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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Focus] 짚고 넘어가야 할 2017 로봇 업계 이슈 3가지 '협동로봇, OLED, 감속기' 키워드로 본 2017년 로봇업계 정대상 기자입력 2017-12-11 09:47:41

2017년도 한국 제조업계의 체감경기는 차가웠는데 제조용 로봇 업계는 오히려 뜨거웠다. 2016년 중반부터 국내 로봇 업계라는 아궁이에 불쏘시개가 들어오더니, 올해는 구들장이 뜨끈뜨끈하다. 업계가 활발하니 올해는 큼직한 소식들이 많이 들려왔다. 그중에서도 본지에서는 최근 제조용 로봇 업계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들을 모아봤다.

 

1. 협동로봇

 

1) 2017년, 국산 협동로봇 기술의 시장 적용 본격화

2017년은 지난 해 개발 소식이 들렸던 국내 협동로봇 제조사들이 2017년에는 본격적으로 상용 제품을 들고 나오기 시작한 원년이다. 동시에 한화테크윈과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전쟁 참전은 타 로봇선진국 대비 대기업 참여가 적다는 우리 로봇업계의 애로를 일부나마 해소해준 긍정적인 요소이다. 

 

한화테크윈의 협동로봇 HCR-5(사진. 한화테크윈)


국산 로봇 제조사의 협동로봇이 처음 공식적으로 노출되었던 시점은 2016년이다. 2016년 4월 개최된 SIMTOS 2016에서 오토파워가 옵티(OPTi)를 선보였다. 앞서 이 회사는 2009년 한국기계연구원과 양팔로봇을 연구하며 중공형 감속기와 모터, 엔코더, 브레이크를 개발했는데, 이때 제어기를 제외한 나머지 모듈과 하드웨어 개발 임무를 수행했다. 이 기술이 옵티의 근간이다. 


비슷한 시기에 뉴로메카가 협동로봇 기술력으로 KTB네트워크로부터 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IoT 및 모션 제어 기술력을 원천기술로 확보하고 있는 이 회사는 초도 물량 20대를 완판, 추가 수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포항SCRC를 구축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두 중소기업이 2016년도에 협동로봇으로 관심을 모았다면, 2017년은 한화테크윈과 두산로보틱스가 그간 개발해온 협동로봇을 본격적으로 런칭하며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시작은 한화테크윈이었다. 


2017년 3월 개최된 오토메이션월드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협동로봇을 런칭한 한화테크윈은 올 상반기 로봇 업계의 최대 이슈라 할 수 있다. 전시회 기간 중 진행된 런칭세미나에서는 발 디딜 틈 없는 인파로 좌석이 모자랐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M1509


한화테크윈의 협동로봇 런칭에 국내 로봇 업계 전체가 관심을 보인 이유는 역시 ‘대기업의 로봇 사업 진출’이라는 타이틀이 함께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 네이버의 로봇사업 투자 소식이 미래기술에 대한 장기 투자 성격이 강했다면, 한화테크윈의 로봇사업 진출은 실질적으로 단시간에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고, 시장을 개화시키기 위한 것이기에 업계의 관심은 더욱 뜨거웠다. 여담이지만, 당시 한화테크윈의 협동로봇이 출시되고 나서 공중파 뉴스에서도 협동로봇이 다뤄졌는데, 이는 국내 대중들에게도 협동로봇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한화테크윈의 협동로봇 공식 런칭과 더불어 업계에는 또 다른 대기업의 협동로봇 참전 소식이 들렸다. 바로 두산그룹이다. 두산그룹 자회사인 DRA가 협동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상반기에 들려왔고, 올해 5월 내부 테스트를 거쳐 9월 개최된 2017 로보월드를 통해 두산로보틱스라는 이름으로 공개됐다. 국산 토크센서가 장착된 이 회사의 로봇은 로봇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올 상반기의 주인공이 한화테크윈이었다면, 하반기에는 두산로보틱스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앞서 2005년 10월 말, KT와 SKT가 로봇사업에서도 격돌한다는 내용의 신문기사가 나왔다. 10여년 이상이 지난 지금, 양사는 자사의 통신망 및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전문서비스 로봇 영역에서 같이 시장을 확장해나가는 입장이다. 


2017년에는 한화테크윈과 두산로보틱스가 협동로봇 시장에서 격돌했다. 두 회사 역시 2005년도의 SKT와 KT처럼 로봇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실제로 제조 업계에서 협동로봇이라는 이름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전체적인 시장 확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된다. 이미 제조용 로봇 분야에서 아성을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10대 로봇 제조사들이 대부분 협동로봇 런칭을 알린 상황에서, 올해 로봇사업을 천명한 두 회사의 어깨가 무겁다. 

 

2) 2018년, 제조용 로봇 제조사들 출사표 던져

2016년 첫 국산 협동로봇 등장, 2017년 영향력 있는 두 대기업의 참전에 이어 2018년은 기존 제조용 로봇 분야에서 명성을 얻고 있던 글로벌 로봇 제조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세계적인 안전 센서 전문기업도 협동로봇을 런칭한다는 소식이 있다. 


이미 2015년 ABB의 YuMi와 쿠카로보틱스코리아의 LBR iiwa가 국내 시장에 소개되어 기술적 우위를 증명했지만, 가격적인 부담으로 인해 국내 시장 창출에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화낙의 협동로봇 CR시리즈는 최대 35㎏까지의 페이로드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iREX 2015에서 선보여진 CR-35Ai


그러나 2018년에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국화낙은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고 있는 협동로봇 관련 세부 인증이 윤곽을 드러내는 내년을 기준으로 자사의 CR시리즈를 본격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의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허가하지 않은 협동로봇에 대해 방책과 안전매트를 설치해야 하는데, 내년에는 산업계의 의견이 반영된 보다 세부적인 안전 인증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낙은 저 가반하중부터 최대 페이로드 35㎏까지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1월 개최된 2017 대구국제로봇산업전에서 한국야스카와전기 역시 페이로드 10㎏의 협동로봇 MOTOMAN-HC10을 공개했다. 이미 일본 내에서 판매가 시작되고 있는 이 로봇과 관련해 한국야스카와전기 역시 세부 규정이 마련되는 2018년 본격적으로 런칭한다는 계획이다.

 

2017 대구국제로봇산업전에서 공개된 야스카와의 MOTOMAN-HC10


마찬가지로 올해 11월 NACHI ROBOTICS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공개된 나치후지코시의 CZ10도 내년도 주목해야 될 모델이다. 현재 런칭 시기에 대한 논의는 불분명 하나, MZ시리즈를 통해 자동차와 전자 분야 모두에서 입지를 다진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기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세 일본계 로봇 제조사를 2018년 협동로봇 시장에서 주목해야 되는 이유는, 유럽계 로봇 제조사 대비 가격적인 강점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현 시점에서 아직까지 국내 협동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제조사는 유니버설로봇이다. 그 이유에는 시스템 파트너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 수준, 탄탄한 레퍼런스 등이 있다.

 

나치후지코시의 CZ10(사진. Nachi Korea Robot)


마찬가지로 내년 공세를 준비 중인 화낙의 CR 시리즈나 MOTOMAN-HC10 모두 사용하는 엔드유저의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대를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나치후지코시의 CZ10 역시 그간 나치후지코시의 판매 정책을 살펴보면 합리적인 가격대를 실현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협동로봇은 아니지만 기존 제조용 로봇 분야에서 쌓아온 역사와 레퍼런스로 기술력을 검증받았고, 국내 시장에서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한편 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과 현대로보틱스 등도 협동로봇 시장 진출을 선포한 상황으로, 2018년은 더욱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2. OLED

 

1) 2017년, OLED 특수 “올해도 여전”

국내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글로벌 제조용 로봇 제조사들의 판매 실적을 물어보면, 거의 모든 제조사들이 로봇 판매 대수가 증가했다고 답한다. 한 일본계 로봇 제조사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로봇 수주량이 많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가 최대 케파로 로봇을 생산해도 수주를 따라가지 못해 B라는 회사로 물량이 이전되는 식이다”라며 바쁜 한 해를 보냈음을 밝혔다. 


국내의 경우 눈에 띄는 산업은 OLED 분야다. 삼성이 6세대 하프컷 OLED 공정 양산에 돌입하면서 지난 2016년 7월부터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시작했고, 특수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직교좌표로봇의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국내 20여 개의 액추에이터 제조사들이 밤낮 없이 조업했고, LM가이드와 모터의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국내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던 미쓰비시와 야스카와의 서보모터를 대신할 제품을 찾는 움직임도 있었다. 업계에서는 “창고 밑바닥까지 긁어 물량을 맞춰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2) 2018년, LG 중·소형 OLED 양산 돌입

지금까지 중·소형 OLED 패널 분야가 삼성 독주 구도였다면, 내년에는 LG가 이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현재 LG는 내년 중 P9 라인에서 OLED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데, 부가가치가 낮은 P4 LCD 라인을 폐쇄, 설비를 매각하고, P9에서는 8세대 하프 LCD와 중소형 OLED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일부 OLED 장비 업체들이 P9라인에 들어간 상황이다. 

 

삼익THK의 6세대급 패널 이송 로봇


기존에 대형 OLED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던 LG지만, 전체 OLED 시장의 5%에 불과한 시장의 협소함과, OLED 패널이 적용된 제품의 교체 주기를 생각하면 중·소형 OLED 투자를 미룰 수는 없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국내 대기업과 공동으로 6세대 하프컷 양산용 OLED 증착 장비를 개발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선익시스템이 LG OLED 투자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만큼, 내년 가동될 LG OLED 라인 역시 삼성과 동일한 6세대 하프컷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2017 대구국제기계전에서 삼익THK가 6세대 하프컷 공정 패널 이송 로봇을 제작, 공개한 것 역시 향후 추가 수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제 막 OLED 투자를 시작한 LG와, 공정 개선을 통해 패널 세대를 늘리는 형식으로 생산량을 가속화하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향후 잠재 수요를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전자 산업 특수는 자동차 산업과 달리 지속적인 수요가 아니지만, 2018년 역시 OLED 산업이 불어 넣은 활기는 로봇 업계를 따뜻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3. 고정밀 감속기

 

1) 2017년, 수요 확대로 인한 감속기 파동

OLED 특수를 비롯해, 전기/전자 업계의 활황에 힘입어 오랜만에 로봇 업계가 북적거리고 있고, 올 한해 글로벌 로봇 제조사들은 대부분 생산량을 웃도는 수주량에 기쁜 비명을 질렀지만, 특수 수혜를 입지 못한 로봇 기업들은 오히려 핵심 부품 공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로봇 업계의 활황은 로봇 핵심 부품 업계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로봇 관절부 핵심 부품인 감속기도 마찬가지다. 모 로봇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반하중 로봇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고정밀 감속기 하모닉 드라이브를 현재 국내에서 발주하면 반 년 이상 기다려야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HDS와 연간 계약을 진행해온 일본기업들의 경우에는 상황이 좀 낫다고는 하지만, 하모닉 드라이브를 생산하고 있는 HDS 역시 이미 자체 케파의 3배나 되는 생산량으로 물량에 대응하는 상황이라 당분간 공급 부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꿔 말하자면, 후발주자들에게는 기회라는 의미이다.

 

HDS의 하모닉 드라이브는 로봇용 고정밀 감속기를 대표한다(사진. HDS홈페이지).


현재 HDS 외에 고정밀 감속기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들도 일부 있다. 국내에는 SBB테크가 대표적이고, 쎄네스테크놀로지 역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모터 상장사인 SPC 역시 과거 이 분야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해성굿쓰리의 기술력을 흡수, 현재 완성 단계 제품에 대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금속의 탄성역학을 이용하는 고정밀 감속기의 경우, 품질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고속·반복으로 움직이는 로봇에 적용되어 쉽게 파손된다. HDS가 유구한 역사동안 이 분야에서 왕좌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소재와 가공, 열처리 등 품질을 실현할 수 있는 뿌리 산업 기술력에 비결이 있다. 스펙을 구현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뿌리 산업의 열위에 의해 품질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국내 부품 업계의 한계이다. 일부 국산 제품들이 개발을 완료하고도 상용화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니덱그룹(일본전산)의 계열사인 심포가 고정밀 감속기를 개발, 제품화에 성공했다. 유성감속기 등 이미 감속기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 왔던 일본 심포의 개발 소식에 일부 로봇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일본계 글로벌 기계 제조사 관계자는 “이미 소형 단위 라인업에는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15 동경국제로봇대전(iREX 2015)에서 공개되었던 심포의 고정밀 감속기

 

2) 2018년, 여전한 HDS의 아성, 틈새시장 찾기에는 ‘적기’

감속기 분야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고정밀 감속기 시장은 대략 3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귀띔했다. 사실 상 대기업이 뛰어들기에는 무리가 있는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나라 정책은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부품 산업에 대기업이 뛰어들 것’이라는 낙관적인 입장이다. 


고정밀 감속기 관련 정부과제는 이 분야에 진입한 국내 기업들의 갈증을 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미 2012년 국내기업이 국산화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지원이 미비한 상황에서 또 다른 일본계 기업이 위협적으로 등장했다. 

 

최근 고정밀 감속기 개발을 완료하고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SPG


현재 다양한 산업군에서 패러다임이 변화되며 로봇 제조사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고정밀 감속기 전쟁은 OLED와 같이 결국 몇 년이면 다시 잠잠해질 특수가 지난 후, 그때부터 본격화될 것이다. 오는 2018년은 이미 개발을 완료한 국내 업체들이 내구성을 잡고 본격적인 양산을 진행하게 될지, 또는 새롭게 등장한 심포가 얼마나 활약할지를 판가름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수요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제조사는 많아졌다. 자타공인 세계 1등의 업체와 견줄 업체가 한국에서 생기나 했는데, 또 다른 일본계 제조사가 강력한 경쟁사로 떠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다시금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국내 최초로 고정밀 감속기를 개발한 SBB테크


부품과 소재 분야는 단기간에, 또한 어중간한 투자로는 성공하기 힘든 분야다. 우수한 소재를 확보해야 하고, 이 소재를 가공하기 위한 노하우를 축적해야 하며, 완벽한 소재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고가의 장비도 필요하다. 대기업이 뛰어들기에는 ROI가 나쁘고, 중소기업이 혼자서 하기에는 버겁다. 올해 로봇인의 밤 행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과 박동일 과장이 이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을 지속할 뜻을 전했지만, 이 기조가 단지 5년, 10년 단기로 지속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페이즈에 접어드는 이 고정밀 감속기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정부의 방관이 이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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