한 확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모닉 드라이브 시스템의 고객인 제조용 로봇 업체들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증설이라고 판단된다. 수요 성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라며 “이 회사의 생산설비는 비교적 단시간에 확장될 수 있다. 대규모 장치나 자본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이 회사의 고정자산 가치는 165억 엔 수준인데, 이를 4배로 확장하는 것은 투자 기간 내 영업이익만으로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증설로 인한 재무적 부담은 미미하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전산심포 역시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심포는 올해 4월 나가노현에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공장을 새롭게 가동하고,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증설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회사는 월 2만 개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올 4월부터 가동되는 나가노현 공장을 지속적으로 증설해 2018년까지 월 5만 개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모회사인 일본전산그룹의 필리핀 공장을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생산 시설로 전환하는 작업을 2019년 중순까지 완료함으로써 2019년 중순까지 8만 5천 개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 국산 메이커 중 가장 양산에 근접한 업체는 에스비비테크이다. 개발 이후 적용처를 찾지 못해 두통을 앓았는데, 오랜 품질 개선과 브랜딩을 통해 지난해 유의미한 기술적 성과를 달성했고, 매출 측면에서도 수주량이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수주량이 대폭 증가했다고 밝힌 동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주량에 대비해 생산설비 확충을 위한 장비 발주를 지난해 완료했다. 

 

DAMEX 2017에서 소개된 SPG의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아울러 국내 모터 상장사인 에스피지의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 런칭 소식도 눈에 띈다. 현재 제품 상용화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매출 3천억 원대의 상장회사인 만큼, 투자 여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대상 기자
관련 뉴스
의견나누기 회원로그인
  • 자동등록방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