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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보급형 협동로봇의 등장, (주)민트로봇의 ‘MR-6’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다 쉬운 로봇을 제공하기 위해… 이성운 기자입력 2017-09-12 10:46:09

기존 협동로봇 보다 2배 이상 저렴한 로봇이 출시된다면, 제조업체들의 로봇 도입은 더욱 긍정적으로 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협동로봇을 개발·제작하는 스타트업 ‘민트로봇’은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보급형 협동로봇 ‘MR-6’를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에 본지는 민트로봇을 찾아 MR-6에 대해 알아보았다.

 

▲ (주)민트로봇 강형석 대표이사

 

흔히 로봇은 융합기술이라 말한다. 이 말처럼 로봇은 소프트웨어, 제어기술, 전자회로, 기계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력이 한데 모인 기술의 집합체이다. 또한 최첨단 신기술도 집약돼 있기에, 로봇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로봇 시장에서 대다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용 로봇은 최근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타고 많은 제조업체에 설치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실질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인해 로봇 도입을 고민하는 업체들이 상당수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러한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 관절 모듈 ‘할로인트(Holloint)’와 협동로봇 ‘MR-6’를 개발·제작하는 (주)민트로봇(이하 민트로봇)은 기존 협동로봇 보다 2배 이상 저렴한 제품을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다.

 

“저렴한 로봇이 시장에는 필요하다”
민트로봇은 2년 전, ‘시장에 저렴한 로봇을 공급하겠다’는 이념 하나로 서울시립대학교 연구실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이 만든 저가의 협동로봇에 대해 듣게 된다면, 대다수의 로봇업계 종사자들은 성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민트로봇에서 제작한 MR-6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고가의 협동로봇보다 성능이 뛰어나지 않다. 애초에 저가의 보급형 모델에 포커스를 맞춰 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성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민트로봇의 강형석 대표이사는 “창업 전, 장난감 수준이 아닌 실제 생활에서 활용이 가능한 성능의 로봇을 사용 해보고 싶은데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 때문에 사용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로봇을 직접 저렴하게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창업하게 됐다”며 민트로봇의 시작을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시작은 모바일 매니퓰레이터이었다. 모바일 매니퓰레이터가 고가인 원인을 추적해 보니 매니퓰레이터 부분의 관절에 적용되는 감속기와 모터 등의 요소 부품이 비싸서였다. 결국,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로봇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보급형 로봇 관절 모듈 할로인트와 할로인트를 사용한 협동로봇 MR-6를 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 병렬구조를 채택한 로봇 관절 모듈 ‘Holloint’

 

기존 부품을 대체하기 위한 지속적인 기술 개발
민트로봇은 다관절 로봇의 가격을 높이는 주요 요소 부품인 감속기와 모터를 대체하면서도 비슷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첫 번째는 중공모터였다. 중공모터는 다관절 로봇 구동에 필요한 각종 케이블을 내장하기 위해,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는 모터이다. 민트로봇은 동그란 4개의 모터를 합치면 생기는 가운데 빈 공간을 활용한 병렬구동 방법으로 중공모터를 대체했다. 일반적으로 6축 다관절 로봇에는 6개의 모터가 들어가지만 MR-6에는 24개의 모터가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이 방법은 단점도 존재한다. 복수개의 모터를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잉여공간으로 인해 부피 대비 출력이 낮아지며, 제어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 이에 민트로봇은 모터를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엔코더(Encoder)를 직접 생산해 제어 문제를 해결했다.
두 번째로 민트로봇은 감속기 또한 자체 제작했다. 기존에 로봇 분야에서 사용되던 하이엔드급 감속기인 하모닉 드라이브 방식 대신 사이클로이드 드라이브 방식의 감속기를 개발했다. 초기에는 백레쉬(Backlash) 문제가 발생했으나, 이 또한 민트로봇만의 기술을 접목시켜 이를 최소화했다.

강 대표는 “민트로봇의 제품이 최고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가격과 성능이라는 두 가지를 측면에서 봤을 때, 절충점을 찾았다고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능으로 대기업이랑 경쟁할 생각은 없다. 하이엔드와 로우엔드 사이, 아직은 부족한 시장인 미들엔드 시장을 개척해 나갈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 Holloint의 사이클로이드 중공감속기

 

독자적인 부품기술을 보유한 (주)민트로봇
위에서 언급했듯이 민트로봇은 독자적인 부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강 대표는 “감속기를 비롯한 부품의 기구 설계는 물론 제어 소프트웨어 및 펌웨어, 회로 및 PCB 설계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수행했고, 가공현장에 직접 관여해 1/100㎜씩 가공 오차를 줄였다”며 “부품 하나 하나 직접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민트로봇의 무기이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하면 기존의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만들수 있을까’라는 강 대표의 고집을 기반으로, 부품을 대체하던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하나 하나 직접 해결하면서 민트로봇만의 무기를 갈고 닦은 것이다.
이러한 민트로봇의 무기는 현장에서도 빛을 발한다. 강 대표는 현장을 다니면서 사용자가 필요한 점을 수용하고 직접 제품을 개발하며, 지속적으로 기술을 확보해 나간다.
예를 들어 현장에서 제조용 로봇을 사용할 경우, 작업 공정간 길이가 길어 작업 길이를 늘이는 단축 매니퓰레이터를 사용할 때가 있다. 이때 사용되는 모션 제어보드는 단순 작업을 하기에는 너무 과분한 성능이 들어가 있어 가격이높다. 이에 강 대표는 저가형 모션제어 플랫폼을 공급하기 위해 단축전용 모션제어기를 자체 제작하기도 했다.

 

▲ Holloint의 병렬구동 드라이버

 

미운 오리에서 아름다운 백조로
강 대표가 대학교 연구실에서 창업한 민트로봇은 작은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만 놀 생각은 없다”고 말한 강 대표의 포부만은 어느 회사보다 큰 뜻을 가지고 있다.
동화 ‘미운오리새끼’에서 주인공은 남들과 다른 생김새로 괄시를 받았지만, 결국 아름다운 백조가 되어 하늘을 날아올랐다. 민트로봇 또한 남들과 다른 관점의 접근과 작은 회사 규모로 인해 많은 의구심을 자아내지만, 언젠가 품속에 숨겨두었던 커다란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길 기대한다.
민트로봇의 최종 목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한 보다 쉬운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그 첫발걸음은 9월 13일(수)에 개회하는 ‘2017 로보월드’ 전시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보급형 협동로봇 ‘MR-6’

이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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