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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세계시장에서 맞붙는다” “이제는 세계시장에서 맞붙는다” 김재호 기자입력 2010-03-15 00:00:00

잇따른 신제품 출시로 해외진출의 닻올린 (주)알파로보틱스

“이제는 세계시장에서 맞붙는다”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국내 굵직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만족스러운 실적 발표와 세계 시장에서의 약진 소식이 연일 신문 지면을 채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를 언급하며 국내 산업용 로봇 업체들의 공로 또한 빼놓을 수는 없다. 특히, 로봇인이라면 96년 설립되어 15년 가까이 국내 산업용 로봇 분야를 이끌어 온 (주)알파로보틱스를 이러한 숨은 공신으로서 주저없이 꼽을 것이다. 세계 경제 한파가 들이닥친 요 몇 년 동안에도 꾸준한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일궈낸 기술력을 토대로 더 큰 비상의 준비를 마친 (주)알파로보틱스를 본지가 찾았다.

 

취재▶▶박서경 기자(press2@engnews.co.kr)

 

바쁘게 뛰어온 산업용 로봇업계의 맏형 알파로보틱스

(주)알파로보틱스(이하 알파로보틱스)는 96년 표준형 직각좌표로봇으로 산업용 로봇시장에 진출한 이후, 클린룸용 정밀 밀폐 직교좌표형 로봇, 벨트주행 로봇, 표준형 고강성 리니어 로봇, 갠트리 전용 리니어 로봇, 롱 스트로크(Long Stroke) 전용 리니어 로봇, 밀폐형 직선 이송로봇 등의 개발에 잇따라 성공했다. 이렇게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데스크탑(Desk-Top) 로봇, 모션 로봇, 갠트리 로봇, 스카라 로봇, 로봇 컨트롤러 등을 차례로 선보였고, 현재는 자동차, 공작기계, 백색가전, IT산업 등 전 사업영역에 산업용 로봇을 공급하는 명실상부 국내 산업용 로봇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로봇 업계에서의 그 입지에 비해 좀처럼 소식을 접하기 힘들었던 알파로보틱스의 그간 행보는 전화번호부를 방불케 하는 두꺼운 두께의 각 로봇별 카달로그를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3년 전 이전한 부산 김해 공장은 깔끔한 외관의 준클린룸으로 지어져 그동안의 성장을 엿볼 수 있는 잣대가 되기도 하였다.

알파로보틱스 김해 공장은 설비부터 남다르다

이러한 추측을 바탕으로 최근 알파로보틱스의 구체적 행보를 되짚어 물어보았다. “특히 공장 이전 후 지금까지의 3년은 알파로보틱스에 많은 일들이 있었으며, 또 다른 발전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시기이기도 했다”라고 말문을 뗀 구철회 총괄팀장은 3년 이전한 김해 공장의 설비시설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2007년, 알파로보틱스가 김해 공장을 신축하고 이곳으로 이전하게 된 배경에는 ‘품질’이라는 동사 경영 방침이 근간이 되고 있다.

준클린룸으로 건축된 김해공장은 소재 전체가 유리와 철골로 이뤄져 있으며, 외벽 역시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으로 구성되어 건물에 불이 붙지 않는다. 이러한 잠재위험 제거의 목적 외에도 준클린룸으로 건축된 공장은 분진이나 진동 그리고 전기적 노이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밀함을 요구하는 로봇의 생산과 그 품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준클린룸으로 지어진 김해 공장의 가장 큰 강점은 생산설비의 고급화를 가능케 했다는 데에 있다.

한재석 대표이사는 “준클린룸은 공장 지반이 3mm 이내로 수평을 맞추게 되어있다. 알파로보틱스의 경우 정밀석정반을 이용하여 다수의 리니어 로봇을 생산하기 때문에 많은 석정반을 사용하는데, 수평을 보기에는 덩치가 커서 다 수평을 보기에는 시간적 낭비가 있으므로 준클린룸을 통해 아예 바닥의 수평을 맞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한 대표는 “이러한 시설을 바탕으로 리니어 로봇의 경우 세계 최장이라고 할 수 있는 25m 제품까지도 제작해 납품했었으며, 연간 1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직교로봇이나 리니어 로봇 등 직교형태를 띈 로봇들의 제작에는 긴 스트로크를 필요로 하는데, 동사의 경우 5.5m 길이의 로봇 베이스를 5/1000 정밀도로 한번에 가공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가공 스트로크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동사 제품의 품질수준을 간접적으로 나타내주는 지표이다.

이와 관련하여 구철회 총괄팀장은 “여타의 업체에서는 3m가 넘어가는 로봇 베이스 제작시 프레너밀러로 가공하게 된다. 프레너밀러의 경우 중형가공을 하기 때문에 뒤틀림이 발생할 수 있고, 장비자체에 정밀도가 낮아 높은 수준의 정밀도를 구현할 수 없다. 반면 알파로보틱스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리니어형 MCT(베이스 가공장비)의 경우, X축이 리니어로 되어 있어 정밀도와 함께 가공속도에 있어서도 월등하다”라며 설비를 통해 차별화되는 동사 제품의 높은 경쟁력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경쟁사들의 로봇베이스의 경우 외부에서 가공하여 들여오지만 알파로보틱스는 자체 생산한다는 점에서도 큰 경쟁력을 갖고 있다”라고 자사 설비라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알파로보틱스의 기술력, 카달로그 두께만 봐도 안다

알파로보틱스의 또 다른 강점이라면 고강성을 구현한 수많은 모델 개발을 통해 이제는 어떠한 어플리케이션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재석 대표는 “여타 업체의 제품들은 특정 고강성을 요구한다거나 스트로크가 길어 갠트리처럼 써야하는 등의 어플리케이션에는 떨림과 휨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사용이 어렵다. 이러한 파트에 알파로보틱스의 제품들이 들어가 빛을 발하고 있다.”고 알파로보틱스 제품의 강점에 대해 설명했다.

고강성뿐만이 아니다. 알파로보틱스는 지난 3년간 산업체에서 쓰이는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해 출시되지 않은 로봇들을 찾아 개발과 연구에 힘을 쏟았다. 이를 위해 동사는 지난 3년간 300벌에 가까운 금형을 제작했다. 여기에 기존의 금형까지 더한다면 그 수는 600벌에 다다른다. 한재석 대표는 “이정도 두께의 카달로그를 이렇게 많이 갖고 있는 업체는 국내외를 통틀어도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공격적인 기술개발 투자는 세계특허 및 국내특허로 직교로봇에는 국내에서 최다 특허보유 로봇업체로 이어졌으며,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리니어 로봇 모델을 갖고 있는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구철회 총괄팀장은 “천장에 매달거나, 바닥에 깔거나, 공중에 띄우거나, 세워 쓰는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에 들어가는 모든 모델들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는 알파로보틱스가 유일하다고 본다.”라고 자신있게 밝혔다.

한재석 대표는 이렇게 개발된 동사의 수많은 모델들 중 최근 세계 최초로 비접촉 자기부상 기술로 Class 10 이하를 실현한 클린룸 타입 제품을 소개했다. “이전의 클린룸 타입은 바닥에 붙어 작동해 분진이나 상부 철판 탈조, Y축 사용 시 떨림 등의 문제가 있었다. 알파로보틱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코자 자기 부상의 원리로 바닥과 접하지 않고 고속, 고가감속 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발휘 할 수 있는 차세대 클린룸형 로봇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문제들을 해결함과 동시에 고속운전이나 긴 스트로크에도 무리가 없도록 했다.”라고 제품을 설명한 한재석 대표는 “클린룸 타입은 일본 로봇 업체 관계자들도 감탄하는 수준의 기술력과 독자성을 지닌 제품”이라며 자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외에 뿌린 씨앗, 이제부터는 거둘터

현재 알파로보틱스 매출은 국내와 해외 각각 비슷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잡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한재석 대표는 앞서 언급된 3년 역시 대부분 좀 더 적극적인 해외시장 확장을 위해 준비했었던 시간이었음을 밝혔다.

그는 “국내시장은 그 크기나 규모면에서도 해외시장과 차이가 크지만, 무엇보다 납품업체 선정에 있어 여러 제한요소가 뒤따랐기 때문에 기술이나 품질, 납기 등의 기준이 마련되어 공평하게 승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해외시장의 개척이 오히려 나은 선택”이라고 이야기 했다. 여기에 덧붙여 “수백개의 금형이 말해주듯, 지난 3년간 새로운 모델, 테스트 등 기술 개발과 연구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는 세계 유수의 메이커와 맞붙어도 될 만큼의 품질 수준을 확보하고, 어떠한 산업 어플리케이션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 구축을 통해 특정 지역뿐 아니라 전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것이 이 기간 동안의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앞서 언급된 토대는 단순히 신제품 개발에만 있지 않다. CE인증, ISO인증, 그룹웨어, ERP 구축, 현지 에이전트 계약, 해외 현지 공장 설립 계획 등 내부구조와 진출 기반까지도 정비하여 수주가 들어왔을 경우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테스트, 계약 등으로 판매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을 소비한 일본 진출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재석 대표는 “전시장에서 모션을 직접 본 해외 바이어들은 오히려 해외 유수의 브랜드보다 더 나은 성능을 가졌다고 인정할 정도”라고 밝히고, “이제는 뿌려놓은 씨앗이 싹이 트는 시기”라며 앞으로의 해외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또한 실제로 최근 몇 달 동안 있었던 중국 심천 전시에서의 높은 호응도를 비롯한 독일, 프랑스, 미국업체의 에이전트 제의 등은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3월 말부터 국내 전시들도 참여할 계획이 있음을 밝힌 구철회 팀장은 중공업 기반의 기술력에서 나오는 견고함, 국내 경쟁사들이 갖고 있지 못한 라인업 등의 강점을 살려 국내 시장에서의 선전도 기대했다.

 

 

앞선 기술과 품질을 통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것

글로벌 경제 위기가 몰아쳤던 재작년과 작년에도 한해에도 과감한 기술투자를 추진한 배경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재석 대표는 “기술은 한두해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익을 내고 그것으로 기술개발에 투자해서는 안된다. 기술개발도 때가 있다. 오직 지속적인 기술투자를 통해서만 글로벌 시장 진출과 세계의 탑브랜드와의 경쟁이 가능하며, 나아가 일류제품으로써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그는 국내 업체들 역시 모방과 카피가 아닌 독자적 기술 개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공정한 경쟁 속에 한국 로봇 기술의 발전 또한 이뤄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21세기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 받는 로봇산업이지만,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한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제품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남의 집 잔치에 머물고 말 것이다. 이러한 한재석 대표의 기술 개발에 대한 열정이 로봇 산업 전반에 확산되어 해외 곳곳의 산업현장에서 알파로보틱스, 나아가 ‘Made in Korea’의 로봇이 쓰이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주)알파로보틱스 www.alpharobotics.kr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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