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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면 힘이 세지는 산업?군사용 로봇 개발 입으면 힘이 세지는 산업?군사용 로봇 개발 한은주 기자입력 2010-11-19 00:00:00

 

국내 로봇산업 활성화 기대… 미국?일본 대열에 합류

 

입으면 힘이 세지는 산업?군사용 로봇 개발

 

영화 ‘아바타’나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입을 수 있는 로봇’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기술연구부 장재호 박사팀은 사람이 몸에 착용해 근력을 키워주는 ‘입는 로봇(Wearable Robot)’ 하이퍼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로봇은 움직이려고 하는 사람의 생체신호를 센서로 감지해 로봇의 관절을 제어할 수 있다. 특히 구동원으로는 유압식 액추에이터를 적용, 산업?군수용으로 쓸 수 있도록 큰 힘을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의 몸에 착용해 팔다리의 힘을 키워주는 ‘입는(Wearable) 로봇’이 개발됐다. 군수용으로 중화기를 적재하고 장거리 행군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병사의 신체적 능력을 향상시켜주거나 3D산업 등 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로봇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기술연구부 장재호 박사팀은 지난해 말 사람이 움직이려고 하는 의도를 인식해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웨어러블 로봇 ‘하이퍼(HyPER, Hydraulic Powered Exoskeleton Robot)’ 1호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 로봇은 유압으로 실린더를 움직이게 하는 유압식 액추에이터(Actuator)를 구동원으로 사용해 모터로 구동되는 로봇보다 훨씬 큰 힘을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이퍼 1호는 사람이 100kg의 짐을 짊어지면서도 쉽게 걸을 수 잇도록 설계됐다.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이 직접 착용하고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므로, 일반적인 로봇처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인공지능기술이나 센서기술 등 복잡하고 난해한 기술이 필요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여타 로봇과 비교하여 상용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재호 박사도 “2014년에는 입는 로봇을 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장재호 박사팀은 하이퍼 1호를 개량한 하이퍼 2호를 오는 10월 로봇월드 전시회에 공개할 예정이다. 하이퍼 1호가 유압을 조절하는 파워팩을 따로 설치해야 할 정도로 육중한 몸매의 로봇이라면, 하이퍼 2호는 파워팩을 몸체에 달고도 중량을 대폭 줄여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로봇이다.
 
현재 웨어러블 로봇의 ‘양대산맥’은 일본과 미국이다
일본 쓰쿠바대 연구팀은 노인이나 재활환자의 거동을 도와주는 로봇인 ‘할(HAL)’을 상용화해 지난해 이를 대여해 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4년 UC 버클리대 연구팀이 군인용 다리 로봇 ‘블릭스(BLEEX)’를 공개한 바 있다. 자체 무게 50kg에 32kg의 짐까지 합쳐 모두 82kg을 짊어져도 로봇이 다리의 힘을 보조해서 실제 느낄 수 있는 무게는 2kg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나아가 미국의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입는 로봇 ‘헐크’는 90kg의 짐을 지고 시속 16km로 행군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복 자세도 취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의 입는 로봇 중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로봇은 미국의 군사용 로봇이다. 이는 구동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데 일본은 전기모터를 사용하는데 반해, 미국은 유압을 실린더에 전달해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유압식 엑추에이터를 구동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전기모터는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지만 큰 힘을 내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다.

 

이번에 장재호 박사팀이 내놓은 하이퍼 1호는 애초부터 구동원을 유압식 액추에이터에 두고 개발됐다. 개발 목적 자체가 큰 힘이 필요한 군사?산업용이기 때문이다. 적재 하중은 미국의 블릭스보다도 큰 100kg으로 설계됐다. 장박사는 로봇을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구동장치인 유압 액추에이터를 개발하는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그는 “유압이라는 기술은 오랜 역사를 가진 기술이지만 대부분 산업현장에 적용돼다 보니 유압을 이용하는 부품은 상당히 크고 무겁다”며 “유압 펌프와 제어기, 실리더를 입는 로봇용 부품으로 개발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제 착수 불과 1년 만에 하이퍼 1호를 개발 완료할 수 있었던 것은 생기원이 지난 2006년부터 여러 민간기업과 손잡고 개발하고 있는 견마로봇 ‘진풍’에서 얻은 노하우가 컸다고 장 박사는 덧붙였다. 짐을 싣고 네 다리로 걸을수 있는 견마로봇 진풍의 구동원도 유압식 액추에이터이다. 장 박사팀은 하이퍼 1호 개발을 통해 웨어러블 로봇용 유압시스템과 관련한 특허 3개를 출원하기도 했다.

 

 

기계부품 기술의 총아, 웨어러블 로봇
웨어러블 로봇은 입을 수 있는 로봇이라는 뜻으로 ‘로봇 슈트(Robot Suit)’ 또는 외골격(外骨格, Exoskeleton) 근력강화 로봇이라고도 부른다. 이번 하이퍼 1호의 개발은 생기원 고유사업 SEED형 과제로 추진된 ‘Super Soldier/Labor 구현을 위한 고출력 외골격 로봇 슈트 개발 사업’의 성과다.
입는 로봇은 사람이 움직이려고 하는 의도를 센서가 포착, 이를 로봇의 제어부에 전달해 실제로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원리로 작동된다. 앞서 언급한 로봇을 구동하는 유압 액추에이터 부품 개발과 함께 신체의 미세한 동작을 감지하는 센서 및 이를 제어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도 과제를 수행하는데 필수적인 기술이었다. 장 박사는 “사람이 얼마만큼 움직이려는지 판단하고 그만큼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사람과 로봇의 자연스러운 결합을 위한 인터페이스, 로봇을 장시간 작동할 수 있는 고효율 구동원 개발, 고속 계산 능력을 가진 소형 컨트롤러 등도 하이퍼 1호에 적용되었다. 기계 기술의 총아가 하이퍼 1호에 발현된 것이나 다름없다.

 

 

상용화가 빠르다는 것이 장점
웨어러블 로봇은 첨단기술의 복합체로서 기술의 파급효과가 대단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미국 등 기술 선진국에서 관련 연구가 시작되고 있는 신생기술로 관련 기술 및 시장의 선점이 가능하다. 군사용 로봇의 경우 국가간 기술 보호주의가 작용하는 수출금지 항목이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개발은 더욱 빛이 난다. 방위산업으로써 수출산업화가 가능한 전략산업이라는 말이다.

 

장 박사는 “주요 기계부품이 국산화되지 않아 연구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입는 로봇을 개발함으로써 로봇의 산업화와 시장 확대, 관련 부품시장의 활성화를 앞당겼다는 것을 의의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장 박사는 비교적 단시간에 웨어러블 로봇을 상용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스로 작동하는 일반적인 로봇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인공지능과 원격제어 등 고비용 기술이 필요한 데 반해, 웨어러블 로봇은 이러한 기술이 필요 없기 때문에 저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이처럼 기술이 필요 없기 때문에 저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이처럼 상용화가 빠르다는 장점이 이번 연구개발을 추진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지식경제부는 이미 지난 5월부터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작업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개발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장재호 박사팀은 하이퍼 1호를 개발한데 이어 오는 10월 개최될 로봇박람회에 하이퍼 1호의 개량형인 하이퍼 2호를 공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실 하이퍼 1호는 사람과 로봇의 무게, 짐까지 합쳐 400kg에 가까운 육중한 몸매를 가졌다. 기초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테스트용에 가까웠던 것이다. 더군다나 유압을 조절하는 동력원인 파워팩을 별도로 가지고 다녀야 하는 단점도 있다. 이에 반해 하이퍼 2호는 짊어질 수 있는 하중을 80kg으로 줄이는 대신 파워팩을 로봇의 몸체에 합치는 등 경량화에 주력해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로봇이다. 

 

자료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뉴스레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www.kitech.re.kr


 

한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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