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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생산성, 고용,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上) 이성운 기자입력 2017-07-27 14:56:29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은 최근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행한 ‘로봇이 생산성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The Impact of Robots on Productivity, Employment and Jobs)’ 보고서를 전문 번역해 ‘Robot Issue Brief(RIB)’ 3호를 발행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 도입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고용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론 : 보고서의 목적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자동화 및 로봇공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국제 로봇 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 이하 IFR)에 따르면, 로봇 판매는 매년 증가하며, 2015년도에는 전년대비 15%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IFR은 2019년에 2,500만 대 이상의 산업용 로봇이 가동될 것이며, 본 가동률은 2016~2019년 사이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로봇공학 및 자동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증가는 이러한 기술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잠재력에 대한 흥미유발과 로봇공학 및 자동화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두려움은 광범위한 지정학·사회학적 변화와 결부되어 있다. 이는 무역·이민 정책과 같이 현재와 미래세대 전반에 고용전망 불안을 조성하는 이슈들로 인해 야기된다. 따라서 많은 언론은 자동화에 대한 잠재적인 부정적 결과를 대서특필했다. 이는 로봇 공학 및 자동화가 생산성 및 경쟁력 향상 그리고 일자리 창출에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 게다가 국가, 조직, 개인이 자동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한다는 취지의 논의와 행동을 저해할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이 보고서는 자동화가 생산성, 경쟁력 그리고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IFR의 의견을 제시한다. IFR은 정책 연구소가 아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는 ▲자동화를 통해 안정적 발전을 이룩하고 지속적·긍정적 성과를 보장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 대응은 무엇인지 ▲우리가 동의할만한 로봇의 활용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의 견해가 포함되어 있다.

 

▲사진. 현대중공업

IFR의 의견 요약


1. 리쇼어링
로봇은 생산성과 경쟁력을 향상시킨다. 로봇의 효과적인 사용은 기업이 경쟁력을 얻거나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이는 특히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의 경제 근간인 중소기업(SME) 산업에 중요하다. 또한 대기업은 신속한 제품 개발 및 유통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로봇의 사용 증가는 고임금 국가 내 기업이 리쇼어링(Reshoring)을 가능하도록 만든다. 즉, 이전에 저임금 지역으로 아웃소싱했던 공급체인을 국내로 되돌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고용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자동화 자체가 아니라, 자동화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경쟁력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2. 파급효과
생산성 증가는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 이러한 파급효과는 개별 조직뿐만 아니라 특정 분야, 가치 사슬의 다른 부분 그리고 완전히 다른 산업에도 적용 가능하며,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3. 수요와 임금 증가
자동화는 전반적으로 노동 수요의 증가와 임금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전체 고용 및 소득 기여 대비, 중산층 및 중숙련(Middle-skilled)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해 소득 불평등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유발되는 한편, 중간 계층내의 기술 범위는 광범위하다. 로봇은 고숙련(High-skilled) 종사자의 임금 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해당 종사자의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다. 따라서 직면한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중산층 소득자를 어떻게 기술적으로 향상시킬 것인지, 혹은 재교육할 것인지, 그 방법에 대한 것이다.

 

▲한화테크윈의 협동로봇 ‘HCR-5’

 

4. 로봇-인간 협업
로봇은 노동력을 보강하고 증진한다. 미래에는 로봇과 인간이 협업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로봇은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노동 활동을 대신하는 것이다. 완전한 자동화가 가능한 일자리는 총 일자리의 10% 미만이다. 이 가운데 직무의 수행 및 질과 관련해, 로봇은 긍정적인 순영향을 미치면서 점점 더 노동 활동을 보강하고 증진하는 데 사용된다. 자동화는 인간이 고숙련, 고품질 그리고 고소득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5. 로봇세
IFR은 로봇이 고용과 임금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고려해봤을 때 ‘로봇세(로봇에 부과하는 세금)’ 도입에 대한 최근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판단한다. 이는 로봇에 대한 핵심 투자를 저해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물론, 정부는 많은 구조적 요소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수익 창출 방법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쟁력을 높이며, 대체되는 일자리보다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종사자로 하여금 기술적·경제적 성장의 기회를 부여하는 산업 분야에 대한 자본 투자에 있어 과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6. 정부와 기업의 역할
정부와 기업은 현재와 미래의 종사자들에게 적절한 기술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어, 로봇이 고용, 직무의 질 그리고 임금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는 IFR이 동의하는 이 보고서 내용에서 인용된 모든 전문가에 의해 제기된 논증이다. 따라서 정부는 급성장하고 있는 로봇 분야에서의 고용 혜택을 누리기 위해 로봇 연구 및 개발에 투자해야만 한다. 그와 동시에 정부는 인센티브 정책 및 교육 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로봇 및 자동화의 도입으로 인해 창출되거나 변경되는 일자리를 보호하고 번영시키기 위해 필요한 기술 습득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한편, 기업은 직원이 직무에 맞는 기술을 갖추도록 적절한 재교육 프로그램 시행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목표는 달성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공공-민간 분야에서 긴밀한 협조가 요구된다.


로봇, 생산력, 경쟁 그리고 성장


로봇은 인간보다 일관된 수준으로 수행되는 작업에 적용될 때,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게오르그 그라츠(Georg Graetz)와 가이 마이클스(Gy Michaels)는 런던 경제 학교(London School of Economics)의 경제성과센터(Center for Economic Performance)에서 로봇 공학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본 연구에 따르면, 로봇 고밀도화는 1993~2007년 사이 연구된 유럽 17개국의 GDP 연간성장률을 0.37%, 노동 생산성 연간성장률을 0.36% 증가시켰다. 영국 노동 생산성 연간성장률에 대한 ‘증기 기술’의 기여도는 0.35%로 추산하며,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연구된 17개국의 전체 GDP 성장률의 10%를 차지한다. 좀 더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로봇에 대한 투자는 OECD 국가의 1인당 GDP 성장에 10%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연구에서 로봇 밀도가한 단위 증가하면, 노동 생산성은 0.0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는 향후 50년간 GDP의 2.8% 성장을 보장하는 데에 필요한 총 생산성 증가량의 절반이 자동화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Frontier Economics와 공동으로 Accentur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는 2035년까지 선진국 12개국의 GVA(총 부가가치)를 두 배로 늘리게 할 수 있고, 노동 생산성을 최대 40%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은 향후 10년 동안 30%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며, 특히 로봇이 보다 저렴하고 적응력이 높아지며 프로그래밍하기가 쉬워짐에 따라, 중소기업 산업(SME)을 중심으로 로봇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미국의 Whirlpool, Caterpillar, Ford Mot or Company 그리고 독일의 Adidas와 같은 일부 기업에서는 저임금 국가로 아웃소싱 했던 공급체인의 일부를 본국으로 되돌려 재구성할 수 있게 됐다.

 

▲독일의 아디다스 로봇공장 전경

 

시티그룹(Citigroup)과 옥스퍼드 마틴 스쿨(the Oxford Martin School)은 생산 공정 분할의 흐름이 둔화될 것이라는 기존의 징후를 지적하고, 이 과정에서 로봇 밀도가 핵심 원인임을 확인했다. 시티그룹 고객 2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자동화를 통해 기업이 자사의 제조 공정을 본사 가까이 옮겨 생산라인을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미국의 Reshoring Initiative는 리쇼어링과 외국인 직접 투자를 통해 2010년부터 총 25만 개의 일자리가 본국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한, Fraunhofer Systems and Innovation Research Institute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는 리쇼어링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로봇을 도입한 기업이 초기부터 재배치(Re-location)해야하거나 ‘오프쇼어링(Offshoring)’할 확률을 줄여준다.

 

따라서 리쇼어링 현상은 다른 분야로의 수요 파급효과 및 인재유치와 확대, 국가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전문 제조 노하우 축적 등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점을 제공한다.

 

로봇 및 자동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기업 차원뿐만 아니라 산업 및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미국의 제조 생산성과 산업 생산은 금융 위기 이후 꾸준히 증가했으며, Barclays는 가속화된 로봇관련 투자 수준이 10년 동안 영국의 제조 총 가치(Gross Value Added)를 21% 증가시킬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BCG는 다른 모든 비용 요소에서 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때, 로봇 밀도가 가장 높은 한국이 2025년까지 제조 원가 경쟁력을 미국 대비 6%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생산성, 기업 경쟁력 그리고 수요 증가 간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생산 증가로 인해 임금이 인상되거나 고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 이러한 결과로 증가된 수요는 다른 경제 분야로 확산되어 생산성 증가, 수요 증가, 임금 및 지출 증가 등의 선순환을 형성하고, 결과적으로 타(他)제품군 및 타 산업 분야에 대한 수요까지도 증가시키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제학자인 타일러 코웬(Tyler Cowen)은 특히 제조업이 본 산업분야와 전·후방 지원 분야 모두에서 강력한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동화는 수요의 성격을 변화시키고 있는데, 특히 개인화 및 소위 ‘대량 맞춤화(Mass Customization)’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 성격을 변화시킨다.


로봇, 자동화 그리고 고용


현 시점에서 가장 큰 쟁점은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로 인해, 고용이 증가하고 임금이 인상되는지 여부이다. 많은 학자들은 기계가 일자리를 완전히 대신할 수 있다면 저숙련 노동자의 임금이 낮아지고 자본 소유자에 대한 수익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어두운 미래를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학자들조차 자동화와 임금 불평등을 비롯한 산업 전반의 고용 악순환 간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다른 학자들은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특히 아웃소싱을 통한 공급망의 분리가 임금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David Weill은 대기업이 당사 제품에 대해 책임이 있는 직원들의 직접 고용주로서 역할을 발휘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업무를 아웃소싱하길 원했다면서, 그 결과 임금과 이익이 감소하며, 건강 및 안전 상태가 부적절하고, 소득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자동화가 일자리 대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근거 자료뿐만 아니라, 일자리와 과업에 대한 재분배효과를 입증하는 증거도 충분히 있다. 로봇이 단순 업무나 위험한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인간 노동을 보강하고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동화가 노동을 대체하는 분야에서 높은 기술 수준을 요하는 작업에 대한 프리미엄이 부여되고, 동시에 이에 대한 파급효과로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저숙련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17개국의 산업용 로봇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결과, 로봇은 총 근무시간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은 반면, 임금은 인상시켰다. 또한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 분석가들은 제조업 일자리가 수년간 감소 추세에 있긴 하지만, 로봇에 더 많이 투자한 국가에서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제조업 일자리가 덜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더불어 영국의 Barclays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12억 4천만 파운드에 달하는 자동화에 대한 투자로 인해 7만 3,500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보호되고, 다른 산업 분야에서 3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PwC가 미국 노동 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 로봇집약 제조업 분야는 약 20%가량 기계 및 산업 엔지니어를 더 많이 고용하고, 설치 및 유지 보수 인력은 비(非)로봇집약 제조업 분야의 약 2배 정도 더 고용하며, 임금도 타제조업 분야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다.

 

더불어 이러한 로봇 집약 분야에서는 생산 라인 종사자 비율이 더 높은 경향이 있으며, 이들은 비로 봇집약 분야 종사자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다.


경제 컨설턴트 딜로이트(Deloitte)는, 기술이 잠재적으로 영국 내 80만 개가 넘는 저숙련 일자리의 손실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그 손실된 자리에 약 350만 개의 새로운 고숙련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도 기술이 일조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역설했다. 일례로, 독일과 한국 등 로봇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의 실업률이 가장 낮다.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토(David Autor)는 성명서를 통해, 본 의도에 맞게 실제로 자동화가 노동을 대체하고 있음을 요약해 발표했다. 하지만 그는 더 나아가 자동화가 또한 노동 수요를 증가시키고, 노동 공급을 조정하는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 노동을 보강하고 생산을 증가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전문 애널리스트조차도 인간의 노동을 기계가 대체하는 것에 대해 과장해 두려움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으며,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수익을 높이며 노동 수요를 증가시키는 자동화와 노동 간의 강력한 상호보완성을 무시한다고 지적했다

 

이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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