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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국방로봇 시장 잡고, 의료로봇까지 간다” 잘나가는 현대로템의 로봇사업엔 끝이 없다 김재호 기자입력 2010-01-12 00:00:00

잘나가는 현대로템의 로봇사업엔 끝이 없다

              “소방·국방로봇 시장 잡고, 의료로봇까지 간다

 

 

2009년 로봇산업의 특징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기업의 로봇시장 진출을 꼽을 수 있다. 그 전면에 나섰던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관심은 새해가 되어도 식을 줄을 모른다. 뒤늦은 진출이었지만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본지에서는 그들 로봇사업의 중심이 되고 있는 현대로템()의 로봇개발  주역들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향후 사업방향을 들어보았다.                                            

취재 정요희 기자(press1@engnews.co.kr)

 

현대자동차그룹 로봇사업 본격 전개매트릭스 연구조직이  로봇개발의 큰 힘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전문가 초청 워크숍」을 진행한 후 조용했던 로봇업계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 행사가 지금까지 봐왔던 일반 로봇워크샵이 아니라 현대자동차 그룹의 로봇사업 시작을 알리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내로라하는 로봇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축사를 전했고, 각 분야 전문가들이 다양한 로봇기술의 현황과 방향을 이야기했기에 그렇게 해석될 만했다.

그러나 지난 연말, 취재진이 당시 행사를 준비한 현대로템의 제어연구팀을 찾았을 땐 외부의 떠들썩함과 달리 차분한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이정엽 책임연구원은현대로템은 아주 오래 전부터 늘 해오던 일이기에 특별히 워크숍이 진행됐다고 해서 달라질 일은 없다는 말을 전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사업이 어떤 조직으로 꾸려져 진행될 것인가를 궁금해 하는 취재진에게 그는매트릭스(Matrix)’라는 한 단어로 설명했다. “로봇이라는 것은 다양한 기술로 이루어져 있다. 로봇 플랫폼이 있으면 여기에 지능을 주기 위한 센서, 카메라, SI(System Integration) 기술 등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한 팀에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매트릭스 조직을 통해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전한 그는지난 워크숍은 계열사가 목표로 하는 로봇의 형태는 다르지만 기본 기술은 같기에 핵심기술에 대한 코어워크를 통해 함께 성장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로봇워크샵? 오히려 전문가에게 로봇사업 방향을 묻는 자리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사업 선포식이라는 언론보도가 나간 후 많은 이들이 당시 행사를 제목 그대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로템 측의 설명은 그 뉘앙스가 조금 다르다. “물론 그룹 차원의 로봇사업 시작을 알리는 선포식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오히려 로봇전문가들을 모시고 와 거꾸로 현대자동차가 나갈 방향을 제시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컸다.”는 이정엽 책임연구원의 말처럼 그날 행사에는 그룹 측에서의 발표는 한 번도 없었다. , 그룹 내 30여개의 계열사 중 대외적으로 로봇사업을 해온 곳은 현대로템과 현대위아 단 두 곳뿐이었는데, 현대위아 쪽이 위축되며 로봇산업을 재정비하자는 목적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의 사업화가 멀다고 느꼈던 바로 얼마 전과 비교해, 그룹 내에서 높아진 로봇산업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의 의미는 충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나선 이유? “무인자동차가 바로 로봇이기  때문에

 

현재 현대로템 제어연구팀 무인체계파트에서는 소방방재 로봇과 국방로봇의 플랫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동사가 개발한 로봇은 몇 해 전부터 전시회를 통해 접할 수 있었기에 오히려 친근한 편인데, 굳이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면에 나선 이유는 뭘까. 그 답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무인자동차가 바로 로봇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함께 자리한 김회동 수석연구원은최근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에 의해 로봇과 자동차를 동일시 보는 개념이 생겼다. 이는 그랜드 챌린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미 폭스바겐, GM 등 선진 자동차기업에서는 국방산업과 함께 무인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하니 오히려 우리나라는 늦은 편에 속한 것이다.

그래서 뒤늦은 감이 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은무인자율주행자동차 연구경진대회를 통해 관련 기술공모전을 시작했다. 이 대회는 국내 몇 안 되는 실질적인 로봇행사로 로봇업계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현대로템과 현대자동차가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다. 앞서 언급했듯이 핵심기술을 공유할 뿐 지금 당장은 각자의 갈 길, 즉 현대로템은 소방·국방로봇을, 현대자동차는 무인자동차를 개발하기에 바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분명한 사실은, 현대자동차그룹이 계열사가 축적한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한 무엇인가로 로봇업계를 또 다시 들썩이게 할 것이라는 기대를 많은 이들이 갖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로템,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사 역할 톡톡히 해내

 

사실 국내 로봇업계에 현대로템은 상당히 친숙한 이름이다. 크고 작은 로봇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호명되지 않을 때가 없다. 현대로템의 이용훈 사장이 국내 대표 로봇단체인 한국로봇산업협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현대로템은 회장사로의 역할을 시작해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 중이다. 사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 속에 로봇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10여명의 인원이 동사의 주력 아이템인 소방로봇과 국방로봇 개발에 힘쓰고 있는데, 처음 로봇개발을 시작했던 2003년에는 2~3명이 랩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환경적인 변화도 크다.

웬만한 중소 로봇기업의 연구원이 10명 안팎이니 제어연구팀 무인체계파트가 하나의 기업으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매트릭스 조직까지 서포트하고 있어 현대로템의 발전은 기대가 높은 상태다.

 

하지만 이정엽 책임연구원은 아직도 멀었다고 말한다. “30~40명은 필요하다. 5년 이내 지금보다 3배 이상의 조직규모, 수천억원 대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로봇 관계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그 시장이 현대로템으로 인해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듯하다.

 

ADEX 2009」에서 폭발적인 반응소방로봇의 가능성 확인

 

그룹의 로봇사업 진출을 알린 후 현대로템의 첫 외부행사는 「ADEX 2009(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였다. 동사는 야심차게 준비한 소방로봇과 원격조종으로 다양한 작전 운용이 가능한 필드로봇, 그리고 수직 이착륙 무인비행체 등 모두 세 가지 로봇 제품을 내놨다. 그중 무인 소방로봇은 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내열 소재로 설계됐으며, 차체 기반기술을 활용해 감시·정찰, 지뢰탐지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 해외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단숨에 인기 제품으로 올랐다.

 

당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바이어들이 수백 대의 구입의사를 밝히며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단지 프로포절(Proposal) 한 상태였는데, 시장의 가능성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는 김회동 수석연구원은 소방로봇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고 확신했다. 그는 또한 소방로봇과 같은 단일플랫폼이 로봇시장을 여는 데 유리하다는 견해를 밝히며, 시범사업이 필요한 시기라 했다. 다행히 당시 현대로템의 소방로봇을 접한 국내 소방관련 기관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실용화사업으로 가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중으로 조만간 좋은 소식이 전해질 듯하다.

다음 로봇시장을 여는 관문 소방로봇부터 잡는다

 

해외바이어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다는 소방로봇. 이에 대한 해외의 연구개발현황이 궁금해진다. 이정엽 책임연구원의 말에 의하면 중국, 오스트리아, 영국 등에 로봇개발 기업이 있는데, 그들 대부분은  좁은 골목 이동형, 포를 발사해 터뜨리는 형 등 자국(自國)의 지형에 적합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비해 현대로템의 소방로봇은 그 콘셉트부터가 다르다. 우선 화재현장 10m 안쪽에서도 700℃까지 견디는 내열기능을 통해 화재진압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비상시를 대비해 수동 및 자동운전이 가능하다. 이는 동사의 소방로봇이 대형이기에 만일을 위해 필요한 기능이었고, 타 제품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대형화재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 이들의 로봇은 이천물류공장에서의 화재와 같은 곳에 매우 적합하다. 지금까지 나온 소방로봇이 진압된 화재현장에서 감시하고 인명구조 역할 등을 하는 것과 달리 직접적인 화재진압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애써서 개발한 제품이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그들은 오히려 침착하게 다음 시장을 이야기한다. “소방로봇은 큰 시장이 아니다. 초기시장으로의 역할은 확실하지만 어느 정도 판매되면 정체될 수 있기에 다음 시장으로 넘어가기 위한 관문을 이제 막 통과했다고 본다.”.

 

축적된 방산() 노하우고객니즈 정확히 짚은 국방로봇 개발로

 

지난 12월 열린로봇산업인의 밤에서 현대로템의 이정엽 책임연구원은 지식경제부 장관표창을 수상했다. 실외기반 자율기술을 정립하여 소방로봇 등 실외기반 전문 서비스로봇 및 민군 로봇산업 발전 및 활성화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행사장 밖 로비에는 동사의 군사용 소형 필드로봇이 당당히 자리하고 있었다.

이미 국내로봇업계에서 국방로봇 분야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로템이 방산기업이지 않나. 수요자의 요구조건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것을 가이드라인으로 하여 제품을 만들기에 더 빠르고 좋은 국방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하는 그는 고객의 피드백이 가장 큰 힘이고 자료가 된다고 했다. 또한 필드로봇 개별 플랫폼을 더 완벽하게 개발하겠다는 목표도 함께 전했다. 이 로봇이 2대 이상이 됐을 때 서로 네트워크를 통해 시스템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에 그때를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으로 가는 것이 개발기간 및 비용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소방국방의료를 넘어 우주로봇을 만들 때까지

 

지금까지 현대로템의 로봇사업의 움직임은 비교적 뚜렷하게 보인다. 소방로봇, 그리고 국방로봇.

 

향후 5년 안에 소방로봇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 잡을 것이고, 10년 안에 국방로봇에서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보여줄 것이다라는 동사는 민과 군을 동시에 대응하는 로봇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세우고 있다. 특히, 국방로봇의 경우 수요자 측에서 로봇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가능성과 시장을 갖고 있어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들 스스로도 이제 로봇을 미래 산업으로만 보지 않는다. 조만간 소방로봇의 양산체제 시스템이 완료되는 동사는 로봇으로 인한 매출증대도 눈앞에 두고 있다. 수요처를 보고 로봇을 개발하고 있어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이 시장이 열리는 시점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의 움직임이 최근 더 빨라진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현대로템은 이렇게 2020년까지 달려갈 예정이다. 그럼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그들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의료로봇을 언급했다. 파생적인 사업이기에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렵다는 국방로봇을 만들어내고 있는 현대로템의 발걸음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2020년 이후 그들은 어떤 로봇기업의 모습을 하고 있을까. 로봇업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로템() www.hyundai-rotem.co.kr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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