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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국내 최초, ‘선체블록 내부 도장 및 전처리 자동화 시스템 기술 개발’ [인터뷰]국내 최초, ‘선체블록 내부 도장 및 전처리 자동화 시스템 기술 개발’ 한은주 기자입력 2010-11-04 00:00:00


국내 최초, ‘선체블록 내부 도장 및 전처리 자동화 시스템 기술 개발’


로봇으로 도장자동화 실현, 한국이 세계 조선기술을 주도한다!


조선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인 대우조선해양(주), 삼성중공업(주), 현대중공업(주), STX조선해양(주), (주)한진중공업이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미래를 위해 하나로 뭉쳤다. 정부는 「선체블록 내부 도장 및 전처리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위해 한국조선기술연구조합을 총괄관리기관으로 두고, 위의 기업들과 함께 2005년 7월 1일부터 개발을 시작, 올해 2010년 6월 30일에 마무리 지었다. 5대 기업이 5년 동안 힘써온 ‘도장부문 자동화’ 사업이 국내 조선 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되는 가운데, 총괄관리책임자인 삼성중공업(주)의 김재훈 전무가 월간 로봇기술에서 도장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대해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취재▶▶문정희 기자(press3@engnews.co.kr)

 

Q. 국내 조선 5대 기업과 함께 한 이번 개발 사업에서 총괄관리책임을 맡았다. 맡게 된 계기는.
도장 자동화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안 제시를 통해 강력하게 의지를 표명했고, 그만큼 조선에 대한 열정을 좋게 봐준 것 같다. 선박을 제조하는 공정은 크게 용접과 도장, 두 가지로 나뉜다. 용접 자동화는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했지만 도장 자동화에 대한 개발은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더딘 상황이다. 한국이 조선업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도장 자동화 개발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삼성중공업(주)에서 조선용 로봇을 오래전부터 개발해온 경험을 토대로 이번 개발에서 총괄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맡게 됐다.

 

Q. ‘선체블록 내부 도장 및 전처리 자동화 시스템 개발’이 추진된 배경은. 
조선 도장에는 선행도장과 선체도장이 있는데, 국책과제로 개발된 것은 선행도장이고 이것을 다른 말로 하면 블록도장이라고도 한다. 블록도장도 크게 나누어서 보면 4가지 공정으로 되어 있다. 배를 한 척 만들려면 100여개 정도의 블록이 필요한데, 그 블록들을 조립하고 선행의장(조립이 완료된 블록 내?외부에 각종 전선이나 기기류를 설치하는 작업)이 완료되면, 블록은 강재 표면에 녹, 기름 등의 이물질들이 생긴다. 이를 그리트(Grit)라고 하는 작은 쇳조각으로 제거하는 블라스팅(Blasting) 작업과 사용된 그리트를 회수하는 그리트 회수작업이 끝나면 면에 대해 고속으로 도장작업, 즉 페인팅(Painting) 작업을 하게 된다. 그 다음에는 원적외선을 이용한 건조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이 4가지 공정의 자동화를 모두 달성해야 하지만 한 회사가 전체를 개발 하기에는 너무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래서 우리나라 조선의 발전을 위해 국내에서 영향력 있는 조선 5대 회사가 모여서 기획을 하고 국책과제로 개발하게 됐다.

 

Q. 선체도장보다 블록도장 자동화에 대한 필요성이 더 제기됐던 건가.
도장작업은 작업환경이 위험하고 열악하여 작업자들이 기피하는 대표적인 3D 공정으로 여겨져 왔다. 따라서 선체도장과 블록도장, 둘 다 자동화에 대한 개발이 필수적인데 블록 안에서 작업하는 블록도장이 블록 밖에서 이루어지는 선체도장보다 상대적으로 더 어렵고 위험한 작업이다.
예를 들어 녹을 제거하기 위해 그리트를 쏘는데 그것을 맞게 되면 살이 벗겨질 정도이고, 도장에 필요한 도료의 경우 독성이 매우 강해 밀폐된 공간에서 위험한 물질이 될 수 있다. 물론 우주복처럼 생긴 옷으로 완전 무장을 하지만 그만큼 안에서 하는 작업으로 인해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작업자들이 기피하고 있어 블록도장 자동화 개발이 먼저 이루어졌다. 

 

Q. 도장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2005년부터 시작해 올해에 완료했다. 5년 동안 개발은 어떻게 진행됐는가.
본 과제는 1, 2단계로 나누어 진행됐다. 1단계에서는 자동화를 위한 최적의 작업 공법을 찾기 위해 CPS(Coating Procedure Spcification)개발 등 도장을 위한 기반기술 확보에 주력했고, 2단계에서는 개발된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발생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보완했으며, 성능을 향상시키고 자동화 장비의 신뢰성 확보에 주력했다.

 

Q. 이번 개발을 총괄적으로 관리하려면 도장자동화에 대한 모든 과정을 다 이해해야 할 것 같은데.
보통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이 기계, 제어, 센서, 소프트웨어 등이다. 개인적인 이력이 좀 특이한데, 기계공학을 전공해 국방과학연구소에서 항공에 관련된 제어와 소프트웨어 등을 접했고, 삼성중공업(주)에서 로봇을 개발하면서 위의 4가지 이상을 오랫동안 경험해왔다. 때문에 이번 개발의 총괄책임으로 도장자동화 시스템을 잘 통합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고 본다.

 

Q. 총괄책임자로서 주로 어떤 역할을 담당했나.
배를 만드는 방법, 즉 공법이라는 것이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선체블록의 사이즈도 회사마다 다른데, 그런 스펙을 정할 때 5개 기업의 의견을 수렴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도록 의견 조율을 했다. 스펙을 통해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조정 역할을 했다고 보면 된다. 또한 공정별로 4가지 세부과제가 주어졌는데, 각 기업이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분야를 선정하여 세부주관사로서 과제를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Q. 그럼 각 과제에 대한 세부주관사가 그 과제의 소유권을 갖게 되는 건가.
5개 회사가 참여하는 형태를 기본참여와 추가참여로 구분했다. 기본참여는 회사들이 매출액대비로 출자를 해서 5개 회사가 모두 참여하는 것이다. 거기에 각 과제별로 회사가 참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추가참여를 통해 그 과제를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기본참여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없고, 단지 도면이나 장비 등을 제외한 모든 정보는 서로 기술공유를 할 수 있도록 구분을 지었다. 즉, 소유권은 없지만 사용권은 있다는 것이다.
보통 국책과제에서 여러 회사가 참여할 때 추가참여를 통해 각자 개발하고 싶은 것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이번 과제에서는 블록도장을 하려면 4가지 공정이 모두 필요하고 그러면 모든 과제에 참여를 해야 되는데, 여기에서 지적재산권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기본참여를 통해 이를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

 

Q. 이번 도장로봇 시스템 개발의 주안점은.
작업품질의 완성도와 현장 적용성 확보를 들 수 있다. 자동화 장비는 단순히 작업자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여 정밀한 작업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건물에 페인트를 칠하는 수준보다 몇 십㎛ 단위의 도막 두께까지도 맞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본 과제에서 개발된 시스템이 단지 개발로만 그치고 현장 적용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과거 해외 조선소의 도장자동화 개발 사례를 분석해보면 모두 현장 적용의 한계에 봉착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과제 초기에 현장에 대한 요구사항을 충분히 조사함으로써 현장 적용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주력했다. 그래서 완전자동화뿐만 아니라 반자동화도 같이 개발을 했다. 하나의 공정을 분석할 때 완전자동화, 반자동화, 수동으로 나눠 세 가지가 잘 융합되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모든 공정에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쳤다.

 

Q. 현장에 적용된 도장자동화 시스템을 언제 볼 수 있나.
회사마다 현장 적용 계획이 다르다. 현재 과제가 끝나고 실제 적용을 위해 회사마다 각자 실정에 맞게 고민들을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아마 내년 초에 도장 전체 공정을 위한 도장로봇 시스템을 실제 현장에 적용할 것 같다.
그리고 새로운 도장로봇을 개발했는데, 로봇의 기본 컨셉은 ‘날으는 양탄자(Flying Carpet)’이고, 이것도 내년에 공개된다.

 

Q. 로봇시스템을 도장 공정에 적용했을 때 기존에 비해서 자동화율이 몇 퍼센트 향상되는 건가.
지금까지의 도장 공정은 모두 작업자에 의존하여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주 부분적인 간이자동화(선체 블라스팅)를 포함하더라도 자동화율이 3%를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본 과제를 통해 개발된 시스템을 이용하면 전체 블록도장 공정의 약 20~25%의 자동화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대효과는.
도장로봇 시스템으로 경제적인 가치는 매우 크다. 첫째가 도료를 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페인트를 칠하는 두께가 300㎛라고 한다면, 보통 사람이 600~700㎛의 두께로 칠하게 되는데 로봇은 310㎛로 입력을 시켜 일정하게 일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둘째는 인건비가 줄어든다. 조선 도장에서 인건비가 상당히 비싸고, 숙련된 작업자들의 확보가 점점 어렵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셋째는 도장 공장을 짓지 않아도 된다. 도장을 할 때는 환경규제에 따라 도장 공장을 세우고 그 안에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로봇으로 인해 공장이 없어도 페인팅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설비 투자비가 많이 줄어들게 된다.

 

Q. 세계적으로 도장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관한 사례는 없는 건가.
일본 히타치 조선에서 페인팅만 하는 로봇을 개발해서 현장적용을 시도하다가 실패를 했다. 그리고 유럽의 한 조선소가 EU 공동체와 협력해 페인팅 로봇을 연구했는데, 그것도 실패를 하고 말았다. 그래서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도장자동화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된 사례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Q. 그러면 이번 개발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 
세계적으로 우리가 처음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개발에 대한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으나 각종 제약조건이 많고, 기술의 한계 등으로 인해 도장 자동화에 대한 적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국책과제를 시도한다고 했을 때 세계적으로 문의가 많이 들어 왔다. 정말 개발이 가능한 것인지, 개발되면 수출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번 개발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전처리부터 도장, 건조에 이르기까지 블록도장 전체공정의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고, 이는 조선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Q. 국책과제로 완료된 이번 개발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되는가.
각 회사마다 현장 적용으로 신뢰성을 추가적으로 확보하고, 장비의 저가격화를 통해 국내 여러 조선소로의 확대?보급할 계획이다. 그리고 상호 출자 등을 통한 공동 개발 및 판매 등이 가능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한국 조선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Q. 수출계획도 갖고 있을 것 같은데.
현재는 현장에 실제 적용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수출까지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향후 충분히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렇게 된다면 비조선 분야로 수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Q. 도장로봇 시스템을 다른 사업으로 적용할 수 있나.
건설 부분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교량을 보면 조선의 블록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도장로봇 시스템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Q. 도장로봇을 비롯한 로봇개발을 담당하는 삼성중공업(주) 산업기술연구소의 목표는.
현재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 한 중국 조선업계의 추격이 매섭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우리나라의 조선업이 그랬듯이 노동력이 집약되는 산업에는 품질확보 및 생산성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에 주력해야 된다. 삼성중공업(주)의 용접 자동화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70%까지 달성했다. 그리고 우리가 개발해 현장에 들어간 로봇만 수백여대가 된다. 대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특수한 로봇이 들어가 있다. 앞으로도 공정에 대한 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부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부분이 도장 로봇이고, 새로운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연구원이 현장과 협력하여 조선의 자동화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주)은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혁신을 바탕으로 한 자동화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중국이 따라올 수 없도록 도약해 나갈 예정이다.

 

Q. 앞으로 조선업이 어떻게 발전됐으면 하는가.
조선업에서 일본이 30년 정도 주도권을 갖고 있었다. 일본은 로봇전문 회사가 오래전부터 많이 있었고, 양산으로 로봇을 만들기 때문에 전문화가 빨리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그 주도권이 한국으로 넘어왔다. 왜냐하면 조선업에서는 좀 더 지능적인 로봇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박은 워낙 크고, 배마다 설계도가 달라서 용접로봇이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면서 일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의 용접로봇처럼 계속 반복적으로 일을 하는 것과 다르다. 때문에 컨트롤러도 일반 산업용보다 훨씬 능력이 좋아야 하는데, 삼성중공업(주)이 로봇자동화를 많이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 10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제어기를 개발해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른 나라가 쉽게 개발할 수 있는 부분을 우리나라는 일찍 보유를 하고, 더 나아가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한 특수적인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본다.

 

과거 국내 조선업은 낮은 기술력으로도 건조가 용이한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의 선박을 제조해 왔고, 최근에는 보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C 선박 및 드릴쉽 등의 선박 건조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Smart, Digital, Green 등과 같은 다양한 키워드가 조선업에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무엇인가 차별화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조선업은 ‘창의적인 혁신을 통한 새롭고, 색다른 기술’에 의해서 세계 1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성중공업 www.shi.samsung.co.kr



 

한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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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철 2017-10-06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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