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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특집] 초고속 픽 앤 플레이스 작업을 위한 제안 델타로봇 픽 앤 플레이스 공정 자동화를 위한 팁 - 델타로봇 정대상 기자입력 2017-10-15 15:49:45

델타로봇이 국내 로봇 시장에서 차지하는 포지션은 매우 작지만, 반면 시장의 포텐셜이 높아 많은 로봇메이커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지난 2010년 상반기에 델타로봇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정도로 다수의 메이커들이 등장하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델타로봇 전문 시스템 파트너의 부재 등으로 아직까지 시장이 대규모로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삼품 산업계를 필두로 점차 델타로봇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병렬 링크 구조를 채택하고 있는 델타로봇은 ‘고속’을 대표하는 로봇이다. 패러렐 로봇, 스파이더 로봇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조인트 또는 슬라이드 웨이의 운동 오차가 누적되지 않기 때문에 반복 위치 결정 정도가 높고, 강성은 낮은 편이다.

통상적으로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 삼품(三品) 산업에서 패키징을 위한 픽 앤 플레이스 작업 등에 특히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태양광 패널 및 디스플레이 패널 반송 등의 분야에서도 일부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델타로봇 시장은 2011년 87대 규모에서 2016년 406대 규모까지 성장했다. 연간 약 1만 대가량의 수요가 있는 다관절로봇 시장과 비교했을 때 매우 작은 양이긴 하지만, 2011~2016년 성장률을 퍼센테이지로 따져본다면 +36%에 달한다.

 

2011~2016년 국내 델타로봇 판매 대수

자료. 국제로봇연맹(IFR)

 

델타로봇 발전사

지난 2010년 상반기 국내 로봇업계의 핫이슈는 단연 델타로봇 춘추전국시대의 막이 올랐다는 점이다.

 

델타로봇을 처음 고안하고, 특허를 보유했던 인물은 스위스 로잔공과대학의 Reymond Clavel 교수로, 그는 현재의 델타로봇과 거의 유사한 3개의 링크축과 1개의 회전축을 이용한 4축 병렬링크 구조의 로봇을 1980년대 초 처음 고안했다. 이후 1990년 미국에서, 1991년 유럽에서 특허를 인정받으면서 미국, 캐나다, 일본 및 서유럽 국가들로부터 모두 공식적으로 보호를 받게 됐다.

 

 

Reymond 교수의 델타로봇을 처음 상용화하는데 성공한 회사는 1983년 설립된 Demaurex이다. 이 회사는 1987년 델타로봇 생산 라이선스를 취득한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에 돌입했고, 대략 500여대의 델타로봇을 출시하는 등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이 회사는 1996년 로잔공대로부터 정식으로 델타로봇에 대한 특허권을 매입하게 되는데, 사실 로잔공대는 이 회사에 특허권을 판매하기 전 이미 다른 업체 한 군데에도 라이선스를 판매한 상황이었다. 바로 거대 다국적 기업 ABB에 델타로봇 라이선스를 판매한 스웨덴의 Elekta이다.

 

 

1998년 ABB의 델타로봇 시장 출범에 위기를 느낀 Demaurex는 ABB와의 경쟁을 위해 스위스 SIC PACK과 파트너십을 구축, 1990년대 후반부터 델타로봇 시장은 ABB와 BOSCH SIG가 양분하게 됐고, 이후 2008년도에 관련 특허가 해제되며 세계 델타로봇 시장은 경쟁 구도에 돌입하게 됐다.

 

한편 일본에서는 1992년 일본 로봇학회지를 통해 병렬 메커니즘에 대한 특집이 처음 다뤄졌고, 이후 병렬 메커니즘이 일본의 로봇 학계 및 업계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여러 업체들의 프로토타입 제작 시도에도 불구하고 실제 상용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후 히타치세이키가 일본 내에서 안정화된 식품 시장을 타깃으로 델타로봇 제조판매권을 획득, 판매했는데 이것이 일본 내 델타로봇 비즈니스의 시작이었다.

일본계 델타로봇의 대표주자인 화낙은 이미 1998년부터 직동형 병렬 메커니즘 로봇 F100i, F200i를 상품화했다. 초기에는 스폿 대상물을 고정하는 지그로 사용되었고, 이후 2009년 소형 4/6축, 대형4/6축의 4개 초고속 델타로봇을 출시하며 ‘겐코츠 로봇’의 시작을 알렸다.

 

 

이와 같은 역사 속에서 2010년 초반, 국내에서는 로픽, 오토파워 등의 업체가 선도적으로 델타로봇을 개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고, 이후 로보스타, 다사로봇(現 DST로봇), 델타테크, 라온테크, NT로봇 등 다수의 업체들이 델타로봇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으며, 몇 해 전부터 아진엑스텍 등 모션 컨트롤 업체들이 델타로봇 전용 컨트롤러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보모터 및 드라이버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던 하이젠모터가 델타로봇을 개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델타로봇 시장 현황

초기 델타로봇 붐이 일었을 때 업계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지적했던 부분이 SI 생태계의 부재였다. 수직다관절로봇 등과 비교했을 때 로봇 자체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국내에서도 다수의 로봇기업들이 개발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의 역사가 짧아 로봇 보급을 위한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았다. 델타로봇 SI에 대한 인프라 부재와 경험 부족은 실제로 다수의 델타로봇 제조사들이 고배를 마신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제조사 로픽의 성공은 의미가 있다. 이 회사는 델타로봇과 더불어 식품 라인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로봇 SI까지 함께 제공함으로써 국내 전체 델타로봇 판매량 중 대략 15%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외산 업체 중에서는 화낙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화낙의 겐코츠 로봇은 2010년 전후로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여졌으며, 한국화낙의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시장 내에서 입지를 다져갔다. 이후 태양광 패널 반송 특수 등의 호재와 다축·대형 모델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을 기반으로 몇 해 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델타로봇 기술 동향

델타로봇 분야의 기술적 이슈는 다축화, 고페이로드, 사용자 편의성 등이다.

델타로봇은 기본적으로 3~4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화낙의 사례와 같이 6축까지 확장된 델타로봇도 존재한다. 고자유도 델타로봇의 경우 현재 화낙의 겐코츠 로봇이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화낙 6축 겐코츠 로봇의 경우 픽 앤 플레이스와 더불어 조립 작업까지 가능하다. 실제로 화낙은 국내 산업 전시회에 참가할 때 무작위로 눕혀져 있는 샴푸를 집어 전·후방을 구분해 세워 정렬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시연하는 등 다축 델타로봇의 강점을 알리고 있다. 덧붙여 페이로드 역시 12㎏의 고중량물까지 대응이 가능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다.

 

한편 델타로봇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ABB 역시 5축 이상, 10㎏급의 다축 고페이로드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관계자는 “다축 고페이로드 델타모델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과거에는 정형화된 공정이 많았는데, 새로운 공정을 시도하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한편 로봇 자체의 퍼포먼스가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메이저 델타로봇 메이커들의 경우,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ABB의 경우 델타로봇 시스템에 필수라 할 수 있는 비전과 컨베이어 동기를 솔루션화함으로써, 복잡한 프로그램 없이도 무작위로 유입되는 제품들을 넘버링해 순서대로 핸들링할 수 있고, 또한 전문 엔지니어가 아닌 사용자 수준에서 충분히 로봇을 조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이 외에도 사람과 협업을 위한 안전 솔루션, 로봇에 이상이 발생하기 전에 능동적으로 예방보전하기 위한 솔루션 등 유저의 요구를 반영한 솔루션들을 다수 구비하고 있다.

 

 

택타임을 생각한다면 ‘델타로봇’

델타로봇 메이커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부분은 ‘픽 앤 플레이스 공정의 궁극적인 고도화를 생각하면 델타로봇이 정답’이라는 점이다. 한 델타로봇 메이커 관계자는 “한, 두 대의 로봇으로 대응이 가능한 픽 앤 플레이스 공정은 애초에 델타로봇이 적합한 시장이 아니다. 무작위로 다량의 제품이 컨베이어 상에서 이송되는 분야일수록 델타로봇은 더욱 큰 강점을 보여준다. 식품 분야에서 델타로봇이 압도적으로 강점을 보여주는 이유는 분당 150개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초고속 택타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라며 “결국 픽 앤 플레이스 공정에 있어, 동일한 공간 대비 택타임이 고려되는 수준까지 공정이 고도화된다면 델타로봇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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