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보기

로봇이 생산성, 고용,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下) 이성운 기자입력 2017-08-28 13:14:56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은 최근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행한 ‘로봇이 생산성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The Impact of Robots on Productivity, Employment and Jobs)’ 보고서를 전문 번역해 ‘Robot Issue Brief(RIB)’ 발행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 도입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고용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차
1. 서론
2. IFR의 의견 요약
3. 로봇, 생산력, 경쟁 그리고 성장
4. 로봇, 자동화 그리고 고용
5. 수축하는 중간층
6. 산업 분야 및 직업에 대한 자동화의 영향
7. 윤곽을 드러내는 긍정적 결과
8. 결론

 

 

수축하는 중간층
최근 산업 구조에서는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임금 침체로 인해 중숙련 노동자 계층 및 중산층 일자리의 감소 추세가 정형화되고 있다.
경제학자인 Maarten Goos, Alan Manning 그리고 Anna Salomons가 1993~2010년 사이에 나타난 OECD 국가 표본의 노동시장 양극화에 관해 연구한 결과, 중숙련 노동자의 근무 시간이 5~15% 감소했다. 그러나 중숙련 노동자 및 중산층이 분포된 직종과 관련 기술 수준은 매우 광범위하다. 더욱이 중간 계층의 일자리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는 있지만, 인력 공급이 노동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분야도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Holzer는, 지금까지 높은 기술 수준을 요하지 않았던 비숙련 일자리에 불어 닥친 기술요구 현상처럼 건강관리, 기계설비·유지보수 등 일부 서비스 산업의 중간 기술직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고용주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정도까지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자동화에 많은 투자를 해왔던 제조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PwC가 조사한 미국 제조 업체의 60%는 이미 기술 부족이 있거나 향후 3년 이내에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Goos, Manning 그리고 Salomons의 연구에서는 고숙련 노동이 저숙련 노동보다 훨씬 높은 이익을 창출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때, 자동화는 고숙련 노동구조로 전환하는 핵심 원인이다.
예를 들어, 베센(Bessen)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종에서 일자리가 빠르게 성장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경제학자인 Guy Michaels, Ashwini Natraj 그리고 John Van Reenen은 ICT 사용증가와 고학력 근로자 수요 사이의 양적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이러한 고숙련 노동자의 대다수는 임금 프리미엄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딜로이트(Deloitte)는 영국 내 저숙련 직종을 대체하는 고숙련 일자리에 대한 임금으로, 한해 평균
10,000파운드가 더 지출돼 영국의 경제 성장에 1,400억 파운드 상당의 금액이 추가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제프리 린(Jeffrey Lin)은 ‘새로운 일자리(New Work, 미국 Census Bureau 분류에 새롭게 추가된 일자리, 그 중 다수가 기술 관련 직종)’ 종사자의 임금이 기존 종사자 대비 30%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른 연구에서는 임금 정체를 야기하는 자동화와 무관한 다양한 요인들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이는 고소득 일자리보다 낮은 수준의 일자리에서 더 심각한 모습을 보인다. 최근 경기 침체라는 분명한 영향 외에도, 전문가들은 제로아워 계약(Zero-hours Contracts), 긱 경제(Gig Economy) 그리고 임금에 대한 노동조합 참여율 감소와 같은 새로운 근로 협약의 영향을 지적한다.
한편, 전통적으로 중숙련 직종에 집중되었던 일자리가 구조적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이는 적정 기술 수준을 확보한 이들에게는 긍정적인 기회로 다가온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적정 수준의 기술 역량을 가진 직원은 부족하고, 더욱이 구조적 문제로 인해 저숙련 노동계층과 중숙련 계층 내(內) 상대적 하위 집단의 임금을 낮춰야 하는 ‘하향 압력(Downward Pressure)’이 발생되어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에 대한 자동화의 영향과 사회보장기금의 결과에 대한 우려로 인해, 최근 여러 분기에 걸쳐 ‘로봇세(Robot Tax)’ 도입 관련 요청이 있었다. 이 주장은 위에서 설명한, 고용 및 임금 개선의 복잡하고 체계적인 본질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다. 로봇세는 무역, 공급망의 세계화, 인구 통계,그리고 직업 및 임금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용 계약의 성격 변화와 같은 요소들은 다루고 있지 않다.

 


로봇 기술이 고용 및 임금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모두를 고려할 때, IFR은 로봇세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로봇세는 로봇에 대한 핵심 투자를 막아,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세금은 이익을 창출하는 수단이 아니라 이익 그 자체에 부과되어야 한다. 유럽 의회(European Parliament)는 이러한 의견에 동조해,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로봇세 관련 법안발의 요청안건을 부결했다.
물론, 정부는 많은 구조적 요소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수익 창출 방법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쟁력을 높이며, 대체되는 일자리보다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종사자로 하여금 기술적·경제적 성장의 기회를 부여하는 산업 분야에 대한 자본 투자에 있어 과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산업 분야 및 직업에 대한 자동화의 영향
종합적으로, 로봇 공학을 비롯한 자동화 분야는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영향의 정도는 분야, 직종 그리고 기술 수준에 따라 상이하다. 이와 관련해 공개된 수많은 논의에서의 주요 논점은 특정 작업이 자동화의 결과로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대한 것이었다.
최근 분석 자료에서는 일자리보다 과업의 관점에서 자동화를 접근해 나가며, 그 뉘앙스에 차이를 둔다. 이 분석에 따르면, 완전한 자동화가 가능한 일자리는 총 일자리의 10% 미만이며, 과업 내 잠재적 자동화 수준은 직종 및 산업 특성에 따라 매우 다르다. 또한 맥킨지(McKinsey)가 언급했듯이 자동화되어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산업 변화에 맞게 변모하는 일자리가 더 많을 것이다.

 

 

IFR의 기존 입장에 근거해 우리는 로봇과 인간이 각자 최적의 위치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게끔, 함께 일하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회사 내 직원들은 전사(全社)적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현장 과업 환경의 질적 개선을 위해 로봇과 협업하며 긍정적 효과를 누릴 것이다.
이로써 그들이 전사적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일하면서 수반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방지할 수 있다.
경제학자인 David Autor는 자동화 및 전산화가 작업 프로세스의 일부 단계를 보다 안정화시키거나, 저비용으로 혹은 더 빠르게 수행하도록 만들면, 생산 체인에 남아 있는 인적 관계망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경제학자인 James Bessen은 1990년대 미국 내에서 ATM 기계가 도입되어, 이론적으로는 기계가 사람을 대체했으나, 은행원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개별 은행 지점은 지점 당 출납원 수를 줄이긴 했지만,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지점을 개설했으며, 이 가운데 창구 업무는 고객응대 분야 중 상대적 고부가가치(High-value) 과업에 집중하도록 변모되었다.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동화가 비록 고용을 감소시키고, 국민 소득에서 노동의 비율을 줄이는 경향이 있을 수 있으나, 더 복잡한 과업의 창출은 그 반대 효과를 내며, 이러한 혁신의 두 유형은 모두 경제 성장에 기여한다. 합리적인 조건 하에서 두 유형의 혁신이 양립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균형적인 성장 방법은 존재한다.
또한 중요한 것은, 특정 분야에서 노동력이 감소하는 현상이 곧 총체적 일자리 손실을 의미한다고, 기계적으로 간주해 버릴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특정 산업이나 일자리의 손실이 다른 분야의 이익과 균형을 이루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Bessen은 지금까지 제조업·서비스업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창출된 새로운 일자리가 1990년 미국 노동력의 약 40%의 수준을 차지했다가, 현재 2% 미만으로 감소한 농업 등의 분야에서 손실된 일자리를 대체했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회원사(社)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로봇 기술이 건축 및 엔지니어링 직업 계열 고용성장의 강력한 동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윤곽을 드러내는 긍정적 결과
노동시장 역학(Labor Market Dynamics)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은 복잡한 분야이며, 인과관계와 예측 동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적 정확성만을 가지고서는 불가능하다.

자동화가 어떤 과업, 일자리, 산업에 가장 막대하게 영향을 미칠지 전문가 의견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 로봇공학 및 자동화가 주도한 고숙련·고소득 기회에서 이익을 향유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기반을 현재와 미래의 인력에게 필수적으로 제공해야한다는 것에는 공통된 견해를 보인다.
동시에 기술주도 혁신(Te ch nolog y-d r iven Innovation)에 의해 간접적으로 창출되는 저숙련 일자리 기회에 대해서도 좀 더 명확한 방안이 구상될 필요가 있다. 어떤 이유로든 직무 변경을 위해 기술적으로 향상되는 것이 불가능한 일부 저숙련 노동자를 위해 분명히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자동화가 제공하는 기회로부터 이익을 얻기 위해 현재 및 미래 세대의 근로자를 준비시키는 임무는 정부와 민간 모두에 해당된다. 먼저 인적 자원들의 기술 향상 및 재교육을 위해 정부는 정책과 인센티브 및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한편, 민간 기업에서는 기술 훈련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Manpower Inc.의 혁신 및 노동 솔루션(Innovation & Workforce Solutions, Manpower Inc.) 선임 부사장인 타미 존스(Tammy Johns)는 아스펜 연구소(Aspen Institute)의 정보기술 원탁회의(Roundtable on Information Technology)에서 경력관리가 점진적으로 고용주에게 아웃소싱되고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즉, 이전에는 개인의 역량개발 혹은 경력관리가 개별적으로 이뤄졌다면, 기술 교육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기업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변모하면서, 경력관리의 주체가 고용주로 점점 넘어가고 있다는의미이다.


결론
미래 고용과 일자리에 대한 우려는 광범위한 논쟁과 정책적 변화를 야기한다. 로봇 및 자동화는 그 자체의 실제 역할보다는 ‘일자리 킬러’로서 과장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에 기반을 둔 주장이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로봇은 노동을 대체하기보다는 이를 보강하고 증진해 작업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과업을 수행하는 종사자들의 임금을 인상시킨다.
인구통계학적인 변화(저출산,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변화,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지 않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의 기술 혁신에 대한 관심,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기술 혁신주기의 중심에 살고 있다는 사실 모두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음을 방증(傍證)한다.

로봇 관련 연구에서, 로봇기반 생산성 향상은 14년 동안 총 GDP 성장의 10%를 차지했는데, 이는 이전 산업 혁명에서 증기기술 등이 보여준 생산성 향상 기여도와 일치한다. 또한 본 연구는 향후 50년 동안 자동화기반의 생산성 향상 수치가 매년 최대 1.4%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중숙련 노동자 그리고 중산층의 일자리 감소와 임금 불평등 심화에 대한 우려는 정당하다. 하지만, 그것을 마냥 자동화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자동화가 고숙련 및 고소득 노동력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것은 확실히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반면, 저숙련 및 저소득 노동력에 대한 영향은 그보다 불분명하다.
사실 임금 침체는 임금을 낮추고 기술 훈련에 대한 고용주의 투자를 저해하는 고용 여건 같은 구조적 문제에 더 많이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로봇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저숙련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는 없으며, 더욱이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해결할 수도 없다.
로봇 및 자동화는 생산성 향상, 국가 경쟁력 및 품질 제고, 그리고 업무 보상에 대한 엄청난 잠재력으로 미래의 변화된 업무방식을 점차 실현해 나갈 것이다. 정부와 기업 모두는 개인, 기업, 국가가 이러한 기술 진보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이는 곧 로봇 공학 연구 및 개발에 대한 투자와 가장 중요한 교육, 즉, 기존 혹은 미래의 일자리 종사자들을 위한 교육 및 기술 재교육 제공을 의미한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www.kiria.org 

이성운 기자
로봇시대의 글로벌 리더를 만드는 로봇기술 뉴스레터 받기
전문보기
관련 뉴스
의견나누기 회원로그인
  • 자동등록방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