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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인프라는 진흥원에 맡기고 연구 개발에 집중합시다" "로봇, 인프라는 진흥원에 맡기고 연구 개발에 집중합시다" 강유진 기자입력 2010-08-16 00:00:00

투자와 인재양성에 포커스 맞춘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로봇, 인프라는 진흥원에 맡기고 연구 개발에 집중합시다"


지난 6월 3일, 지식경제부는 주덕영 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을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초대원장으로 임명했다. 기술표준원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등을 지냈던 주덕영 원장은 생기원에서 로봇기술본부를 신설하고, 2007년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 회장을 맡으며 학회명칭을 제어로봇시스템학회로 변경하는 등 로봇산업의 후원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그가 진두지휘할 진흥원의 모습이 기대되는 가운데, 개원식 당일 주덕영 원장을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취재▶▶정요희 기자(press1@engnews.co.kr)


Q.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초대 원장 임명을 축하드린다. 이번에 임명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나.
기계공학 및 MBA 등의 복합전공으로 기술과 경영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로봇과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2004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재임 시, 2~3명의 박사들과 로봇기술본부를 처음 설립했는데, 이후 연구원 100명의 규모로 성장했다. 이들이 개발한 로봇만 해도 안드로이드 로봇 `에버`, 견마로봇, 물고기 로봇 등 재밌고 독특한 아이템이 많이 있다. 늦게 시작했지만 잘 하고 있는 케이스다. 또한 지금의 제어로봇시스템학회도 회장을 맡았을 당시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라는 이름을 `로봇`에 포커스를 맞춰 `제어로봇시스템학회`로 개명함으로써 로봇에 연구를 집중하도록 방향을 바꾸었다. 바로 이런 부분이 이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초대원장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듯싶다.

 

Q. 개원식 환영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정책기획, 협력체계 구축이나 보급 및 확산기능에 포커스를 맞춰 역할을 담당한다고 했다. 이 부분은 로봇계가 이전부터 원했던 것이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역할분담과 조율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은데.
로봇 커뮤니티를 이야기했다. 로봇을 연구하는 대학, 연구소, 기업,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 여기서 정부부처는 정책을 담당하는 곳 외에도 로봇을 수요로 하는 곳도 있다. 이들은 이미 로봇 커뮤니티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진흥원은 이들 모두가 자기 몫을 다 하게끔 돕는 역할을 할뿐 아니라, 이들을 네트워킹 해서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해야 한다. 3개 기관이 모이면 5~6개의 기관이 모인 것 그 이상의 힘이 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가 기관들과 경쟁하거나 부담을 주는 행동은 없을 것이다.

 

Q. 진흥원의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선 관련 정보와 자료가 잘 준비되어야 할 텐데, 이 기간만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는 것도 진흥원이 제공할 서비스 중 하나다. 3년 임기동안 완성해놓을 생각이다.

 

Q. 다른 무엇보다 진흥원의 설립은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정부기관과 진흥원이 지리적으로 멀다는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지 않는가?
진흥원의 지역적인 한계는 전혀 없다. 첫째, 서울과 대구는 시간상으로 가깝다. KTX로 1시간 40분 걸리는데, 기차타고 신문 하나만 보면 도착한다. 서울 끝과 끝을 오가는 것보다 더 걸리지 않는다. 둘째로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미디어들이 많다. `언제 어디서나`를 이야기하는 유비쿼터스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 원하는 때 어디서든 의사소통이 가능하지 않은가.

 

Q. 교육용 로봇과 엔터테인먼트 등 2개 분야에 대한 품질인증사업을 실시한다고 알려졌으나 아직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가 아닌가? 언제쯤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나.
먼저 교육용 로봇은 관련 자료를 요청해 검토 중인데, 올해 내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고, 엔터테인먼트 로봇에 대해서도 내년에 준비를 시작하려 한다. 우리나라 로봇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신뢰성이 없다는 점이다. 뒤에서 고장이 잘 난다는 뜻이다.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부족하다. 인증을 제대로 해서 내구성 테스트를 거치면 신뢰성을 키울 수 있다. 청소로봇의 경우 기술표준원을 통해 국제표준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기술표준원과 협력해서 품질인증을 정착시키고자 한다. 진흥원이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로봇 인증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세계 로봇시장에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인증 받은 제품은 믿을 수 있다는 평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 신뢰성이란 앞으로 내구기간에 출하시의 품질과 성능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뜻한다.

 

     

 

Q. 진흥원 개원식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는데, 대구지역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진흥원은 분명히 전국을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진흥원은 열심히 하는 지역과 기관을 최대한 지원해줄 것이다. 어느 지역이 눈에 띈다면, 그 지역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의 로봇산업에 대한 열의는 생각 이상이다. 로봇특별법 통과에서부터 로봇산업육성에 앞장서온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대구시장, 경북대학교 총장님 등의 열의는 놀랄 정도다.

Q. 열심히 한다는 기준이 모호한 듯하다.

기본적으로 경쟁이다. 잘하는 곳을 밀어준다. 개인적으로 기획재정부 예산실을 자주 찾는다. 우리나라 예산실은 열심히 설명하는 사람에게 예산을 더 준다.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자세부터 다르다. 바로 그런 사람들을 우선 지원하고자 한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금방 눈에 띈다.

 

Q. 3년의 임기 기간 동안 `이것만큼은 꼭 해놓겠다`하는 사업이 있나.
지난 경험들을 통해 `이렇게 하면 잘 되겠구나`하는 것이 있다. 다른 무엇보다 기초를 잘 다지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음에 누가 진흥원을 맡더라도 기관이 잘 작동하도록 만들려고 한다. 원장의 역할은 직원과 로봇 커뮤니티가 아이디어를 잘 낼 수 있게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온 좋은 프로그램들을 지원해나가면 된다. 로봇기술개발은 투자가 없으면 따라갈 수 없기에 R&D 투자를 늘리는데 정책을 집중할 것이고, 로봇을 전문으로 하는 고급 인력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투자와 고급 인력양성 두 가지만 잘 하면 산업은 어려움없이 만들어질 것이다.

 

Q.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 로봇에 대한 투자는 그동안 많이 해왔고, 그에 비해 결과물이 없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비를 더 늘리겠다는 것인가.
로봇에 대한 투자가 꽤 많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로봇기술이 짧은 시간동안 엄청나게 발전해왔다. 그 예로 청소로봇의 기술력은 한국이 세계 최고라 생각한다. 테스트 결과 삼성과 LG의 청소로봇 성능은 미국이나 유럽 제품보다 좋았다. 또, 디자인도 뛰어나고 가격경쟁력도 괜찮다.

 

Q. 인력양성 부분은 어떻게 준비되나.
이 역시 진흥원이 직접 나서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로봇학부, 로봇대학원 등이 더 많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Q. 생각보다 많은 로봇기관 및 기업이 존재한다.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겠나.
로봇기업들은 한국로봇산업협회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협회란 기업들이 모인 단체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지원 기관들 역시 이미 지원기관협의회를 통해 13개 기관이 한자리에 모이고 있다. 이들을 통해 좋은 의견들이 모이리라 생각한다.n진흥원은 로봇 커뮤니티의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다.

 

Q. 진흥원의 사무실이 잘 준비되어 있어서 놀랐다. 정부에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직 규모가 50명이 될 때까지 늘린다고 하는데 목표치는.
한국의 로봇산업을 이끌어갈 곳이니 여러 모로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20명의 직원을 확보하였는데, 3년 후면 50명까지 늘어날 것이다.

 

Q. 진흥원장으로 `월간 로봇기술`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전하고픈 말보다는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 우선 세계 어느 나라보다 부지런한 한국인의 장점을 잘 살린 진흥원이 되고자 한다. 또한 로봇관계자 누구든 열심히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www.kiria.org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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